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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동영상 소개 스크랩 EBS 다큐 프라임 - 자본주의 3부 - 금융지능은 있는가?
Vistar 추천 0 조회 647 13.12.07 12:4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3부

금융지능은 있는가?

 

자본주의 세상, 그래서 우리 모두는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섣불리 덤볐다가 하루아침에 거리에 나 앉기 십상입니다.

 

 

 

"무엇에 손을 대면 안 되는지 모르고 일하다간 손가락이 절리기에 십상이죠. 조심해야 합니다."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금융권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어요."

 

 

"부모님들은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년 자녀에게 많은 것들을 지출하고 남부끄럽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금융이해력이 없으면 생존을 할 수 없다고 생존의 도구가 돼 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부자들은 우리랑 뭐가 다른 걸까요? 특별히 돈 버는 머리가 있는 건 아닐까요?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는 건 아닐까요? 금융자본주의 세상에서 부자로 살려면 도대체 무엇을 알아야 하는 걸까요?

 

 

 

 

자, 그럼 30년 전으로 돌아가 제 얘기부터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0년 전 저 꿈에 직장 은행에 취직했습니다. 처음 고객과 만나는 순간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첫 손님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은행원 : 어서 오세요. 고객님.”

 

돈 3천원과 통장. 그때는 그랬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띠끌 모아 태산. 저축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안먹고, 안쓰고 모으면 언젠가는 잘 살 날이 올거라 이렇게 믿었죠. 하기야 그 때는 한 푼, 두 푼 이자 붙는 재미가 꽤 쏠쏠했습니다. 고금리 시대였으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모아서 산업을 일으키고 열심히 수출한 결과 90년대에는 세계시장에서 우리 경제의 비중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그러자,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도 거세져서 1992년 금융자율화 및 개방시행 계획이 발표되고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됐습니다. 물 밀 듯이 몰려들어오는 외국 자본과 선진 금융회사들의 휘황찬란한 금융상품을 보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그래 저축만이 살길이 아니구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통화량. 오르락내리락 하는 환율. 그때 마다 심하게 요동치는 주가. 금융자본주의 세상은 너무도 급박하게 변화무쌍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2002년. 저는 20년차 은행원이 됐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저도 남들처럼 잘 살고 싶은 직장인이었죠. 만년 과장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그래도 IMF때 안 잘리고 버틴 것만도 참 다행이다 싶었죠.

 

“은행원 : 오, 신입사원이다!”

“은행원 : 제가 모시겠습니다.”

“은행원 : 이쪽으로 오시죠.”

 

 

 

운이 아주 좋은 날입니다.

 

“15년 가까이 유지되던 금산분리의 빗장이 결국 풀렸습니다.”

 

 

 

 

사실 이렇게 은행에서 펀드와 보험을 팔고 신용카드까지 발급할 수 있게 된 것은 2000년에 제정된 금융지주 회사법 덕분이었습니다. 이 법은 한해전인 1999년 미국에서 재정된 금융서비스현대화법(Gramm-Leach-Bliley Act)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금융지주 회사가 은행 외에 증권회사, 즉 투자회사를 둘 수 있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세계 금융의 황제라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유조선의 칸막이가 열린 것과 같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금융업의 경제력을 강화한다 하는 명목으로 금융지주회사법을 제정한 것입니다. 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저마다 투자 은행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저축보다 투자를 하라, 이렇게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2002년 이후로 시작된 저금리 시대도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예금이나 저금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니 투자가 최고라는 말이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 것이죠.

 

그 후, 다시 5년이 흘렀습니다. 새로 나온 중국 펀드를 팔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판매 수수료가 특히 많은 상품.

 

“은행원 : 가만, 저분은!”

“은행원 : 우리 앞집에 사시는 김영감님이시네요!”

