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금산군에 속해있는 진산 성지는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참수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가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며,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신주(神主)를 불사르고 유교식 제사를 거부한 ‘진산사건’이 발생한 곳입니다. 1791년 음력 5월 윤지충은 어머니가 사망하자 유교식 제사 대신 천주교 예절에 따라 장례를 치렀습니다. 이는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유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당시 사회 안에서 패륜의 행위로 받아들여졌고, 친척과 이웃들의 고발로 인해 윤지충과 권상연은 체포되어 그해 12월 8일(음력 11월 13일) 전주 남문 밖(현재 전동 성당 부근)에서 참수되어 순교했습니다.
한국교회 최초의 순교자들이 성장한 곳에 위치한 지방리 공소는 윤지충과 권상연의 순교 이후 신자들의 활동이 잠시 주춤하였으나, 다른 지역에 흩어져 살다 피난 온 신자들을 중심으로 재개되었습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지방리 출신의 김영삼이, 1877년에는 김영삼의 동생인 김 사도 요한이, 1878년에는 김춘삼 사도 요한이 순교하였습니다. 순교와 오랜 믿음의 전통을 지닌 지방리 공소는 1963년 행정개편으로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편입되었고, 1980년 전주교구에서 대전교구로 이관되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 공소에서 성지성당으로 승격되었습니다. 윤지충과 권상연은 2014년 8월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