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평생 반 이상을 함께한 자네의 천사일세, 하늘에서 보내준~
2019년, 작년 가을일세.
어느 해 어머니 추모일에 단양에서
언젠가 중국 여행길에서
-새길 채비하는 아우에게
홀연, 새길 먼저 떠나겠다니 안타깝네. 크로아티아 여행처럼 온 가족이 함께 웃고 떠들며 갈 수도 없으니 미지의 세계로 가는 자네나, 보내는 우리 두려움과 자신의 외로움으로 잠을 못 이루네.
그동안 이 세상 여정에서 함께 했던 추억들, 자넨 늘 너무 착하게 길대로만 가려고 애를 써 그렇지 못한 우리 자신을 가끔 되돌아보게 했지 그 상으로 하늘이 자넬 먼저 부르는 것인가...
벌거숭이 몸 하나로 이 세상에 와서 천사 같은 아내를 만나 딸 낳고 아들 낳고 했으니 그저 그냥 산 것은 아니었네. 우애가 깊은 형제며 자매를 두었으니 세상에 복이 없다고는 말 할 수 없지.
주변에 짝 없고 새끼 없는 외로운 삶이 수두룩한데 마음 고운 아내가 곁을 지키고 있고 어른이 된 딸 아들이 열심히 살고 있는 걸 보면 자넨 불행보다는 행복에 가까운 사나이일세.
몸의 아픔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마음으로는 웃으며 가게. 새로 시작하는 여정이 두렵겠지만 그 길로 아버지가 가셨고 어머니가 가셨고 장인어른이 가셨으니 어느 길목에선가 그 분들이 마중 나와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낡은 갑옷 벗어던지고 기죽지 말고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가시게. 어느 것에도 매이지 말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노래라도 한 곡 흥얼거리며 떠나게. 그런 자네를 보며 손을 흔들며 우리 울지 말아야지, 울지 말아야지 아우야, 자네 덕분에 그간 우리 행복했다네.
(2020년, 7월) *의식이 남아 있는 자네에게 미리 인사를 전하네. 자네가 우리의 인사를 받아주었으면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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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학동이 삼촌, 언제 오가네 함께 독일 오신다면 회복하셔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할머니가 예전에 학동이 삼촌은 어렸을 때부터 너무 순하고 착해서, 있는 듯 없는 듯 그런 아이였다고 하셨는데...
언젠가 저녁때 다들 자려고 누웠는데, 학동이 삼촌이 없어서 놀라서 한 참 찾았는데, 그 당시 어린 시절이었는데 혼자 죽변에서 울진인지, 울진에서 죽변인지 할아버지를 찾으러 갔다고 하면서..."아~가 없어서 가슴이 철렁 내렸다"는 얘기를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나요.
목동 집에서 살 때, 방이 세 개인가 밖에 없어서, 엄마+아빠, 고모, 그리고 할머니랑 삼촌들이랑 사촌들이 모두 한 방에 가득 이불 깔고 잤는데, 삼촌들이 밤 늦게까지 TV 보셔서, 더불어 맥가이버, 헐크 영화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학동이 삼촌이 군대 가기 전이었는지, 아님 갔다 와서 였는지 곧잘 기타를 치면서 가요를 많이 불렀었는데...삼촌 기타 노래로 처음 가요을 접했던 것 같아요. 이선희, 김지연(찬바람이 불면) 등등...멀리 가시는 길, 저희도 멀리서 기도할께요. 보고 싶고, 사랑해요 학동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