 

나는 그날 꼬박 30년을 넘게 모은 김영감님의 예금을 헐어 중국 펀드를 사들였습니다. 요즘 제일 잘 나가는 펀드라, 이렇게 말씀드리면서. 그런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중국 펀드는 순식간에 곤드박질 치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평생 모은 재산을 거의 다 잃었습니다. 얼마 뒤에 할아버지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그저 은행에서 시킨 대 한 것뿐이라, 먹고 살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변명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부자가 되게 우리는 너무도 순진한지도 모릅니다. 은행에 어떤 비밀이 감추어져 있는지, 너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알뜰살뜰 모은 소중한 내 재산을 지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남들처럼 돈 좀 벌었다, 라는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게을러서 순진해서 또 어려워서 몰랐던 비밀들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은행의 비밀

 

 

 

자, 그럼 먼저, 은행의 비밀입니다. 자, 먼저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은행을 이웃이라 생각합니다. 은행원의 친절에 감동하며 가족같이 돌봐준다는 은행의 광고를 철석같이 믿죠. 펀드 투자자들에게 주거래 금융기관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이전부터 주거래 금융기관이어서’ 라는 대답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기대하듯 은행원은 정말 나의 돈을 지켜주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 줄까요. 그건 은행에 대해, 은행원에 대해 너무 몰라 하는 말입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은행원이 특정 상품을 권하는 건, 대부분 뭔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영준 변호사 / 법무법인 ‘ㅎ’

“직원들이 추천할 이유는 딱 하나죠. 본사에서 프로모션(판매촉진)이 나온 거죠. 이 상품을 판매하라고 그래서 판매하는 것이지, 직원들이 이 상품이 본인한테 아무런 성과금이 없다고 하면 판매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 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은행은 이익을 목적으로 한 기업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고객의 이익만을 우선으로 하겠습니까?

 

송승용 이사 / ‘ㅎ’ 재무설계

“‘나를 위해서 추천해 주는구나’ 라고 생각하시기 전에 ‘지금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이 상품을 많이 팔려고 하는구나’ 그래서 내가 원하는 상품인지 아닌지를 판단 해보고 원하는 상품일 때만 가입을 하시는 게 자신의 돈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원이 다 알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큰 오산입니다. 상품 종류가 너무 많아서 사실 다 알려고 해도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금융투자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7월 12일 현재 국내 펀드 수는 10004개. 세계 1위 수준입니다.

 

전영준 변호사

“금융전문가들도 모르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지점에서 판매하는 직원들이 그 상품을 안다는 건 불가능하죠. 금융기관 본사에서 내려준 공문을 가지고 판매하고 있다고 봐야죠.”

박용관 / 해외펀드 피해자

“삼성전자와 국민은행에 투자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연 수익률은 12%다. 이정도로만 설명했는데 2년 후에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생기니까 이 상품이 삼성전자에 투자한 게 아니고 리먼브라더스에 투자 한 거다......”

 

모든 상품은 장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그 상품의 수익성 뿐 아니라 얼마나 위험한 상품인지에 대한 설명도 반드시 들어야 합니다.

 

송승용

“내가 가입한 상품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서 그 상품을 가입했을 때 완전판매입니다. 다 알고서 가입을 하는 거죠, 좋은 점 나쁜 점을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불완전판매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런데 대부분 안 좋은 점은 대충 넘어가고 좋은 점만 얘길 하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저축은행 사태입니다. 지난 5월에 솔로몬, 미래, 한국, 한주 등 4개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거기에 따른 손해는 투자자, 판자, 온전히 떠안게 되는 것입니다. 각종 불법 대출과 비자금 조성 문제로 은행장뿐만 아니고 정치권의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이는 2001년 상호신용금고가 저축은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면서 시작된 탐욕의 결과입니다. 하루아침에 상호신용금고 저축은행으로 환골탈태한 것이죠. 물론 저축은행으로 포기함으로 국민들이 제일 금융권의 은행과 착각하기 쉽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법적인 보호 장치로 마련된 것이 겨우 간판에 저축 띄어쓰기하고 은행이라고 쓰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무지한 우리는 똑같은 은행인 줄 알았습니다.

 

송승용

“원래는 신용금고잖아요. 쉽게 말하면 사금고 새마을 금고와 같은 작은 금융회사에 불과한 건데 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니까 사람들이 은행하고 혼동을 일으켜 많은 돈을 맡겨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다가 이자도 많이 준다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은 후순위 채권이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후순위채권이란 무엇일까요?

 

후순위 채권이란?

