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분화'의 '엄청난 충격'…엄습해오는 '용암류',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 8/15(화) / 현대 비즈니스
전반부에서는 용암류를 예측하기 위해, 유로 시뮬레이션을 투영한 '해저드 맵'과 보다 알기 쉽게 만든 '용암류 가능성 맵'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지도상에 기록된 교통망, 특히 후지산 남쪽으로 달리는 토카이도 신칸센과 도메이 고속도로 등의 대동맥이 끊어지는 것을 깨닫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용암의 유로 자체를 바꿔 버리려는 노력의 예를 소개하겠습니다. 용암의 흐름을 바꾸는 노력은 무려 후지산에서도 용암의 유로를 상정해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후지산 분화와 난카이 트로프』의 저자이자 교토대학 명예교수 가마타 히로키 씨의 해설로 보내드립니다.
◎ 17세기에는 시도되었던 '용암류 제어'
용암류 해저드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용암이 남쪽으로 내려갈 경우 터토카이도 신칸센이나 도메이 고속도로가 끊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국가의 위기 격인 이 사태를 피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 방안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용암류 제어에 성공한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의 예가 도움이 된다.
에트나 화산에서는 옛날에는 1669년 분화로 용암류가 진행되는 방향을 바꾼 적이 있다. 이 분화로 용암이 시칠리아 섬 제2의 도시 카타니아 방향으로 흘러 내려갔을 때 시민들은 대규모 도랑을 파고 파르테노라는 마을 쪽으로 유로를 바꾸려 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파르테노 시민들은 분노해 카탈루냐 시민들과 분쟁을 빚었다. 결국 대량 유출된 용암류는 카탈루냐 방향으로 흘러내려 30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역사상 매우 유명한 화산재해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1983년에 일어난 에트나 화산 폭발에서는 로프웨이의 발착장과 레스토랑이 용암류에 의해 매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하류에는 니콜로지 등의 에트나 산록 시가지가 있었다. 이때 용암이 흘러온 초기에 식어 굳어진 천연 용암 제방을 파괴해 용암류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꾸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용암제방 측면 절벽에 여러 개의 다이너마이트를 걸어 용암류 본류에서 옆으로 돌리려는 것이다. 본류 우안쪽으로 2m 정도 깊이로 도랑을 파 과거 분화로 생긴 분화구로 용암을 유도하려 했으나 이는 별 효과가 없었다.
1991~93년 473일간 이어진 에트나 화산 폭발 때도 비슷한 시도가 이뤄졌다.
◎ 육군 병사와 소방관이 단결하여 제방을 쌓다
이 분화로 총 2억 5000만㎥ 이상의 용암이 초당 6㎥꼴로 7㎢의 땅을 뒤덮었고 용암류는 에트나 화산 남동쪽 사페라나 마을을 향해 흘러갔다. 특히 1992년 1월에는 두께가 10m나 되는 용암이 갈라진 분화구에서 5.5km를 흘러내렸다. 반면 육군과 소방관들이 길이 234m, 높이 21m의 장벽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용암류는 장벽의 기초 부분에 이르자 한 달여 만에 마침내 장벽을 넘고 말았다. 급경사면에서 용암은 가속화되어 사페라나 주민 7000명을 위협했다. 이윽고 용암류는 마지막 장벽을 넘어 사페라나에서 떨어진 두 채의 집을 파괴하고 과수원을 덮쳤다.
화산학자의 고안으로 다른 방법이 시도되었다. 용암이 만든 둑 윗부분을 하늘에서 폭탄을 투하해 부수고 용암을 인공 측도랑으로 흘려보내자는 것이다.
먼저 용암류의 본류인 용암터널에 커다란 용암덩어리를 던져 넣어 흐름을 막았다. 용암터널이란 지하를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리는 터널 형태의 통로로 수 킬로미터나 하류로 용암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콘크리트의 거대한 덩어리를 용암의 흐름을 막기 위해 투하했지만 그 효과는 결정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7t의 폭약으로 용암을 토막내는 데 성공했다. 흐름은 다른 진로를 취하게 되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마침내 결실을 맺으면서 용암은 마을 바로 앞 계곡에 퇴적되어 사페라나는 파괴를 면한 것이다.
◎ 조건에 따라 용암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용암류 유출로는 진행되는 첫머리를 막기 어렵다. 그러나 이와 같이 조건이 갖추어지면 흐름을 다른 유로로 돌리는 것은 가능하다.
용암류의 유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당히 정확하게 모델링할 수 있다. 점성과 지형의 효과를 파라미터로 선택해 예상하는데, 가령 미야케 섬 1983년 분화 용암류에서는 계산 모델과 실례가 상당히 잘 일치했다. 덧붙여서 하와이 섬의 마우나로아 화산이나 키라웨어 화산의 해저드 맵에도 용암이 흘러들 위험성이 높은 지역이 이 기법을 이용해 그려져 있다(미야케 섬 분화의 예는 졸저 『화산 분화』에도 상술했다).
폭탄을 투하해 용암류의 방향을 바꾸는 시도는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에서도 이뤄져 왔다. 1935년 히로시를 향해 흘러나온 용암류에 대해 공군기에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해 유로를 바꾸려 했던 것이다. 그 결과 용암류 터널을 파괴할 수는 있었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폭약을 사용할 경우에는 용암류의 흐름을 직접 바꾸는 것보다 화구 옆에 생긴 화쇄구를 파괴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생각도 있다. 화쇄구는 스코리아(이산화규소가 적은 거무스름한 경석)나 화산재가 내려 쌓여 원추 모양의 작은 산을 만든 것이다.
가령 1942년 마우나로아 화산의 분화에서는 분출원에 있던 화쇄구가 자연스럽게 무너지면서 운 좋게도 흘러내리는 방향이 변화하였다. 인위적인 방법으로 용암의 흐름 자체를 통제하려 해도 직접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에트나 화산의 오래된 예처럼 지상에서 도입로를 파고 방향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라고도 생각된다.
◎후지산(富士山)에서도 도랑을 파는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후지산에서도 용암이 민가나 밭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도랑을 파고 유로를 바꾸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실제로 야마나시 현에서는 자위대가 산록에 도랑을 파 용암이 흐르는 방향을 바꾸는 방재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후지산 용암류에 대해서는 3차원 해저드맵도 만들어져 있다.
후지산 산 정상 분화구에서의 분화 등 54개의 경우를 상정해 산 정상으로부터 반경 20km 범위에서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입체적인 동영상으로 나타낸 것이다.
2차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재난을 보다 실감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고안돼 있어 예를 들어 흘러나온 용암이 최대 45일간의 시간 경과로 어느 지역까지 도달하는지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연재기사 <<용암류> 과연 어디까지 도달할지…'후지산이 분화했을 때의 '충격적인 피해 규모'>에서는 후지산 분화 시 용암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