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아침 편지]
한국 가곡
<비목(碑木)>
(한명희 작시/ 장일남 작곡)
초연(硝煙)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
* 韓明熙 작시자는 서울대 국악과, 同 대학원 졸업,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 박사, 카자흐스탄 알마티 음악원 명예박사,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 음악원 명예박사, 동양방송 프로듀서, 서울시립대 교수, 국립국악원 원장, 대한민국 예술원 부회장 역임. 現 이미시 문화서원 대표로 있다.
* 비목공원
화천군 화천읍 평화의 댐 주변에 위치한 비목공원은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젊은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원이자 가곡 ‘비목’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비목’의 작사가인 한명희는 1960년대 중반 백암산 계곡 DMZ에서 군 생활을 했다. 그는 어느 날 우연히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이름 모를 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했고, 그 돌무덤의 주인이 전쟁 당시 자신과 같은 젊은이였으리라 생각하며 ‘비목’의 노랫말을 지었다. 그후 작곡가 장일남이 이 노랫말에 곡을 붙여 우리가 즐겨 부르는 가곡 ‘비목’이 탄생했다. 비목공원 입구에는 가곡 ‘비목’의 노랫말이 적혀있는 노래비가 세워져 있으며 철조망을 두른 언덕 위에 녹슨 철모를 얹은 나무 십자가들이 서 있어 전쟁의 아픔과 가곡 ‘비목’의 가사에 담긴 애절하면서도 묵직한 정서를 상기시킨다.
화천군에서는 매년 6월, 이곳 비목공원과 화천읍내 강변에 들어서 있는 붕어섬 등에서 “비목문화제”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