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락앤롤과 함께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오아시스의 베이시스트 앤디 벨은 37세라고 하기엔 놀랄 정도로 동안이다. 옥스포드 출신(대학이 아니라 지명)인 그는 1988년 슈게이징 밴드 라이드를 결성했고, 이후 브릿팝 떨거지들인 허리케인 #1으로도 활동하다가, 1999년 리암 갤러거의 요청으로 원년 멤버였던 폴 "귁시" 맥기건을 대신하여 베이스를 맡게 되었다. 9년 동안 벨은 오아시스의 작곡 임무를 나눠맡았으며, 동시에 노엘의 귀가 되어 주었다.
그가 밴드의 웨스트 런던 연습실에 있는 소파 위로 편안히 미끄러져 앉을 무렵, 노엘이 들어와서는 곧장 옆에 있는 플레이어에 CD를 꽂아 넣었다. 갤러거가 말했다. "아 x발 어떤 걸로 할 지 못 정하겠어. 앤디, 넌 어떻게 생각해?" Dig Out Your Soul의 수록곡 The Shock Of The Lightning이 기름기를 쫙 뺀 두 가지 버전으로 흘러나왔고, 벨은 뜻밖에도 "덜 베이시한" 버전에 표를 던졌다. 여전히 결정을 못 내린 노엘이 헤드폰을 찾으러 사라졌다. 그가 나가자, 벨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 "전부 공연 준비의 일환이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노엘은 모든 곡을 하루 만에 썼다고 했다. 그런 미칠듯한 창작 스피드를 지켜보는 건 좀 오싹하지 않나?
오싹하다. 그가 브레인 스토밍을 하기 시작한 지 3일 만에, 우린 The Shock Of The Lightning, Falling Down, 그리고 Come On It's Alright이란 곡(싱글이 될 예정이었는데 결국 완성을 못했음)을 얻게 되었다. 그 주에 리암이 말해주길, "Morning Glory를 만들 때가 딱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난 노엘이 그러는 걸 본 적이 없다. 내 생각에, 그 이전엔, 그의 작곡 능력이 어딘가 막혀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이제, 갑자기, 그가 그냥 스위치를 다시 켜버린 것이다.
한 번은 우리가 LA에서 곡들을 믹싱하고 있었는데, 노엘이 녹음실에 앉아서는 하루에 한 곡씩 새 노래를 녹음해낸 적도 있다. 그럴 때면 우린 그냥 옆으로 물러서서 구경하고 있으면 된다. 우린 이번 녹음 세션 들어갈 때 50~60곡을 갖고 들어갔다. 밴드들이 늘상 "우린 50곡 갖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음, 우린 진짜로 50곡을 갖고 있었다.
그건 당신처럼 곡을 쓰는 사람에게는 기가 죽는 일일 것 같은데...
글쎄, 난 합류한 첫날부터 "곡을 좀 써줘, 우린 곡이 필요해" 이러면서 환영을 받았기 때문에, (작곡에) 자신감을 키워가는 건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쓴 신곡[Dig Out Your Soul의 수록곡 The Nature Of Reality]은 정말 안 쓰이길 바랐다. 너무 개인적인 곡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노엘은 그걸 골랐다.
난 이혼을 하고 나서 정신과 상담을 받았었다. 그 당시엔 내 삶에 사랑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고, 내가 거기 대처한 방법은 완강한 무신론자가 되는 거였다. 평생 크리스챤으로 자라왔는데 말이다. 난 굉장히 종교적으로 독실하게 키워졌다. 그래서 난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었고, 지적이고 과학적이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결과 나온 곡이 바로 이 곡이다. 나 스스로 미스테리는 없다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시간이 흘러 나는 정신과 상담을 그만두게 됐고, 또다시 사랑을 하게 됐으며, 다시 카톨릭으로 돌아왔다. [목에 걸린 십자가 은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내가 종교적인 사람이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난 확실히 영적인 사람이다. 이제 내가 관심있는 건 오직 사랑뿐이다. 우린 사랑이 뭔지는 모르지만, 모든 곳에 사랑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 않나.
리암의 집에 특별주문으로 설치된 '비틀즈 바'에서, 당신과 리암이 새벽 3시까지 "사랑이 전부다"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상상되는데...
