연기사상과 외도사상의 차이
부처님 당시에는 정통바라문들의 도덕적인 타락이나 사회경제적인 요인들로 인해 숲속에서 유행하는 출가사문이나 자유사상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주로 이들은 외도(外道)로 불렸는데, 불교적인 관점에서 베다사상에 기반한 바라문교와 6사외도의 사상들은 크게 ‘3종 외도’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3종외도‘란 ○ 신의론(神意論) ○ 숙명론(宿命論) ○ 우연론(偶然論) 등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말합니다.
이 가운데 ’신의론(神意論)‘은 바라문교의 사상으로, 인간의 길흉화복의 문제를 우주 최고신인 브라만의 뜻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숙명론(宿命論)‘은 인간의 길흉화복 등의 문제를 모두 과거생의 업에 의한 것으로 봅니다. ’우연론(偶然論)‘은 모든 현상이 어떤 원인 없이 우연적으로 일어난다는 입장입니다.
요컨대, 신의설과 숙명론은 인간의 의지적 조력이나 자유의지를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점에서 결정론적인 사고방식을, 우연론은 인과론을 부정하는 입장을 드러냅니다.
반면에 초기불교의 연기사상은 볏단이 서로 기대고 있는 것으로 설명되듯이, 이 세상 모든 것은 인연에 따라 생멸한다는 입장을 취합니다. 이러한 연기의 이치에 입각하여 부처님께서는 외도들의 결정론적 사고방식이나 인간의 의지적인 조력을 그다지 인정하지 않고 인연법을 부정하는 입장을 비판하게 됩니다.
결국 초기불교의 연기사상은 인연법에 따라 인간의 자유의지나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인간의 길흉화복의 문제나 실존적인 삶 자체를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점에서 그 차이를 분명히 드러냅니다.
<월간 불교, 불교상식문답>中에서
[출처] 연기사상과 외도사상의 차이|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