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사람의 심성,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장마가 시작되고 많은날 많은 비가 온다는 소식에 긴 시간 산을 보지 못할까 우려되어 생각지도 않던 번개산행에 나선다.
괴산과 상주에 걸쳐 있는 속리산군의 하나인 암릉이 많다는 낙영산(684m)으로의 산행 여행이다.
이곳은 원래 가무낙도라 하여 4개의 산(가령산,무영봉,낙영산,도명산)을 하루에 종주하는 코스인데
종주를 계획하다 일단 낙영산을
먼저 올라 보기로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너무좋다.
오후에는 비가 예상된다고 하나 빨리 갔다 오면 될것 같아 서둘러 집을 나선다.
생각보다 먼 2시간여를 달려 괴산군 청천면에 있는 공림사 주차장에 도착이다.
아침시간 인데도 예불을 하려고 왔는지 산행을 하려 왔는지는 몰라도 주차장엔 차량이 많다.
공림사는 통일신라시대 창건한 사찰로 생각보다 엄청크다.
대웅전을 비롯 요사채등 다수의 건물들이 존재하고 있다. 입구엔 천년 넘은 느티나무가 신비스럽게 서있다.
낙영산의 뜻은 산의 그림자가 비추다 혹은 그림자가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신라 진평왕때 당고조가 세수하려고 물을 받아 들여다보니 아름다운 산의 모습이 비쳐 이상하게 여겨 신하를 불러 그림을 그리게 한 후, 이산을 찾도록 했으나 나라 안에서는 찾지 못했는데
어느 날 동자승이 나타나 이산은 동방 신라국에 있다고 알려줘 신라에 사신을 보내 찾아 보았으나 신라에서도 찾지 못하던 중 한 도승이 나타나 위치를 알려줘 그 산을 찾아 산의 이름을 낙영산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사찰 제일 우측 지점으로 오른다.
또렸한 들머리는 없지만 길이 없는듯 하면서도 흐릿하게 나 있는데 아마도 정식 등로는 아닌것 같다.
어느산이든 그렇지만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이산도 예외는 아닌것이 정상가는 능선부에 도달할때까지 땀깨나 흘려야 한다.
세월을 못이겨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느릿느릿 오르는데 초여름의 잡목만 무성할뿐 조망은 일도 없는데
시원한 바람만이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왼쪽으로 대 슬랩이 호쾌하게 자리잡고 있어 눈 호사를 하는데 간간히 바위지대가 앞을 막고
있어 기어 오르는 정도다.
정상등로는 아님이 분명하다.
(비탐지역이며 사찰 좌측으로 정상등로가 있음)
크게 힘든것 없이 길을 찾아 오르니 헬기장이 불쑥 나타난다. 능선이다.
솦속을 오르며 다소 실망했던 기분이 쨍하고 떠 오르는 햇볕처럼 확 펴지는 것이 주변경치가 장난이 아니다.
암릉으로 수를 놓은듯 주변 온 산이 대슬랩과 요상한 바위들이 진을치고 있다. 이제껏 봐 온 산그리메 와는 다른 풍경이다.
덕영산 12경중 2경이라는곳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다. 반갑다.
지난번 북한산과는 판이하게 다른절간 같은 산이니 사람이 반가울수 밖에..
이 산아래 동네에 사는 사람인데
일주일에 다섯차례 정도 올라 온다는데 이산 저산 이름과 덕영 12경까지 소상하게 알려주네.
덕영산 주변에 가령산.무영산.도명산 등이 있고 저멀리 속리산 주능선과 속리산의 공룡능선 이라는 묘봉, 대야산.희양산 백악산 등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무영산쪽으로 가는 등로에 바위들이 많은것 같아 덕영산 정상 반대쪽으로 잠시 내려 가니 다 이름이라도 있는 바위들이다.
그쪽에서 또 사람을 만나다. 여자둘 남자 하나 셋인데 어느쪽에서 오느냐고 물으니 학습공원 지킴터쪽에서 올라 왔다고 한다.
나와는 반대방향에서 올라온것 같다. 대화 하는것을 들으니 70년생 이고 예천이 고향이란다.
(이후 함께온 세사람 더 만남)
저 나이때 산에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산엘 다녔었다.
