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와 순천에서의 이틀
(2019년 10월 12∼13)
瓦也 정유순
오늘도 제주도 남해상 먼바다에서 발생한 태풍이 다행히 진로를 바꾸어 우리나라를 피해 가는 대신 강한 바람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예보다. 그래서 저녁에 있을 여수 밤바다의 요트 선상음악회가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전세버스에 올라 새벽공기를 가른다. 먼 거리라 오전 한나절이 금방이다. 먼저 점심을 하고 광양시 옥룡면에 동곡리 백운산(白雲山, 1228m)에 있는 광양제철수련장 산책로로 가서 가볍게 몸을 푼다.
<백운산 산책로 안내>
<백운산 산책로>
광양에서 여수로 이동하여 숙소에서 여장을 푼 다음 저녁 식사 후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요트에 오른다. 온다던 태풍도 비껴갔는지 바다는 고요하고 태풍은 아무 영향이 없다. 음력 열나흘 달은 휘영청 밝기만 하고, 가을별들이 간간이 밤이슬을 머금는다. 먼저 하모니카 연주가 멋들어지고, 참석자 몇 분
의 노래와 시 낭송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간 후 오늘 이 자리를 주선한 주인공의 기타 반주와 노래로 분위기는 가을밤과 함께 깊어간다.
https://youtu.be/CmL_QksWkAU
<여수 앞바다 선상음악회-민운기님 제작>
<여수야경>
어젯밤 선상의 여흥을 추억에다 묻어두고 순천으로 이동하여 조반을 마치고 <순천국가정원> 동문으로 간다. 순천국가정원은 순천시 동부 지역을 관통하며 남쪽으로 흘러 순천만으로 유입되는 순천동천 동안(東岸)의 풍덕동과 서안(西岸)의 오천동 일원에 위치한다. 2013년 4월∼10월까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으며, 박람회가 끝난 뒤 그 자리에 2014년 4월에 순천만정원이 개장되었다. 이후 2015년 1월 관련법(수목원정원법)이 개정되어 2015년 9월 15일 국내 첫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다.
<순천만국가정원 지도>
동문으로 입장하여 총면적 92만 6992㎡의 순천만국가정원 관람을 시작한다. 동문 구역은 세계정원과 순천호수정원, 한방체험센터와 약용식물원, 갯지렁이 도서관 및 갤러리, 생태체험교육장, 참여정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정원은 네덜란드·독일·멕시코·미국·영국·이탈리아·일본·중국·터키·프랑스·몽골·스페인 등이 참여하여 각 나라별 특성과 환경에 따라 조성한 정원들이다.
<순천만국가정원 표지석>
순천호수정원은 순천시 도심의 산수(山水) 지형을 축소하여 조성한 정원으로, 미국의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크스(Charles Jencks)가 설계했다. 참여정원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곳으로 20여 개 정원이 있다. 또한 동천갯벌공연장, 순천시의 시조(市鳥)인 흑두루미 형상의 미로정원, 장미정원, 바위정원, 내륙 습지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비오톱(Bio-top), 길이 300여m의 메타세쿼이아 길 등이 있다.
<국화가 만발한 국가정원>
<억새>
동쪽 정원에서 오랜만에 국화와 코스모스 등 가을꽃에 취해 본다. 철모르는 철쭉도 수줍게 몇 송이 얼굴을 내민다. 강강술래를 하는 조형물 앞에서는 아름다운 아가씨들 사이에 끼어 세상을 빙글빙글 돌고 싶다. 한방체험관과 중국 정원 앞을 지나 가오리 모형의 호수정원을 뒤로하고 서쪽 정원으로 가기 위해 꿈의 다리를 건넌다.
<강강술래>
<코스모스>
<호수공원 지도>
<호수공원 수로>
동천(東川)을 건너야 하는 꿈의 다리는 순천만국가정원만의 자랑스런 상징물이다. 설치 미술가인 강익중씨가 일상에서 느껴왔던 유쾌한 시구를 그만의 독특한 서체로 1만 개의 모자이크 타일에 담아 외부에 표현한 세계 최초 물 위에 떠 있는 175m 다리 미술관이다. 한글로 유리타일에 그린 오방색 그림(50x50cm) 1만여 점이 설치되었고, 세계의 어린이들이 꿈을 담아 보내온 그림(3x3in) 14만 5천여 점은 내벽을 장식하고 있다.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려고 컨테이너 30개를 활용해 설치하였다.