 

 

 

 

 

 

은행이 파산했을 경우에 예금자 보호법에 의하면 예금은 최고 5천만 원까지 원금을 보장해주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후순위채권은 말 그대로 후순위 즉 모든 부채를 다 갚은 다음에나 주겠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축은행이 후순위채권을 파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BIS 때문입니다. BIS는 은행의 자산이 얼마나 건전한지 즉 믿을만한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BIS가 5%미만이면 감독기관으로부터 개선권고나 요구, 명령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예금을 빼서 후순위채권으로 불리면 부채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럼 BIS가 높아지므로 자산이 건전하다하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오인용 / 한국금융피해자협회 부회장

“은행의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후순위 채권을 발행합니다. 예금 같으면 은행 측에서 보면 빚이죠. 그분한테 돌려줘야 하니까 그래서 그건 부채로 잡히는데 채권은 부채로 잡히지가 않습니다.”

송승용

“항상 금융소비자들이 아셔야 할 것은 높은 이자를 많이 주면 뒤에 숨어 있는 위험이 있다. 라는 거죠.”

 

 

 

결국은 우리는 너무 몰라서, 너무 믿어서, 너무 순진해서 실패한 겁니다. 그러니 은행원에 좋다는 말에 덜컥 투자하지 말아야 합니다. 은행원이 제대로 알고 설명하고 있는지 내게 정말 맞는 상품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입니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은행은 맑은 날에는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걷는다.”

 

 

 

 

“비오는 날 우산을 뺐지 않겠다.” 은행장이 바뀔 때마다 의례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나를 가족처럼 생각해준다는 은행의 거짓말. 이젠 무조건 믿으시면 절대 안 됩니다.

 

 

 

 

 

 

이제 두 번째 금세기 최고의 투자방법이라는 펀드. 그 비밀을 파헤쳐 볼까요? 펀드란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아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뒤에 수익을 나뉘어 갖는 금융상품을 말합니다. 내가 펀드를 사면 나와 같은 펀드를 산 사람들의 돈이 합쳐져서 수탁회사로 갑니다. 수탁회사는 돈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럼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투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제 수탁회사는 가지고 있던 돈을 투자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이익이 나오면 투자한 비율대로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펀드는 저축이 아니라 투자라는 겁니다.

 

 

 

투자라는 말은 한마디로 다 날릴 수도 있다는 뜻. 펀드는 어디에 투자하는지에 따라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으로 나뉘어집니다. 주식형은 고수익이 가능한 만큼 위험(Risk)이 큰 고위험 상품입니다. 그렇다면 수익이 높고 위험은 낮은 상품은 없는 것일까요?

 

전영준

“고수익과 위험은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상품이 있다고 하면 제가 먼저 투자해야 할 것 같고 제가 아는 바로는 그런 상품은 없는 걸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펀드를 고를 때에는 자신의 목적과 투자 스타일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하는 것입니다. 방금 보셨지만 내가 은행에서 펀드를 샀다고 해서 은행에서 펀드를 운용하는 게 아닙니다. 은행은 그저 펀드를 파는 판매자와 돈을 맡아 두는 수탁자의 역할을 할 뿐이죠. 실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자산 운용회사에서 하는 것입니다.

 

내 돈을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운용해 준다니 고마운 마음이 드시나요. 하지만 알고 있지 않습니까? 세상에는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자 일단 판매회사인 은행이나 증권사는 나한테 펀드를 팔면서 수수료를 챙깁니다. 팔 때 받는 경우를 선취, 나중에 받으면 후취, 또 90일 이전에 다시 팔고 싶으면 수익금에 70%를 환매 수수료로 내야 하는 것입니다.

 

송승용

“펀드에 투자를 하면 내가 10만원을 냈는데 펀드 통장에 9만 9천원이 찍혀 있단 말이죠. 천원이 모자란다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고 아예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그러면 이제 10만원을 넣었는데 내 통장에 9만 9천원이 찍히는 이유는 선취 수수료로 천원이 빠져 나갔다. 라는 의미죠.”

 

그 뿐이 아닙니다. 수탁회사와 투자운용회사에는 매년 보수를 줘야 합니다. 펀드가 잘 나가서 50% 이상의 이익을 낼 때에는 그래도 괜찮습니다. 거기서 일정 부분을 떼어주면 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수익을 못 냈다고 보수를 안주는 게 절대 아닙니다. ‘미한하다’ 이렇게 깎아주지 않습니다. 결국 원금에서 줘야 되는 것입니다.

