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못하는 남자] 여지나 - 시놉시스
기획의도
결.혼. 한사람, 할 예정인 사람, 하고 싶은 사람, 해 본 사람, 안한사람,
안 할 사람, 못 한 사람, 그리고 결혼 못 할 사람..
우리는 어떤 문서를 작성하든, 행여나 쇼핑몰을 가입할 때마다 필수적으로
적어야 하는 사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미혼인가? 기혼인가?
그것이 물건을 구매하는데, 동호회에 가입을 하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세상은 궁금해 한다.
왜?
결혼 했냐, 안했냐가 가장 중요한 일명, 결혼 적령기라는 시절을 겪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노총각, 노처녀는 골칫거리였을지 모르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늦은 나이에 홀로 구속 없이 경제적, 정신적 자유 속에 살아가는 이들을 골드미스,미스터라고 부른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멋지고 쿨하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끊임없이 결혼이라는
선택 앞에 놓이게 된다. 나이와 관계없이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무조건.
결혼 한사람, 할 예정인 사람, 하고 싶은 사람, 해 본 사람, 안 한 사람, 안 할 사람,
못 한 사람,,, 그리고 결혼 못 할 사람...
당신이 저 기준의 한 사람이라고 하자.
아마, 누구도 본인이 “결혼 못 할 사람”이라고 당당히 말하진 못할 것이다.
예상도 할수 없다. 앞일은 아무도 모르니까.
여기 결혼 못하는 남자가 있다.
독립 건축 사무소를 가진데다 훤칠한 키, 꽤 좋은 건축물을 많이 만들어
스펙 또한 만만치 않은데.. 이 남자 도저히 결혼 할 생각이 없다.
저 정도면 달려드는 여자가 한 트럭이어야 하는데 사실 단 한명도 없다.
그가 40대라서? 아니다. 그는 철저히 자유로운 영혼, 독신자이기 때문에?
아니다. 그는 스스로 “결혼을 안한다!” 주장하지만 “결혼생활이 불가능한” 남자여서다.
생물학적으로? 아니.. 천.성.적으로
이 여름
그런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풋풋한 상큼함이 가득하거나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거나 아니면 계속 함께
말동무가 되어주고 싶거나.. 그리고 사랑은 결혼이라는 결정판을 이루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남자, 사랑도 서툰데 결혼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저 지켜보면 되는 일이다. 결혼 못 할 남자와 그를 사랑하게 된 여자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결혼을 선택할지 자유로운 영혼으로 남게 될지를.. 그 선택의 결과가 중요할 뿐이다. 어차피 세상은 냉정하니까... 못할 놈은 못하고, 안할놈도 못한다.
마흔살 독신에 까칠한 사포 같은 매력,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남자
조재희나는 엄밀히 말하자면 결혼을 ‘못’ 한게 아니라 ‘안’ 한 겁니다.
독립해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가.
프로 정신을 갖고 꼼꼼히 일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성격이 비딱하며 빈정거리기를 좋아한다. 본인의 작품세계에 철저하고 확고한 미의식도 있어 다른 사람이 참견하는 것을 싫어한다. 문제는 그가 하는 일이 집짓는 일이라는 것. 내 돈 내고 내 집 짓는데 참견 한다 욕먹으면서 참아낼 클라이언트가 있겠는가. 억울하여 눈물 흘린 클라이언트도 몇 된다는 소문이다.
한 마디로 말본새가 더러운 그는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이 이성을 잃고 흥분하게 만드는 묘한 재주가 있다.
그가 성질이 다혈질이라 욱한 성격으로 타인에게 험한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만 들어보면 그의 말이 틀리지는 않으나 솔직해서 불쾌하고 품어도 될 말을 사뿐히 뱉어 버리는 것이 문제다. 타인과 잘 지낼 수 있는 의외로 간단한 상식들이 그에게는 없다.
자기만의 캡슐에 쌓여있는 사람. 세상 어느 곳에 던져놔도 따로이 겉돌며 혼자 즐거운 인간형. 일방통행 대화방식. 타인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는 행동양식. 대기자 바글바글한 고기 집에서 6인용 테이블 독차지하고 조금의 초조함도 없이 완벽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놀라운 성격의 소유자.