종종 있는 일이다. 그는 아주아주 깊은 생각을 한다. Songbird를 들어보라. 그 음악에도 나타나 있다. 그는 영혼이 충만하고,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이다. 리암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우린 주로 [아케이드 게임을 하며] 노는 편이다. 비틀즈 바엔 '서커스 찰리' 게임이 있다. 그는 아케이드 게임 15,000개가 들어있는 유리로 덮여진 테이블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바만 비틀즈 바인 것이 아니다. 그의 집 전체가 비틀즈 하우스다. 예전에 그가 연습실에 소더비 경매 카탈로그를 갖고 와서는, "내가 존 레논 욕조를 사야 될까? 6천 파운드라는데?"라고 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가 그걸 산 것 같지는 않다.
갤러거 형제들은 당신이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리암은 질색을 했다. 그는 그런 문제는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설명을 해주니까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정신과 상담 따윈 필요없다. 둘 다. 그 형제는 그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너무나 귀중한, 어떤 내부의 불길 같은 걸 지닌 채 태어나서, 그 불길이 그들을 항상 전진할 수 있게 한다.
겜과 노엘이 이성적인 어른들이라면, 당신과 리암이 안드로메다로 가는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나?
겜과 노엘의 어른인 척하는 겉모습에 속으면 안된다. 그들이야말로 완전 안드로메다로 가는 사람들이다. 이성적인 건 나지.
당신은 갤러거 형제를 1994년에 처음 만났다. 그때의 그들을 어떻게 묘사하겠는가?
Definitely Maybe가 발매되던 날, 난 그들과 함께 클럽 하시엔다¹에 있었다. 난 노엘에게 음악 얘기를 하던 중이었고, "너네 앨범 끝내준다"고 말했더니, 노엘은 "난 벌써 다음 앨범을 다 썼어. 그리고 그 다음 앨범도"라고 하더군. 난 그들이 크리에이션 사무실에서 30명 정도를 앞에 두고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할 때도 거기에 있었는데, 지금이랑 똑같았다. 그들은 I Am The Walrus로 마무리를 했다. 그 뒤에 소개를 받게 되자 난, "정말 대단했어. 너희들 라이드 투어에 서포트로 따라올래?"라고 말했다. [크게 웃으며] 그때도 별로 다른 점이 없었다. 노엘은 곧잘 사람들 등 뒤에서 어깨 위로 업히곤 했고, 리암도 그랬다. 그들은 둘 다 상당히 다혈질이었고, 정말 다정하기도 했다. 거의 마약에 취한 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¹ : 8~90년대, 특히 매드체스터 시기에 유명했던 맨체스터의 나이트클럽. '24 시간 파티 피플'이란 영화에 잘 나타나있음.
리암의 신곡 Ain't Got Nothing은 2002년 뮌헨 술집에서의 싸움에 대한 곡이다. 거기서 그는 앞니 두 개가 부러졌는데, 당신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봤나?
아무 것도 못봤다. 난 호텔에서 너바나 언플러그드를 보고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 생전 만나보지도 못한 투어 총무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앤디씨. 전 투어 총무인데요. 당신한테 전화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전부다 구치소에 있어서요." 정말로 모든 경호원, 밴드의 절반, 투어 매니저가 구치소에 있었다. 몇몇 남아있던 우리는 공연장으로 가서 기다렸다. 결국 공연은 취소됐고, 우린 잠수를 타야 됐다. 또다시. 밴드에 들어올 때는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스위스에서 잠수타면서 보내게 될 줄은 몰랐다. 근데 꽤나 자주 그렇게 된다.
노엘과 리암 사이에 불꽃이 튈 때, 당신과 겜이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중재? 아니면 회피?
신경안정제가 최고지. 글쎄, 사적인 문제로 싸움이 나면, 절대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아주 순조롭게 넘어간다. 단지 한 번 바퀴가 삐걱거려 빠지게 되면, 엄청 스펙타클하다는 게 문제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일이 일어난 지는 아주 오래됐다. 옛날 이야기가 된 거지. 하지만 항상 일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다. 아직도 오아시스는 불같이 격렬한데, 그건 우리가 그만큼 밴드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쏟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광기때문에 다른 밴드를 하고 싶진 않다. 오아시스에선 1분에 한 번씩 웃게 된다. 최고의 밴드다.
전곡을 하루만에 썼다는 건 아닌 거 같구요. 기자가 아마 잘못 들었든지 그랬겠죠. http://cafe.daum.net/oasislife/6UyN/132 이걸 보시면 1주일에 첫 3곡을 썼고 (그게 아마 앤디가 말하는 TSOTL, FD, COIA인듯), 그리고 주말동안 4곡을 쓴 적도 있다고 했구요. 딱 앨범에 실릴 곡만 작곡한 건 아니고 수십개를 만들었을테니,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을 겁니다.
