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159. 석수수와 석마하남, 무어지지 않는 법, 부처님ㆍ법ㆍ승가ㆍ계율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 니구타숲 속에 계셨다.
당시 석가족 추수(麤手)가 마하남의 처소에 가서 마하남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수다원에게는 몇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석가족인 마하남이 대답하였다.
“여래께서는 ‘수다원에게는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이 있다’고 하셨나니,
이른바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과 거룩한 곳에서 주신 계율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믿음입니다.”
석가족 추수가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여래께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다’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오직 세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기 때문이니,
이른바 삼보에 대하여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는 것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에도 추수가 똑같은 말을 하자 마하남도 이렇게 대답했다.
“그대는 세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만을 그렇게 말하지 말 것이니,
여래께서는 실로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습니다.”
두 사람이 분분하게 자기 소견을 다투면서 능히 결정을 짓지 못하자,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그 의혹되는 점을 해결하려 하였다.
마하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석가족 추수가 저의 처소에 와서
‘여래께서 몇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습니까?’라고 묻기에,
제가 곧 그에게
‘여래께서는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말씀하셨나니, 이른바 삼보에 대한 것과 거룩한 곳에 주신 계율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추수는
‘여래께서는 오직 세 가지 무너지지 않는 믿음만을 말씀하셨나니, 이른바 삼보에 대한 것입니다. 어찌 네 가지를 말했겠습니까?’라고 하면서,
두 번째와 세 번째에도 역시 똑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두 번째와 세 번째 역시 그에게
‘여래께서는 네 가지를 말씀하셨고, 실로 세 가지만을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하여 그이가 말하는 것을 제가 긍정하지 않고, 제가 말하는 것을 그이가 긍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석가족 추수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가령 부처님께서 저를 가르치지 않으시고, 승가가 저를 가르쳐 주지 않고, 비구니와 우바새와 우바이와 하늘과 악마와 범천과 인간의 여러 사람들이 모두 저를 가르치지 않아도 저는 부처님을 향해서라면 한마음으로 회향하겠사오며, 법과 승가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석가족 추수가 그와 같은 말을 하는데, 너는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마하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렇게 한다면 저는 다시 대답할 말이 없습니다.
부처님 법과 달리 하고서는 다시 더 좋은 곳이 없으며,
부처님 법을 떠나서는 다시 참된 곳이 없으니,
달리 더 좋은 곳이 없고 달리 더 참된 곳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마하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늘부터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한다.
네 가지 일을 갖추어야만 무너지지 않는 믿음이라고 말하리니,
이른바 부처님과 법과 승가와 거룩한 곳에서 주는 계율이다.”
석가족 추수는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와 같은 말을 했었지만,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즉시 이해하였다.
그리고 마하남과 석가족 추수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