지식 뽐내기를 즐기는 그는 재미있어 미치겠는 세상 상식을 늘어놓으며 상대를 밟는다. 유머러스하다고 자부하는 그의 농담에 상처받아 쓰러지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다. 본인은 정작 돌아서서 자기가 던진 유머, 그 넘치는 재치를 감탄 탄복해 마지않는다. 학창시절 십중팔구 따돌림의 대상이었을 그이지만 자기가 왕따였음도 눈치 채지 못 했을 만큼 무섭게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
지긋지긋한 맞선보다 알콩달콩 연애를 꿈꾸는 여자
장문정
반올림해서 마흔인 여자는 자동차로 치자면 녹슬었나요?
조재희의 매제 박광남이 부원장으로 있는 중간 규모 병원 내과의.
약혼경험은 있지만 실패한 뒤 연애에 별 관심 없이 지내던 그녀. 이제 좀 관심을 가져볼까 했더니 남자들이 그녀에게 별 관심 없어 보인다.
주름이 잡아내려 울상이 되어가는 얼굴. 20년을 유지해 온 체중임에도 하루하루 망가지는 옷태. 의사인 그녀가 능력이 부족해서 변해가는 외모를 마냥 두는 것이 아니다. 고급화장품으로도 미친 헬스질로도 가려지지 않는 그것들이 온몸에 뚝뚝 흐르는 나이가 되었을 뿐이다.
결혼에 초조하지는 않다. 하면 좋고 안하면 그만이다. 혼자가 외로울 시기는 벌써 지나 혼자가 편한 단계로 넘어가 버린 그녀. 결혼에 대한 푸시를 멈추지 않는 아버지가 귀찮을 뿐이다. 마지못해 맞선자리도 나가보지만 그녀가 바라는 이상형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으니 앞에 마주한 남자의 현실이 쉽게 받아들여질 리 없다.
짧은 헤어스타일에 단정하고 편안해 보이는 복장. 고가의 브랜드를 입을지라도 여성성의 과시보다는 내 몸이 기분 좋은 촉감 내 행동에 불편함이 없는 기능적인 디자인 위주로 옷장을 채우게 된다.
아줌마 비슷한 외모에 아저씨들이 즐기는 요리를 선호하고 소녀들이 읽는 만화책을 읽으며 온라인 게임에서 애들과 앞 다투어 아이템 욕심을 내기도 한다. 결혼으로 마땅히 건너야 될 성인의 강을 못 넘고 나이 사십에 접어드는 그녀는 아이이기도 하고 노인네이기도 하고 남성이기도 한 '여성'이다. 독립해서 혼자 산지 몇 년. 그때그때 편한 생활방식만 취사선택하다보니 복합적 인간형이 되어가고 있나보다.
언젠가 꼭 와 줄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여자
정유진
내 나이 스물여섯, 여고생 바글바글 한데서 첫데이트는 싫어!
재희의 이웃.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여자 아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환경으로 학비도 제 돈으로 벌어 쓰고 일찍이 경제 개념이 딱 잡힌 또순이다.
8등신 옷걸이에 예쁘장한 외모로 동대문표 옷도 명품관 품격으로 소화해 내는 그녀. 서울 곳곳에 물건 싸게 살 수 있는 장소를 빠삭하게 꿰고 있다.
되도록 남에게 기대지 않고 제 힘으로 살아 보려는 건강한 사고방식의 안쓰러운 청춘.
유진에게는 3년 된 남자친구 태열이 있다. 처음 사귈 때 그는 샤프하고 지적인 명문대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2년째 언론고시에 낙방하고 점점 패배자가 되어가고 있는 백수이다.
요즘 들어 두 사람은 몹시도 자주 다툰다. 취업 눈높이를 낮출 생각이 없는 태열. 언론고시 재수 한답시고 피씨방 당구장을 돌며 한심하게 놀고만 있는 그가 못마땅해 미칠 것 같은 유진. 설상가상 유진이 힘들게 모았던 돈 500만원을 꿔 가서는 갚을 생각도 없어 보인다.
재희의 이웃에 살게 된 연유도 경제사정 때문이었다.
