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진미 복 철이다
새해벽두 신당동 동해복어에서
“속을 확 풀어주는 제철 복어탕 먹고 福 많이 받자”
전화번호: 053-585-1753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른 주먹만한 유자를 주렁주렁 매달고 넓게 가지를 펼친 유자나무와 눈어림 짐작만으로도 수령이 제법 오래 되었을 법한 잎이 풍성한 고무나무에 감탄이 절로 난다. 겨울이 제철인 복어를 찾아 온 미식가에겐 보람이 갑절이다.
누구나 탐내는 아찔한 맛의 지존을 지녔기에 독을 품고 사는 것일까. 맛의 황홀경을 선사하는 복어. 그래서 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는 복어를 ‘그 맛은 죽음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다’ 고 하며 복어를 `천계의 옥찬`이라고 칭송했다.
신당동에 위치한 동해복어집을 찾았다.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제철 겨울에 나는 복어는 알이 꽉 차고 통통하게 살이 올라 복어요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위 속에서도 풍성한 살의 성찬을 제공하여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무엇이든 제철 음식이 보약이라지 않던가. 복어는 알콜해독작용을 하여 숙취해소에도 좋고 술을 마실 때 안주로 먹으면 쉽게 취하지도 않는다. 피를 맑게 하고 숙취에도 효과가 있는 미나리와 콩나물, 배추가 들어가는 복어탕은 시원한 국물에 복어의 하얀 속살, 쫄깃한 맛이 있어 해장국으로는 단연 으뜸이다.
9가지 한약제를 넣어서 하루종일 우려낸 육수로 만든 탕과 맑은 국물의 복지리는 한마디로 보약이다.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에게는 복지리를 권한다.
기름기가 적어 담백한 살고기가 시원한 맑은 탕과 잘 어우러져 국물맛이 깔끔하고 생선자체에 비린내가 거의 없다. 또 겨울철 음식답게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 좋아 혈액을 맑게 한다.
신당동에서 동해복어식당을 운영한지 10년이 넘어 복어조리자격증을 가진 사모님의 손맛을 아는 고객분들도 상당하다. 특히 동해복어 집에서는 맛과 향이 뛰어난 영양고추뿐만 아니라 모든 재료를 직접 산지에서 구입해서 고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메뉴로는 복수육, 복불고기, 복어탕, 복죽, 복튀김, 복지리, 복껍질, 복어찜, 아구찜, 가오리찜이 있다.
특히 뼈를 발라낸 두툼한 복어살과 맛깔스런 양념에 버무린 콩나물과 미나리, 버섯, 떡볶이의 떡을 커다란 돌판냄비 위에 올려 익혀먹는 복어불고기는 다양한 야채와 부드러운 복어살이 입안에서 섞이면서 환상적인 맛을 연출한다.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어도 별미다.
고급어종인 밀복탕은 특미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먹으면 속이 확 풀린다.
홀 한 귀퉁이에 쌓여있는 누런 호박의 크기에 놀란 시선을 던지니 손님들에게 호박전을 대접하기 위해서 구입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맛좋은 풍성한 복어요리를 즐기기에 절호의 계절.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최고의 맛을 선사하는 복어요리를 신당동 동해복어에서 맛보자. 새해벽두 속을 확 풀어주는 복어요리를 먹고 시원하게 살아내어 福 많이 받자. 배달도 된다고 하니 가정에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겠다.
김연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