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섭 선수와 김평기 에이전트(右).
지난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 선수권대회를 우승한 김대섭 선수의 곁에는 에이전트 김평기(37.스포티즌)씨가 있다.
김씨는 3년전 까지만 해도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불문학을 전공한 그는 한 손해보험회사에서 해외 업무를 담당했다. 초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로 뛰었던 그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닥쳐 스포츠 스타의 꿈을 접은 일을 늘 아쉬워 했다고 한다.
회사 일이 끝나면 스포츠 중계를 보는 일을 낙으로 삼았던 김씨는 2001년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스포츠 마케팅 분야로 유학을 가기로 결심했다. 입학허가가 나올 때까지 그는 현장 경험을 쌓고 싶어 국내 스포츠 에인전트 업체인 스포티즌에서 일을 하다가 눌러 앉았다. 박세리.김미현 선수 등의 LPGA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골프에 관심을 가졌다. 유명 선수들에게 용기 있게 다가섰지만 어떤 선수도 '초보 에이전트'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어렵사리 김대섭 선수를 소개 받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골프 실력은 120타 수준이지만 나의 열정을 믿어 달라." 지금은 4명의 프로골퍼를 관리하는 중견 에이전트가 된 그는 선수 출신이 아니어서 선수의 미묘한 심리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겸손과 열정'으로 극복했다고 한다. 손해보험사에 다니면서, 쌓은 경험도 도움이 됐다. 협상과 계약을 할 때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학교에 다닌다면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주변 환경과 미묘한 심리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또 골프를 좀 더 잘 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생각만큼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중에는 일이 바빠, 주말에는 골프를 치기보다는 봐야 하는 입장이어서 골프 실력을 늘릴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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