뉴욕으로 발령받아 1년 동안 집을 비우게 되었다는 먼 친척의 소식을 들은 유진은 얼굴도 잘 알지 못하는 그 친척을 찾아갔다. 집을 비우는 동안 그 집에 살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해 봤다.
태열이 통장을 가져가 깡그리 날려 버린 지금 한 달에 30씩 나가는 반지하 월세도 그녀에게 너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안되면 그만이다 생각으로 찾아갔지만 친척 아저씨는 허락을 해 주었다.
자유 연애를 꿈꾸는 열혈 청춘
박현규
남자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자유롭고 싶거든..?
입사 1년 차. 재희에게 배우고 싶어서 그의 회사에 원서를 냈다. 선배들의 얘기로는 절대 갈 곳이 못 된다 들었지만 목표가 있는 한 조재희 성격쯤은 쥐꼬리만한 월급쯤은 참아낼 수 있다 싶었다.
소문대로 빡세게 굴리는 회사였다. 하지만 그 만큼 배울 것들이 많으니 빼먹고 나가면 된다. 의리보다는 실리를 챙기고, 쓸데없이 희생하지 않는 요즘 세대 청년.
일에 있어서는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갖고 있지만 여자관계는 자유분방하다.
인생 계획에서 결혼은 아직 멀고도 먼 일이니 서로 묶이는 관계이기보다는 즐기는 관계이고 싶다.
기란과는 몹시도 돈독한 사이다. 까칠한 재희의 뒷담화를 까면서 끈끈한 동지의식 다진다. 누나 같기도 하고 엄마 같기도 한 기란이 가끔 기대올 때는 어깨도 내준다. 나이 마흔에 이 아줌마도 참 고생이다 싶다. 재희의 뒤치닥거리를 위해 벌어지는 회식자리에서 정말 아저씨들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술마시며 노는 모습이 시간이 지날수록 안쓰럽다. 때론 기란의 옆자리에서 기란 대신 거침없이 흑기사를 자청해 대신 술을 마셔주기도 하는 멋진 연하남.
10년 이상 한 남자만 바라 본 지극정성 그녀
윤기란
너랑 이만큼 가까워지는데, 8년 걸린 거야..
재희와는 건축과 동기생이자 현재 동업자.
서글서글한 성격. 불편한 말도 기분 좋게 들리게 하는 그녀만의 재주. 의견을 조율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업계에서 꽤나 탐내고 있는 인물. 큰 회사에서 그녀를 데려가 보려고 그럴듯한 조건을 제시하며 수차례 접근을 했지만 그녀는 항상 거절을 했다.
왜 작은 회사에 만족하고 있는 지 모두는 의아해 했다. 혹시 조재희 소장과 연인사이가 아닌가 하는 소문도 돌았지만 8년을 같이 지내며 결혼도 안하고 늙어가는 노처녀 노총각의 꼬라지에 그 소문도 이젠 잠잠해 졌다.
8년 전. 기란도 자기 이름을 내건 사무실을 폼 나게 벌렸었다.
타고난 수완 덕에 일은 그럭저럭 맡을 수 있었지만 설계 실력이 별반 뛰어나지 않았던 그녀는 금방 창작의 밑천이 바닥을 보이고 말았다. 클라이언트도 본인도 만족할 수 없는 주택을 몇 개 내 놓다가 그녀는 사무실을 접어버렸다. 창작이랄 것도 없이 그저그런 집장사로 평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사무실을 정리한 그녀. 앞으로 어찌 살까 고심하다가 재희를 찾아갔었다.
기란이 그를 찾았을 때. 재희는 '조재희 건축 설계 사무소'라는 간판을 내 걸고 덩그러니 혼자 앉아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못돼 먹은 성질머리로 항상 클라이언트와 마찰이 있었을테니 일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
기란은 재희에게 클라이언트 상대와 현장 인부 관리를 책임져 줄테니 동업을 하자 제안했었다. 재희는 몇 번 튕겼지만 못 이기는 척 기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재희가 그녀를 받아들인 이유는 "아파트가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왜 주택만을 고집하는 지" 에 대한 생각과 철학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재희와 기란은 그야말로 환상의 파트너가 되었다.
결혼_못하는_남자_기획안.hwp
첫댓글 소중히 받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