그땐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산을 갔었는데 세월의 강 건너 그 시절의 기억들이 주마등 처럼 밀려온다.
그들과 헤어진 후 정상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거의 능선이기 때문에 힘든것은 없다. 이쪽 속리산군쪽도 암릉이 많고 명품소나무가 많다.
정상옆 덕영12경중 1경인 명품소나무를 만난다.
형제 바위 옆에 위치해 있는데 분재를 해놓은 듯한 자연적인 소나무가 가히 명품이라 할만하다.(40분 이상 머뭄)
밥먹을 시간도 되지 않아 쌀개봉쪽으로 향한다. 덕영 정상에서 급하게 내려 치니 도명산과 공림사 갈림길인 절고개 라는 재가 나온다.
계속직진 하여 고개를 살짝 올랐다가 다시 내려서 통일신라때 축조 됐다는 공덕산성을 밟고 다시 오르면 쌀개봉이다. 정상엔 온통 명품소나무 전시장이고 대슬랩의 봉우리들이 눈앞이다.
이산 저산 다녔지만 상당히 특이한 풍광이다.
쌀개봉에서 약 5분 떨어진 대암릉위에서 점심을 한다.에던의 동산 이란다.상당히 특이한 지형으로 밥먹기 딱 좋은곳인데 밥상 면적이 몇백평은 되고도 남을 만큼 거대하다. 너무 멋있다.이제껏 봐온 중 최고의 밥상이다.
드러 누워 하늘을 본다.
비가 온다는데
해가 웃고 있다
지나온 세월이 눈에 밟힌다
슬라이드 사진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수십년이 몇분처럼...
뭉실 떠가는 저 구름은
어디로
볼을 스치는 바람은
어디로
나는
어디로
산이 있어
산을 찾아
가고 또 가는중 인가!
그래도
산이 있어
삶은
덜 외로운가?
갑자기 날이 어두워진다.
비가 올것 같아 서둘러 하산길에 오른다. 그전 지나 왔던 절고개쪽으로 되돌아가 공덕사쪽으로 하산한다.
쌀개봉쪽으로 해서 암릉 능선을 타고 하산하는 길도 있다.
바람도 불기 시작하는 것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절고개에서 10분정도는 가파르지만 그 이후는 평이한 등로인데 절고개에서 25분만에 하산한다.
산행출발시 보지 못했던 공림사 사찰을 잠시 둘러보고 오늘의 산행을 종료 한다. 점심 50분 포함 4시간10분이 걸린 트레킹 같은 산행이었다.
가무낙도중 가장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산
속리산 국립공원 지역의모든 산들이 조망되는산
대 슬랩을
가지고 있고 볼수도 있는산
재미있는 바위와 명품 소나무들을 보유한산
산세가 좋고 암릉이 많아 가무낙도를 종주 해보고 싶은산
공림사에서 능선까지 55분, 절고개에서 공림사 까지 하산 25분 소요되는 크게 힘이 들지 않는 산으로 기억될거 같다.
07.45 집출발
09.40 공림사 주차장
09.50 산행출발
10.45 헬기장
10.55 덕영산 정상(오래 머뭄)
12.15 쌀개봉
12.30 점심
13. 20 하산(에덴의 동산)
13.35 절고개(사담재)
14.00 공림사 주차장 도착
공림사
1000년 느티나무
주차장
낙영산.우측 슬랩 쪽으로 오른다
초입
속리산 묘봉
속리산주능선.
오른쪽부터 묘봉~문장대~천황봉
헬기장
주전자 바위. 낙영 2경
물개 바위
가운데 가령산
대야산. 희양산
무영봉
삼형제 바위
예천여자. 사진은 찍었지만 전달불가.
나도 폼잡고
낙타바위
강아지 주둥이? 연어봉?
정상
낙영 1경. 명품 소나무
대슬랩.(에덴의 동산) 식사 장소
낙엽이 푹 쌓였다
쌀개봉
가운데 백화산
분재같은 소나무 많다
우측 도명산.특전사 훈련장
대슬랩.에덴의 동산
술맛!
멸치 대가리 운송중
제일 위에 돌은 내가 얹어 놓은돌
낙영산 정상
통일신라시대 축조한 산성
절고개
하산길. 바위들이 많다
평이한 길
날머리 혹은 들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