 

박용관

“수수료를 백만 원, 이백 만원씩 이렇게 계산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수수료에 대해서는 사전에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계산을 했고요. 또 상환 기일이 됐을 때 원금과 이자를 줄 때에는 일방적으로 회사자체의 이익금을 먼저 챙기고 이익이 없으면 고객의 원금에서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보통 판매 보수가 1% 높을수록 투자자의 수익률은 0.31% 낮아진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1%가 뭐 그리 대단하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매월 40만원씩 투자한다고 했을 때 9%의 투자비용과 딱 1% 차이나는 10%의 투자비용을 계산해 보면 이렇게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 수수료는 0.1%라도 아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수수료와 보수는 그저 보이는 비용일 뿐이고 보이지 않는 비용이 또 있습니다.

 

송승용

“주식을 한번 사고 팔 때마다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사고 팔 때마다 나는 모르지만 숨어있는 비용이 계속 발생하거든요.”

 

 

 

 

 

바로 주식, 매매의 수수료. 주식을 매매할 때마다 지불해야 되는 비용입니다. 그런데 증권거래가 얼마나 빈번한지를 말할 때에는 매매회전율(%)이라는 말을 씁니다. 매매회전율이란 고객의 돈으로 주식을 샀다가 다시 돈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한 바퀴 도는 것을 회전율 100%라고 합니다. 자산운용회사가 우리가 모아준 100억 펀드로 주식을 다 샀다가 그대로 다 팔면 매매회전율은 100%입니다. 미국은 평균 100%입니다.

 

 

 

그럼, 두 바퀴를 돌리면 200%. 뭐, 미국에서는 이 정도만 되어도 깜짝 놀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펀드 중 1400%, 1500%인 것이 허다합니다. 심지어 6200%인 것도 있었습니다. 회전할 때마다 매매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렇게 회전률 높으니 수수료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까 펀드를 살 때는 꼭 매매회전율을 확인해야 되는 것입니다.

 

송승용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팔 때 거래 비용이 발생하는데 ‘회전율이 높다’라고 하는 건 많이 사고팔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모르고 있지만 지급해야 하는 비용들은 많아진다는 거거든요.”

 

자, 그럼 이쯤해서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까요. 우리의 목표는 손실은 최소로 줄이고 이익은 최대로 키우는 것, 종류도 많고 이름도 해도 길고 복잡해서 모르겠다고요. 다행히 펀드의 이름은 일정한 형식이 있습니다. 자, 그럼 어떻게 이뤄야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제일 앞에는 자산운용사가 나오고 그 다음은 투자전략이 나옵니다. 다음은 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 쓰여 있고 그 다음엔 시리즈 번호를 씁니다. 4라고 쓰면 4번째 시리즈. 1이라고 쓰면 첫 번째 시리즈를 뜻합니다. 시리즈 번호가 높다는 것은 나름 잘 나가는 펀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수료체계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A는 선취, B는 후취, C는 둘 다 없는 경우입니다. 정말 길고 복잡하죠. 그래도 펀드에 가입할 땐 먼저 이름을 보십시오.

 

 

 

 

어디에 운용하고 무엇에 투자되고 또 수수료는 어떻게 내는 것인지, 다 확인해봐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또 있습니다. 바로 수익률인데요. 펀드 가입할 때 판매자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다 과거의 데이터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제일 잘 나가는 펀드라는 건 이미 꼭대기에 와 있다는 것, 그러므로 수익률만 보고 판단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고수익 상품은 고위험 상품임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또 수익률이 좋다고 이 펀드 저 펀드, 펀드에만 투자해서도 안 됩니다. 자산을 부동산, 예금, 펀드 등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서 분산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송승용

“내가 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인지, 아니면 수익은 좀 낮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성향인지를 파악한 다음, 성격이 전혀 다른 상품들 즉 펀드, 예금, 채권, 부동산. 전혀 다른 상품들을 잘 섞는 게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보험(Insurance)입니다. 보험이란 위험관리를 위한 비용입니다. 이는 저축이나 펀드와 같은 재테크 수단이 결코 아니라는 뜻이죠. 한참 인기 있었던 변액보험의 경우에 한 달에 20만원의 보험료를 내면 그 중 위험보험료를 떼고, 사업비, 수수료 등에 부가 보험료를 뗀 다음에, 나머지를 88에서 95%를 저축 보험료로 따로 떼서 펀드에 투자하는 것. 그리고 수익이 나면 그것을 연금 형태로 돌려주는 보험입니다.

