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
Ordinal Number 序数
서수(序數)는 사물의 순서를 나타내는 수다. 기수(Cardinal number, 基數)는 사물의 존재를 순서 없이 나타내고 서수는 정렬된 존재의 순서를 나타낸다. 그래서 서수를 순서수(順序數)라고 한다. 서수는 ‘무엇이 몇 개 있다’라는 존재성을 포함하여 ‘무엇은 어떤 순서로 정렬된 몇 개다’라고 할 때의 정렬된 순서가 서수다. 예를 들어보자. 작은 버스에 의자 열두 개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세는 것이 서수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여덟 번째, 아홉 번째, 열 번째, 열한 번째, 열두 번째...
first, second, third, fourth, fifth, sixth, seventh, eighth, ninth, tenth, eleventh, twelfth...
서수는 사물의 순서를 나타내는 수이므로 정렬된 집합의 질(quality)을 나타낸다. 그래서 서수는 관계, 시간, 공간, 특징, 크기, 위치, 모양과 같은 질의 순서로 정렬된다. 하지만 서수의 ‘몇 번째’ 안에는 사물의 개수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서수에는 기수의 성질도 있다. 가령 버스의 의자를 셀 때 (앞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첫째, 둘째, 셋째, 넷째와 같이 순서를 세면서 자연히 개수도 센다. 버스에 ‘앞에서부터 의자 열두 번째까지 있다’라고 할 때 ‘열두 번째’가 서수다. 그래서 서수를 셀 때는 앞에서부터 번호를 부여하여 의자 1번, 의자 2번,... 의자 12번처럼 정렬된 순서로 호칭한다. ‘저 버스에는 의자가 열두 번째까지 있으므로 열두 명이 탈 수 있다’라고 하면, 버스의 의자 개수와 승객 수가 순서로 정렬되어 있으면서 개수가 같다는 뜻이다. 이것을 집합 개념으로 묶으면 다음과 같다.
버스의 의자 집합(X): 앞에서부터 순서로 정렬된 의자 열두 개
버스의 승객 집합(Y): 어떤 기준으로 정렬된 승객 열두 명
버스의 의자와 승객을 집합으로 묶으면 그 관계가 분명해진다. 만약 버스 바깥에 열두 명이 서 있는데 그냥 서 있는 사람이라면 집합이 아니다. 집합은 설정한 조건에 맞는 원소들의 모임이다. 버스에 탈 수 있는 승객은 알파벳의 순서로 정렬할 수도 있고 몸무게가 낮은 사람 순으로 정렬할 수도 있다. 열두 명은 ‘이름 순서로 정렬된 버스에 탈 사람’이라는 조건에 맞으면 ‘버스의 승객 집합’이 되고 열두 명의 승객은 원소(element)가 된다. 버스 밖에 20명이 있다면, ‘버스 승객 집합’과 ‘버스 승객 아닌 사람’이 나누어진다. ‘버스 승객 아닌 사람’도 기준을 설정하여 집합 개념을 부여할 수 있다.
집합의 기준에 따라 ‘이름 순서로 정렬된 승객 열두 명’과 ‘이름 순서로 정렬되지 않은 사람 여덟 명’의 원소가 나누어지면 집합과 원소의 성격이 결정된다. 기준에 따라 집합의 원소를 구별할 수 있는데 그 원소들은 이름이나 몸무게의 순으로 정렬된 것이다. 이처럼 순서수는 집합의 원소들 전체가 어떤 기준에 의하여 정렬된 수다. 따라서 기수는 집합의 농도(cardinality)나 크기(size)를 나타내는 것이고 서수는 집합의 정렬된 순서(order)를 나타내는 것이다. 두 수 x, y가 있다고 할 때, 수의 순서는 다음과 같은 원리로 정렬된다.
삼분율(trichotomy): 임의의 자연수 x, y는 x>y, x=y, x<y 중 반드시 어느 하나를 만족해야 한다.
추이성(transitivity): 임의의 자연수 x, y에 대하여 x<y, y<z이면 x<z의 순서를 전순서의 추이성이라고 한다.
삼분율은 두 수(數)는 반드시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크든가, 같든가 해야 한다는 것이고 추이성은 두 수의 크기가 추이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프레게가 개념으로 정립한 다음수(successor)로 설명할 수 있다. 프레게는 0 다음수가 1이라는 것을 논증했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프레게(G. Frege)의 산수이론은 논리적 개념을 토대로 한다. 자연수 계열의 두 수 m, n이 있다고 할 때 m 다음수는 n이다. 이 말은 어떤 개념 f 안에 기수 m과 기수 n이 있을 때 두 수는 개념 f에 속하지만 기수가 서로 다르다는 뜻이다. 삼분율과 추이성에 따라서 0 다음수는 1, 1 다음수는 2, 2 다음수는 3, 3다음수는 4와 같이 1진법으로 계속 전개하면서 순서수가 결정된다.★(김승환)
*참고문헌 Giuseppe Peano, Formulario mathematico, (Torino, 1908).
Gottlob Frege, Die Grundlagen der Arithmetik: Eine logisch-mathematische Untersuchung über den Begriff der Zahl, (Breslau: W. Koebner, 1884).
*참조 <기수>, <기수와 서수 세기>, <다음 서수>, <서수의 속성>, <수>, <수의 집합>, <순서수>, <실수>, <알레프 수>, <역원>, <연속체가설>, <유리수>, <일대일대응>, <자연수>, <정수>, <집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