<꿈의다리-네이버캡쳐>
<꿈의다리 내부-네이버캡쳐>
서문 구역은 순천만국제습지센터와 순천만WWT습지, 한국정원, 하늘정원, 수목원전망지, 나무도감원, 야생동물원, 물새놀이터, 늘푸른정원, 철쭉정원, 분재예술테마파크, 에코지오온실, 꿈의광장과 수목 지역 등이 조성되어 있다. 순천만국제습지센터는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주제관 역할을 하던 곳으로, 순천만의 생태적 중요성을 비롯하여 종합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명원정(茗園亭)>
하늘정원은 순천만국제습지센터의 지붕 위에 잔디를 깔고 조성한 곳으로, 대기오염 물질의 방출을 최소화하고 자연 단열 효과를 보는 친환경 정원이다. 순천만WWT(Wildfoul & Wetland Trust)습지에서는 수생식물과 야생 조류가 어울려 살아가는 습지의 생태 관찰과 아울러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순천만WWT습지>
한국정원은 한민족 고유의 오래된 정원을 재현한 곳으로, 경복궁의 후원을 기본으로 하여 조성한 궁궐의 정원과 군자(선비)의 정원, 서민의 정원에 해당하는 소망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용지와 부용정은 창덕궁 후원의 정원이다. 부용(芙蓉)은 연꽃을 나타내며 부용정은 ‘왕의 정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로 처음에는 숙종33년(1707)에 택수재(澤水齋)로 지었다.
<어수문>
<경정(敬亭)>
정조 때는 규모도 커지고 이름도 부용재(芙蓉齋)로 바꾸었다. 신하들을 초대하여 꽃구경도 하고 낚시와 뱃놀이를 즐겼으며, 시(詩)를 지어 부용정에 걸기도 하였다. 부용지(芙蓉池)는 가로세로 30m에 달하는 네모꼴의 큰 연못이다. 그 한가운데에 동그란 섬을 만들어 놓은 것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다”라는 우리의 전통적 우주관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을 나타낸 것이다.
<부용지와 부용정>
수목원전망대는 편백나무와 소나무 등으로 둘러싸인 산 꾝대기에 조성되어 국가정원의 전체 경관과 순천시 일대까지 조망할 수 있다. 서쪽과 남쪽의 수목 지역에는 에코지오 탑과 사색의 길, 생각 쉼터, 남도 숲길, 가을 숲길, 편백 숲길 등이 조성되어 있다.
<수목원전망대에서 본 국가정원>
항상 시간에 쫓기는 것은 어디 가나 똑같다. 꼼꼼하게 살펴볼 곳도 많지만 보는 것은 주마가편(走馬加鞭) 격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나와 이곳의 별미인 짱뚱어탕으로 오전을 마무리하고,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남쪽으로 약 5.8㎞ 거리에 있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으로 이동한다,
<순천만 천문대>
순천만은 미국 동부해안, 캐나다 동부연안지역, 남아메리카 아마존하구, 북해연안과 함께 세계 5대 습지다. 연안 습지란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안에 있는 습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순천만, 무안습지, 장도습지 등이 대표적이다. 순천만의 갯벌과 습지는 환경 자정능력(自淨能力)으로 깨끗하고 갈대 군락지는 약 70만 평으로 전국에서 가장 넓다. 갈대밭을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는 생물의 종류도 약 500여 종이나 되어 건전한 환경생태계를 유지한다.
<순천만 갯벌>
갯벌과 습지의 풍부한 먹이와 겨울 찬 바람을 막아 주는 갈대밭 덕분에 순천만은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민물도요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철새들이 날아와 겨울을 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순천만 습지는 2006년부터 국제람사르협약에 등록되면서 순천의 제일 명소로 떠올랐다. 이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제정한 국제 협약으로 1975년 12월부터 발효되었다.