 

 

 

 

그런데 지난 4월 K-컨슈머리포드는 우리나라 변액연금 상품 60개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의 상품에 실효수익률이 지난 10년간의 물가상승률 3.19%에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그 후에 변액연금보험에 가입이 뚝 떨어졌다는데.

 

송승용

“보험을 저축이라고 생각하며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굉장히 금전적으로 손실도 많이 가고 내가 원하는 저축의 효과도 별로 없습니다.”

 

 

 

한마디로 보험은 펀드 같은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보험금이 낮은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고 나머지 돈을 투자로 불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다,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보험에 가입할 때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수수료사업비입니다. 변액보험에 경우 평균 10%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중 상당한 비용이 대형 보험 대리점에 집기를 사주는 비용이나 과다한 광고비 등으로 낭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송승용

“소비자들은 ‘어, 저렇게 좋은 상품이 있어?’라며 가입하는데 실질적으로 굉장히 치명적인 비용에 관한 얘기는 안 하고 넘어간다는 거죠.”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보험을 고를 수 있을까요. 목표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보장을 받는 것. 물론 나의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완벽한 상품은 없습니다. 그러니 먼저 내 목적에 맞는 상품인지 아닌지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보험은 크게 정액보장상품과 실손보장상품이 있습니다. 정액보장상품은 중복보상이 되고 실손보장상품은 비례보상이 되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 자,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정액보장상품으로 1억짜리 암보험을 3개 든 뒤에 암에 걸렸다면 중복보상이 되기 때문에 각각 1억씩 3억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손보장상품은 말 그대로 실제 일어난 손실에 비례해서 보상해 주는 상품. 보험을 3개 들어서도 손해액을 나누어서 지급하기 때문에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은 딱 1억 뿐입니다. 자 그러니까 간단합니다.

 

 

 

생명보험회사에서 들든, 손해보험회사에 들든 아무 상관없습니다. 일단 정액보장상품인지, 실손보장상품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그리고 실손 보장상품은 중복보장이 안되니까 하나만 들면 됩니다.

 

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상품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효도하라’하는 말에도 흔들리지 마십시오. 또 광고와 약관의 보장 내용이 크게 다른 것도 많기 때문에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전영준

“보험 상품은 판매할 때는 조금만 문제가 있으면 보험금을 지급할 것처럼 판매하지만 실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굉장히 복잡한 약관을 들고 와서 여기 때문에 안 된다, 이것 때문에 안 된다, 이렇게 해서 거부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보험에 가입할 때는 꼭 약관을 확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 마지막 파생 상품(Investment Bank)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파생 상품란 과연 무엇일까요?

 

 

 

 

이건 사과입니다. 그런데 이 사과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면 그게 바로 파생상품인 것입니다. 파생상품의 종류에는 선도계약, 선물, 옵션, 스왑이 있습니다. 하도 어려워서 다 설명할 수도 설명해도 알아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 가장 쉬운 선물만 설명해 보겠습니다.

 

 

 

 

 

 

농부가 사과 농사를 짓는데 사실 농부도 농사가 잘 될지 어떨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한 업자가 개당 100원을 보장해 준다, 이렇게 제안합니다. 100원이 넘으면 농부가 손해를 보고 100원이 안되면 업자가 손해를 보죠. 예측할 수 없는 행운을 기대한다는 면에서는 도박이랑 비슷합니다.

 

 

 

파생상품은 실제로 지난 2008년에 발생한 미국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대출업자는 주택을 담보로 해서 대출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돈을 받을 권리를 증권으로 만들어서 투자은행에 팔았습니다. 투자은행은 모기지론에서 파생된 상품들, 심지어 모기지론을 갚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상품까지 만들어 전 세계에 팔았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자,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해지고 말았습니다. 파생상품에 원재료가 부실해졌으니 이를 근거로 만든 파생상품이 부실해지는 건 당연한 일.

