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음보살이시여! 망어중죄妄語重罪를 참회하나이다 살생殺 훔침盗 사음淫 거짓말妄이라는 네 가지 바라이죄波羅夷罪 가운데 마지막 바라이죄 거짓말妄語을 참회하나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바라이죄는 극악죄極惡罪며 단두죄斷頭罪며 무여죄無餘罪며 기손죄棄損罪며 불공주죄不共住罪며 중금죄重禁罪 따위로 풀이하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거짓말에는 본디 크고 작음이 없나이다 거짓말은 그냥 거짓말일 뿐이기에 크다 작다 많다 적다가 없사오며 무겁다 가볍다 하는 것도 본디 없사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때로는 크고 때로는 작은 거짓말이 되나이다 작은 거짓말은 그야말로 작은 거짓이옵고 큰 거짓말은 생각보다 큰 거짓이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거짓말 성립에는 7가지 조건이 있나이다 첫째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고 둘째는 거짓말에는 상대가 있사옴이며 셋째는 거짓말 할 때의 주변 상황이고 넷째는 거짓말 할 때의 시기이며 다섯째는 거짓말 내용이나이다 여섯째는 나중에 만들어지는 거짓말이옵고 일곱째는 제 자신에게 던지는 거짓말이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똑 같은 거짓말이라 해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힘의 크기를 달리하나이다 수상首相의 거짓말은 서민보다 크나이다 어떤 경우도 서민과 수상의 말 한 마디는 그 파급효과가 상상을 초월하나이다 사원의 한 마디와 그룹회장의 한 마디가 힘에서 도저히 같을 수는 없사옵니다 지위가 높으면 높을 수록 진중을 요하는 것이 다름아닌 말이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둘째는 거짓말에 상대가 있사옵니다 대상 없이 거짓말이 성립될 수는 없나이다 수상의 경우 국민이 될 수도 있고 내각이나 공무원이 될 수도 있으며 다른 나라 정상이 될 수도 있사옵니다 수행자나 성직자라면 신도일 수가 있사옵니다 거짓을 진실로 믿게 할 수 있는 위치는 가벼운 거짓말도 바라이죄가 될 수 있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거짓말을 할 때의 주변상황이라면 선거철 유세하는 후보나 또는 선거운동원들로부터 급조되어진 네거티브일 수 있나이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떤 꼬투리도 한 쪽에서는 시나브로 호재가 되고 다른 쪽에서는 악재가 될 수도 있사옵니다 물에 빠진 자는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하나이다 극한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던지는 혹세무민 한 마디는 판단을 흐리게 하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거짓말할 때가 어느 때인가이나이다 그리고 거짓말의 내용이 무엇인가는 때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기도 하나이다 의처증으로 불안해 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아주 작은 귓속말은 삶을 파탄나게 하나이다 아첨 이간 악담이 거짓말의 친한 친구이나이다 그리고 선거에 임한 다급한 정치인들의 말이 나중에 지키지 못하는 공약이 되면서 거짓말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나이다
끝으로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거짓말이나이다 술마시는 사람은 매일 술을 끊나이다 애연가들은 틈만 나면 담배를 끊사옵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의 거짓말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거짓말이나이다 기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친구 사이에서 약속을 하고 이어서 그 약속을 파기하나이다 사흘만 쓰고 갚겠다면서 빌린 돈을 평생 갚지 않고 되려 등지는 경우도 있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세상에서 가장 큰 거짓말이 있으니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깨달았다는 것이나이다 그리하여 스스로 비까번쩍한 도인이 되고 세상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나이다 진돗개를 신봉하는 교단 교주가 되어 악귀가 씌었다면서 어린 아이를 폭행하여 죽게한 일도 있었다고 하옵니다만 혹세무민이야말로 가장 큰 거짓말이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네 가지 바라이죄를 참회하나이다 얼마나 중한 죄면 '극악'이라 번역하오며 목을 베는 무거운 죄 단두죄라 하겠사옵니까 함께 살 수 없는 자 불공주不共住이겠으며 더 이상 봐 줄 여지가 없는 자 무여無餘이며 저 멀리 던져버려棄 방치損할 자이며 엄중重하고 엄금禁하게 다루겠사옵나이까 이들 네 가지 바라이죄는 무게가 같사옵니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네 가지 바라이는 자동차 네 바퀴이나이다 불사음계不邪淫戒를 지키더라도 청정한 율사가 되고 비구가 되기 위해서는 불살생계不殺生戒도 잘 지켜야 하고 삼보정재도 독식하지 않아야하고 이처럼 위의 7가지 조건에서도 진실한 언어 거짓 없는 말을 써야 하나이다 보조국사《계초심학인문》에서 언급했듯이 절집안 추한 얘기도 드러내지 않아야 하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다른 세 가지 바라이는 범하면서도 단지 사음邪淫바라이 하나 그나마 겉으로 드러나게 지키면 청정비구요, 청정율사라고 얘기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는 법도이나이다 비구가 지켜야 할 250가지 계율 가운데 246계는 저만치 밀쳐두고라도 네 가지 바라이만큼은 온전해야 비구이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그런데 이들 네 가지 바라이에서 살생(인)하고 횡령하고 혹세무민하는 등 세 가지 바라이는 눈 질끈 감은 채 넘겨버리고 단지 불사음계 하나만으로 지계持戒와 파계破戒를 가르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 참 잘못된 것이나이다 거짓말한 중죄를 참회하나이다 우리 청정비구 승단에 계율 문제를 들고 나온 점을 이제 손모아 진심으로 참회하나이다
참회하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다겁생래多劫生來에 걸쳐 나와 남이 지은 살생(인)한 중죄를 지금 참회하나이다
참회하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다겁생래에 걸쳐 나와 남이 지은 훔치고 횡령한 중죄를 지금 참회하나이다
참회하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다겁생래에 걸쳐 나와 남이 지은 인간의 성性을 가볍게 보아 희롱戲弄하며 사음한 중죄를 지금 참회하나이다
참회하나이다 관세음보살이시여! 다겁생래에 걸쳐 나와 남이 지은 거짓말한 중죄를 지금 참회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