첫댓글 첫빠? ㅋㅋ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앤디 인터뷰도 상당히 재밌군요. '그들이야말로 완전 안드로메다로 가는 사람들이다. 이성적인 건 나지.' ㅋㅋㅋㅋ
앤디형님 저번앨범 Turn up the sun완전 죽여줬는데 앞으로도 그런 곡들 마니 써주시길~
감사 감사! 언제나 감사! 잘 읽었어요^^
페퍼민트님 수고 많으세요! "겜과 노엘의 어른인 척하는 겉모습에 속으면 안된다. 그들이야말로 완전 안드로메다로 가는 사람들이다. 이성적인 건 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악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
저도 여기서 터짐 ㅋㅋㅋㅋㅋㅋ
진짜 인터뷰마다 다 재밌어요.ㅋㅋ
욕조 ㅎㅎㅎ 앤디는 정말로, 진심으로, 사람을 힘나게 만들어주는 분인 것 같네요 ㅜㅜㅜㅜ 말도 재미낰ㅋㅋㅋ
Spiritual adviser라는말이 딱 어울리네요 ㅋㅋ 왠지 현재 오아시스멤버들은 외향과 성격이 딱딱 맞아떨어지는듯
안드로메다...:) 페퍼민트님 매번 감사히 잘 읽고 있어요.^^
잘봤습니다^^ ㅋㅋ
래브라도리트리버가 생각이 깊은 종인가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좀 의문이 있어요;; 점잖은 종인걸로 알고 있기는 하지만 정말로 개에 비유한 건지, 제가 번역을 잘못한건지ㅋㅋㅋㅋ
그리고 여러분. 너무 안드로메다에만 집중하지 마시고, 노엘이 모닝 글로리 시절의 포스를 되찾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주세요. 데모를 하루에 한 곡씩 만들었다잖아요ㅋㅋ
앨범 기대...이제 나오기만 하면돼 ㅋㅋ
아 확실히 겜하고 앤디 인터뷰는 색다르네요 ㅎㅎ 앞으로도 자주볼수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노엘은 모든 곡을 하루 만에 썼다고 했다.'이부분은 앨범 전곡을 작곡하는데 하루가 걸렸다는말 같은데, 밑에 내용은 '한곡당 하루'를 이야기하는거 같은데요..어느게 맞는건가요??원문보니 페퍼민트님의 해석이 맞는거같은데 내용이 이해가 안가서;
전곡을 하루만에 썼다는 건 아닌 거 같구요. 기자가 아마 잘못 들었든지 그랬겠죠. http://cafe.daum.net/oasislife/6UyN/132 이걸 보시면 1주일에 첫 3곡을 썼고 (그게 아마 앤디가 말하는 TSOTL, FD, COIA인듯), 그리고 주말동안 4곡을 쓴 적도 있다고 했구요. 딱 앨범에 실릴 곡만 작곡한 건 아니고 수십개를 만들었을테니, 여러 가지 상황이 있었을 겁니다.
2년 지나서 다시 보니 "모든 곡을 각각 하루 만에, 즉 하루에 한 곡씩의 속도로 썼다", 결국 같은 이야기인 거 같네요ㅎㅎ
그들이야말로 완전 안드로메다로 가는 사람들이다ㅋㅋㅋㅋㅋ 노엘의 작곡 스위치가 켜졌다는 사실은 정말 반갑네요!!
영적 조언자라니 ㅋㅋㅋ 맨틀에 갈려봐야 ㅋㅋ
ㅎㅎ앤디 인터뷰보니 이것저것 깊게 생각해보게 되네요. 오아싯은 정말 최고의 밴드. 생각해보니 이렇게 자주 삐걱거리면서도 오래가는게 다~밴드에 대한 애정때문이라고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여져요 ㅎㅎ
페퍼민트님 영어진짜 잘하시는듯 -_- 아 혼자읽으면서 껄떡거렸는데 속시원하네요 보니까 그나저나 너바나 언플러그드는 역시..
앤디..이혼 했어요?ㅜ.ㅜ
그런가 보더라구요. 갤러거 형제가 이혼했으면 난리났을텐데 앤디 이혼한 거는 전혀 기사화도 안되고...
우리는 사랑이 뭔지는 모르지만 모든 곳에 사랑이 있다는 걸 알고있지 않나..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