 

 

 

 

결국 이를 직접 판매하고 투자한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가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부실 파생상품과 연계된 또 다른 파생상품들이 전 세계의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간 상황. 전 세계 금융시장이 동시에 마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작년 우리나라 파생상품 거래량은 38억권. 전 세계 거래소에 27%를 차지하면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파생상품은 섞은 사과를 성한 사과와 바꿔 파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러니 일확천금의 망상은 지금 당장 버려야 한다. 자 어떻습니까? 왜 이제껏 몰랐나 싶으시죠. 금쪽같은 내 돈을 어떻게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맡겼나? 후회도 되실 겁니다. 그런데 들을수록 머리는 더 아파지고 돈 벌 자신이 더 없어진다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쯤 되면 정말 돈 잘 버는 사람들이 특별한 재주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실 겁니다. 돈 잘 버는 특별한 재주, 정말 그런 게 있는 것일까요? 있습니다.

 

 

 

FQ. 바로 금융지능입니다. 처음 듣는 말이죠. 금융지능이란 도대체 뭘까요? 우리는 금융지능에 대해 심층적으로 연구해온 한국개발연구원에 천규승 박사님을 만났습니다.

 

천규승 /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

“금융생활을 좀 더 효율적으로, 또 합리적으로 이뤄서 좀 더 나은 풍요로운 세상을 살기 위해 개개인에게 필요한 자질입니다.”

 

 

 

즉 금융지능이란,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인의 금융이해력 기술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해서 초등학생의 금융이해력 기술을 측정해보기로 했습니다.

 

천규승

“그 사람의 금융경향은 그대로 굳어지게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 국민 전체의 금융복지를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금융교육을 이끌어 나가야 할지 이런 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금융이해력 테스트가 필요했던 거죠.”

 

 

 

조사하는 전국 초등학교 5학년 65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그 결과 영역별로 보면 관리와 보험영역의 점수가 제일 높게 나왔고 신용과 부채 관리 영역의 점수가 제일 낮게 나왔습니다.

 

천규승

“신용관리가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 실질적으로 신용카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빚은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 여기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력이 높지 못했습니다.”

 

 

 

또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는 경우가 금융지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냈습니다.

 

천규승

“용돈을 정기적으로 주고 용돈 관리를 하는 아이들은 이해력이 굉장히 높습니다. 돈에 대해서 스스로 접촉하게 되어 돈에 대한 관리 능력도 생기게 된다.”

 

 

 

부모님과 돈쓰기에 대해서 대화하는 회수와 금융지능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의외로 가끔 한 달에 1,2회 정도로 부모님과 대화한다는 학생들의 점수가 모든 영역에서 높았습니다. 오히려 자주 대화한다는 경우가 더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가정에서의 돈 쓰기 교육이 잔소리에 그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천규승

“부모들 교육이 안 돼 있기 때문에 가정교육이 이뤄지지 못하는 거죠.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한테 뭘 교육해야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지”

 

 

사실 우리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돈 얘기를 하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셨습니다. 없어도 없는 척 안하고 있어도 있는 척 안하셨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의 아이들에게 제대로 교육하고 있는 걸까요. 우리는 과연 우리의 자녀들이 가정의 경제적인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함께 부모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경제 인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먼저 가정의 총 소득을 물어보는 질문에서는 각 항목마다 청소년과 부모의 비율이 눈에 띠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곽금주 교수

“실제 부모가 얘기한 소득과 청소년들의 우리 가게에 대한 소득을 보면 청소년들이 훨씬 더 높게 인식을 하고 있다, 하는 겁니다. 청소년들은 ‘우리 가정이 풍부하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한 마디로 가정 형편을 잘 모른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10단계 사다리로 현재 가족의 사회적인 위치를 물어본 질문에서도 역시 자녀가 부모보다 자신의 위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가정의 생활수준을 주변과 비교했을 때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녀가 부모보다 훨씬 풍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곽금주

“부모님들은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청소년 자녀에게 많은 것들을 지출하고 남부끄럽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옛날 부모님이 소 팔고 논, 밭을 팔아서 우리를 공부시켰듯이 우리도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전적 지원 상황을 묻는 질문입니다.

 

 

 

 

“자녀들은 내가 어느 정도 투자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해 줄거다. 라는 생각을 더 하고 있죠.”

