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삿17:1-13절)
사사기 16장까지는 각 지역별 사사를 중심으로 한 사사시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범죄-징계-회개-구원-다시 범죄의 악순환을 거듭한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그때마다 하나님이 세우신 사사들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17장부터 마지막까지는 당시 백성들의 타락상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건 두 가지가 기록되어있으니 첫 번째 사건이 바로 오늘 미가의 신상 숭배 사건입니다.
사건은 미가가 어머니의 은 천백을 훔친 것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돈이 없어진 것을 안 미가의 모친은 저주를 퍼붓고 그 사실을 아들 미가에게도 알립니다. 어머니의 저주를 두려워한 미가는 돈을 훔친 사실을 알리고 훔친 돈을 어머니께 돌려줍니다. 잃었던 돈을 다시 취하자 미가의 모친은 기뻤지만, 한편으론 자신이 내뱉은 저주가 염려가 되었습니다. 이에 미가의 모친은 은 일부를 취하여 신상을 만드는데, 이것은 자신의 저주로 인해 아들이 화를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미신적 행위에 불과했습니다. (1-4절)
미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에봇과 드라빔을 만들고 자신의 한 아들을 제사장으로 삼습니다. 또한 미가는 때마침 거할 곳을 찾지 못하고 베들레헴을 떠나 방황하는 레위 청년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에게 일정한 보수를 약속하고 그를 데려다가 이 청년 또한 자신의 제사장으로 삼습니다. (5-13절) 미가는 합법적으로 이 일을 행했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에게 저주가 아닌 여호와의 복이 임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미가의 신앙은 유일하신 하나님을 가나안의 다른 우상과 같이 미신적으로 섬기고, 자신에게 임할 복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어리석은 모습입니다. 이러한 미가의 생각과 행동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이 개인주의화 되었고 가나안 이방 종교의 영향으로 크게 변질 되었습니다. 또한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중심역할을 감당해야 할 레위인들이 근거지를 잃고 방황하였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일만을 감당해야 할 레위인들을 부양해야 할 종교적 의무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인해 레위인들은 타락하고, 일반 백성들은 하나님의 법도를 무시한 채 임의로 종교의식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시대적 상황을 대변하는 말씀이 바로 6절 ‘그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을 져버린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진정한 통치자가 되시며, 삶의 중심이 되어 그들을 의의 길로 이끄실 하나님을 잃어버린 암울한 영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사사시대 못지않는 혼란과 죄악이 가득한 이 시대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의 길을 열어주신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왕이시고 진정한 통치자이시며, 모든 생명과 영광과 선하심과 복의 근원 되십니다.
[기도]
사사시대와도 같은 이 어두운 시대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걸어가는 길이 얼마나 복되고 귀한 것인지 고백합니다. 우리의 마음에 욕심과 이익에 따라 살아가지 않고, 우리의 왕 되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고 기쁨이 되는 삶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말씀과 바른 교리 위에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신앙이 날마다 올곧고 순전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