<순천만 자연생태관>
입구에 들어서서 순천만 천문대와 자연생태관 앞으로 하여 나무데크 길을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왕복한다. 순천만은 망둥이나 게와 같은 갯벌 생물, 갈대, 철새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자연생태학습 장이며, 갈대숲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연인의 속삭임이다. 아니 천사의 속삭임이고 인어아가씨의 치명적인 유혹이다.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통나무집 창가에/길 떠난 소녀같이/하얗게 밤을세우네∼♬∼♩” 가수 이정옥이 부른 ‘숨어 우는 바람 소리’가 콧노래가 되어 절로 나온다.
<순천만 갈대밭>
옛날의 갈대밭은 경제적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갈대는 중요한 건축자재였다. 짚 대신 갈대를 엮어 지붕 이엉을 하기도 했지만, 흙벽 사이에 발로 엮어 넣어 고정 시킨 뒤 황토를 반죽하여 양쪽으로 붙이면 당시로는 아주 훌륭한 보온재였다. 갈대의 줄기는 여름에 문 앞에 걸어두는 발이나 돗자리 등을 엮는 데 사용했고, 옛날에는 갈대 뿌리를 아궁이 불 연료로 쓰기도 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갈대는 빗자루 재료로 가장 많이 쓰였고, 종이를 만드는 펄프의 원료가 되기도 했다.
<순천만>
또한 갈대밭은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샘물처럼 솟는다. 늦여름이나 초가을 무렵이면 달이 뜨는 갈대밭에는 갈게들이 갈꽃까지 타고 올라오는 모습이 볼만했다. 캄캄한 밤에는 손전등으로 불을 비추면 빛을 따라 나오는 갈게를 잡아 간장게장을 담아 겨우내 밑반찬으로 즐겨 먹었던 기억이 난다. 갈게는 갈대밭에 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큰 것은 갑각 길이 약 25㎜ 너비 30㎜ 정도 된다.
<용산전망대 가는 데크>
무진교와 갈대데크를 지나면 산책로 계단이 있다. 그 계단을 따라가면 순천만의 속살까지 볼 수 있는 용산전망대다. 용산(龍山)은 순천시 해룡면 농주리에 있는 낮은 야산으로 용이 승천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는 형상이다. 그 용의 등 능선 중간중간에는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갯벌 옆으로 만들어 놓은 논에서는 가을 오후 햇살에 황금들판을 만든다. 논 가운데에는‘2019 순천방문의 해’라는 모자이크로도 연출한다.
<순천만 황금들녁>
용의 머리 부분에 전망대가 있어 석양 무렵 황금빛으로 물든 수로의 풍경은 한마디로 가경(佳景)이다. 갈대, 갯벌 그리고 순천만의 자랑인 낙조를 볼 수가 있다. 순천만이 끝나는 그 남쪽 바다에는 여자만(汝自灣)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 우주센터가 있는 고흥반도의 나로도로 이어지면서 다도해국립공원을 지나 남해로 뻗어 나간다.
<순천만>
첫댓글 작년에 들러봤던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납니다.
선배님의 손끝에서
멋지게 태어난
순천의 명소들이
길게 기지개를^.
麗水(여수)는 閑麗水道(한려수도)에서
順天(순천)은 順天者는 興(순천자는 흥)에서
오지 않았나 나름대로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더 멋진 명소들이 많은 가 봐요~~~
감사합니다. 여수 순천 ! 약23년전 본인이총동창회장으로활동하고있을때 여수순천단합대회때 축하격려차 다녀온기억납니다. 다방의벽에걸린 미술품이 서울다방과달라 기억에남지요.사진은 당시 격려금 전달사진입니다.
아마 그쪽에도 우리 이공 동문들이
많이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선배님의 세심한 배려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해 봅니다.
여수에 (포항)제철공장이있어 이곳에 많은동문이 근무하고 있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고문님!
제철공장은 광양에 있고요.
광양 동문들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
그곳에 근무하는 인원도 이제후배들이
들어오는 숫자가 줄어들어서 점점 줄어드는
입장이구요.
여천에는 화학공장들이 많아서
동문들이 많았었는데 마찬가지 이유로
많이 줄어든 모양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