 

이러한 막연한 기대감은 청소년에 돈에 대한 자립심을 떨어뜨려서 결국 나이가 들어도 계속 부모에게 금전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아이들 기 죽일까봐 숨길 일이 아닙니다. 제대로 알려 주는 것이 바로 금융교육의 첫걸음이 되겠습니다.

 

천규승

“이 프레임 자체가 바꿨다는 것을 인정을 하고 OECD에서도 금융이해력이 이제는 상식이 아니라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상식이 아니라 금융이해력이 없으면 생존을 할 수 없다고 생존의 도구가 되었다고 얘기합니다.”

송승용

“돈에 대해서 숨기지 말고 ‘돈 밝히면 안돼, 공부만 해야 하고 돈에 대해선 나중에 알아도 돼’ 라고 하지 말고 돈이라는 건 나쁜 게 아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수단이고 그래서 금융을 알아야 한다.”

 

 

 

개인이나 가계, 금융 의사 결정은 개개인이 지닌 금융이해력 의해 좌우되는 것입니다. 이는 청소년기에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금융교육의 깊이와 넓이에 비례하게 돼 있습니다. 이제 금융에 관한 지식과 활용능력이 빈부격차의 차이를 가져오게 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금융이해력은 우리가 갖추어야 할 필수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금융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금융교육은 어떨까요? 지난 2002년 미국은 금융교육을 활성화 시킨다는 연방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재무부에 금융교육국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을 위한 금융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점프스타트의 소비자 금융교육 표준안을 이용해서 금융교육의 체계를 잡았습니다. 자, 그러면 미국의 금융교육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요?

 

 

 

 

머니 세이브는 시카고 재무부에서 마련한 금융교육프로그램으로 해마다 학교를 선정해서 특별활동으로 하는 금융수업입니다.

 

스테파니 닐리 / 미국 시카고 재무관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칸이 매우 중요한 저축이고 다음이 소비, 기부, 투자입니다. 돼지 저금통을 이용해 방법이 뭔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부모와 소통하며 배우게 됩니다.”

 

 

 

시카고에 위치한 웨스트리지 초등학교는 지난 해 금융교육 머니 세이브를 실시한 학교입니다.

 

필리스 디아카토스 / 미국 시카고 웨스트리지 초등학교 교사

“작년 봄에 학생들은 ‘머니 세이비’ 어린이 프로그램 학습장을 받았어요. 이 학습장 표지에 그려져 있는 저금통도 받았죠.”

 

 

 

저축만이 아닌 소비하고 기부하고 투자하는 방법과 습관을 어렸을 때부터 교육시킨다는 것, 저축만을 강조했던 이제까지의 우리의 교육과는 많이 다른 접근법입니다.

 

필리스 디아카토스

“어릴 때부터 어떻게 저축하고, 쓰고, 투자하며 기부할지 배우면 10대나 어른이 되어도 잘할 수 있겠죠.”

스테파니 닐리

“학교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시카고 공립학교들과 하는 프로그램은 학부모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정으로 학습 자료를 보내 토의를 하도록 하죠. 학부모들은 금융 교육을 어떻게 할지 몰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시작하되 가정에서도 일상적으로 금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합니다.”

 

학교와 집이 함께 하는 교육. 그리고 변화된 금융시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된 학습과정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스테파니 닐리

“저는 저축, 소비, 키움에 대해서 늘 이 표어를 말하죠. ‘당신의 돈, 당신의 선택입니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새롭게 변화된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을 목표로 해서 초·중·고 금융교육표준안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 내용을 반영한 교과서가 개발,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제 좀 더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금융교육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학교에서만 배운다고 될까요. 이미 학교를 졸업한 우리는 또 어떻게 할까요?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라구람 라잔는 성인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라구람 라잔 교수

“어릴 때 주식과 채권이 뭔지 알면 물론 유용하죠. 하지만 투자를 시작할 때 재교육이 필요합니다. 그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돈을 별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 메시지가 충분히 전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 투자할 나이가 되면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또한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도 강조합니다.

 

라구람 라잔 교수

“불행히도 금융에 대한 열광 때문에 사람들은 아주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용실에서도 가게 주인한테도 그런 말을 전해 듣죠. 여기에 돈만 넣으면 두 배가 된다고요. 그럴 때는 매우 경계해야 합니다. 무엇에 손을 대면 안 되는지 모르고 일하다간 손가락이 잘리기에 십상이죠. 조심해야 합니다.”

