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Wondam:원담]

첫 눈이 하얀 비단 치마자락을 마루에 펼쳐 놓았다.

앞산과 뜰 앞의 대나무에도 눈이 살포시 덥혔다.

찰진 게 아니라 퍼석한 눈이라 두텁게 쌓일 정도는 아니다.

아침나절에 살짝 내렸다가 그칠 모양이다. 그러나 이게 어딘가.

눈이 귀한 지방에 살다가 모처럼 눈 풍년을 맞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눈은 떨어지는 데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

담장위에 떨어진 눈은 소담스럽고 소나무에 앉은 눈은 산뜻하며

돌팍에 싸인 눈은 푸근하다. 땅에 깔린 눈은 담요 마냥 따뜻해

발을 넣으면 온기가 느껴질 것 같다.

개울가에 내린 눈은 물기를 머금은 이별의 눈물이고

바람에 날리는 눈은 겨울에 핀 벗 꽃잎이라.

눈 쌓인 마당을 밟고 법당으로 가는 걸음마다

눈 눈 눈 환히 환히 환히 봄 봄 봄

목탁을 치니 눈 꽃 날리고

범종소리에 달빛 은가루가 떨어지네

허공 밖에서 허공을 긁는 소리

돌사람의 심장이 콩콩 뛴다

[여여]

🌜와~하얀눈 세상~그립습니다~🌲❄️☃️❄️🌲

[Celestar]

평화스러운 아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