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간다고 아침 일찍 밥을 먹고는(아니 우리네 부모님들이 들판에 나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우리에게 밥을 먹인게 맞겠지)
마을별로 마을 입구에서 학생들 모두 모일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
나이먹기, 고무줄놀이, 닭싸움, 비석치기 등 온갖 놀이에 푹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며 놀다가
진달래꽃 꺾어 머리랑 책보에 꽂고
덩커덩 거리는 양은 도시락 책보에 둘러매고
삼일절, 육이오 노래 등 학교에서 매달 정해준 노래 부르며 한 줄로 서서 학교에 가던 우리들의 모습들...
지금은 참으로 아련하게 떠오르는 옛 추억이 되어 버렸다.
학교 정문을 통과해 갈라치면 두 눈 부릅뜬 주번들을 피해 무사통과 해야 교실로 직행할 수 있었으니...
행여라도 이름표나 매달 기념일에 따라 바꿔 달아야 하는 리본을 챙기지 못한 아이들은
여지없이 주번 눈에 들켜 한쪽에 따로 모여 이름 적히고, 학교 교정 청소를 해야 했던 그 시절의 우리들 모습...
날리던 벚꽃을 감상하기 보다는 다음날 아침 각 반별로 떨어진 벚꽃 청소할 생각에
벚꽃 나무에 올라가 한꺼번에 꽃잎을 털어버릴 생각이 더 많았던 시간들...
그래도 마냥 좋았던...
그래서 친구와의 추억이 더 많은 곳...우리의 고향...우리의 초등학교...
이제는 여의도의 벚꽃을 바라보며 감탄사 연발하면서도
마음 한켠에선 인생의 무상함을 조금씩은 느끼고 있을 우리의 모습들...
고향의 벚꽃은 이제 우리네 부모님처럼
아름답고, 화사한 벚꽃이 아닌 안쓰럽고 마음 한구석 짠한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슬픈 멍울로 남아 있는 듯 싶다.
낼 모레면 이제 쉰을 내다보는 우리의 인생이지만
부모님 눈에는 아직도 책가방 둘러매고 뛰어 다니는 철부지 어린 아이로 남아 있으니
정말 정말 뜨거운 무언가 울컥 솟아 나올려 한다.
우리의 고향, 우리의 친구, 우리의 부모님...
화사한 오늘의 날씨처럼 다시 한 번, 정말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예전의 우리네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간절한 기도를 바쳐보네...
첫댓글 현자 친구가 그옛날 아련한 추억들을 되살려 놓았구나 정말이지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러가버릴줄 누가알았겠냐 남은 시간이라도 우리네 고향과 친구 부모님은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잘해야 되겠지 현자 친구는 어디서 사니 그립구나 친구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가슴은 나이를 먹어 갈수록 무뎌지고 헐거워져
그지없이 야위어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우리들이다 보니,
친구가 들려준 그 시절 이야기가 꿈결인양 아련한 기억으로 되살아 나네
잠시 달리던 것을 멈추고 그 동안 잊었거나 소홀했던
고향, 친구, 그리고 부모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 가져 본다네.
잔잔한 여운이 깃든 글 남겨줘서 고맙네.
부처님 덕분에 쉬는날이라 오랜만에 잠시 들렸더니,
현자가 어릴적 추억속으로 확 밀어버리는구만...
그시절 그립다 못해 눈물난다야...
운동회, 소풍가는날은 또 우리 촌놈들 생일날이였는데...
늙기전에 자주 봐야 할것인데,
다들 바빠서 그런지 요즘 모임이 뜸하구만...
난, 이제 파주근무다. 집은 아직 광주지만...파주오면 연락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