 

자,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을 분석하는 것은 만만치 않는 일입니다. 또 그랬다 하더라도 투자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의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서 내 인생 전반에 걸친 맞춤형 상담을 해주고 금융상품의 장단점을 분석해서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전문가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물론 우리나라도 금융자문을 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보험 상품 판매원이나 은행에 소속된 금융자문들이죠. 그런데 정말 그들이 나를 위한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김갑래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금융상품 추천에 고객에게 최선의 이익을 주기보다는 아무래도 판매 보수가 높은 쪽으로 자문이 이뤄지는 불공정거래의 우려가 매우 큽니다.”

 

그래서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상담사가 필요합니다. 바로 독립재무 상담사 말입니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서는 이미 독립재무 상담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줄리아 블랙 / 영국 런던정경대(LSE) 법학과 교수

“독립재정상담가들은 금융상품을 팔아요. 동시에 조언해야 하죠. 의뢰인과 전문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해요. 변호사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상담가는 수수료를 받을 수 없고, 자문료를 받게 돼 있어요.”

 

 

 

바로 이 점이 다른 점인데요. 수수료가 아니고 자문료를 받는 것은 상담가들이 금융회사로부터 독립적이 되기 위한 기본요건입니다. 물론 전문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격증 제도와 상담가들이 자신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규제 장치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줄리아 블랙 교수

“상담가는 독립적인지 즉 모든 금융회사의 상품을 팔고 있는지 아니면 일부 회사의 상품만 팔고 있는지 고객에게 알려야 해요. 고객은 좋은 상담을 받고 있는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죠.”

 

 

 

 

 

물론 우리가 금융교육을 통해 알고 있는 지식들은 독립재정상담사를 고르고 또 그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금융자본주의 세상에서 이제 우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소비자라고 불립니다. 금융도 일반상품처럼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상품이 됐다, 하는 얘기죠.

 

전영준 변호사

“지금은 일반인들이 가까운 금융기관 지점에서 언제든지 금융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이고 그대로 투자자 개념으로 두면 보호할 수 없어서 ‘금융 소비자’라는 개념을 사용해서 보호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정부는 지난 7월에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법률은 모든 금융상품 판매에 관해서 「6대 판매행위 규제 원칙」과 건전한 금융상품자문업을 육성한다는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갑래 연구위원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금융상품 자문업자에게 독립성 요건을 일정 부분 부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문업은 보험, 은행, 증권 등이 각각 개별적으로 규제 되었는데, 이제 이를 ‘금융상품 자문업자’라고 통합하겠다고 하는 것이 요지입니다.

 

김갑래 연구위원

“미흡한 점은 시장 전체에서 가장 좋은 금융 투자 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그 정도 수준의 선관의무를 자문 업자에게 부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쉴 틈 없이 변하는 금융시스템과 매일같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금융상품 속에서 소비자로 제대로 보호받기는 아직 먼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니얼 퍼거슨 교수

“우리는 10년 뒤에 지금보다 더 금융이 중요한 세상에 살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10년 전보다 지금 금융이 훨씬 중요한 것처럼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너무 게으르고 순진하고 무지합니다. 지난 1년 동안 금융범죄 사건만 모아놓아도 온 벽을 가득 메울 정도입니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짊어지고 있죠. 그런데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내 탓이요’ 하는 게 잘하는 짓일까요. 우리가 아파서 의사를 찾아가면 우리는 우리에게 우리의 병과 치료 방법을 설명해 줘야 합니다. 그것은 의사의 의무입니다.

 

니얼 퍼거슨

“오늘날 많은 사람이 금융계의 윤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헤지펀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덕관념이 전혀 없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오로지 돈을 버는 데만 집중한다고요.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금융권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어요. 은행가가 되는 사람들이 공식적인 선서를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죠.”

 

 

 

그러므로 당당히 요구하셔도 됩니다. 제대로 설명해달라고. 모르겠으니 다시 설명해 달라고. 이 상품이 얼마나 위험한 상품인지 확실하게 말해달라고.

 

불량식품만 사람을 죽이는 게 결코 아닙니다. 불량금융상품은 온 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가정 파괴범이자, 사회악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 불량 식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먹는 것처럼 무자비한 금융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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