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시의 최신작 바토스를 써보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지금은 맛보고 있습니다.
2~3주 잘 쓰다가 처음부터 맘에 든다고 눈독 들이던 파트너에게 결국 빼앗겨서^^ 지금은 바토스가 만드는 공을 받아 주고 있거든요.
바토스는 넥시가 낳은 아이로서는 참 드물게도 지극히 일반적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감각과 쓰임새는 만인 지향이고 성능은 선수 지향입니다.
제가 처음 받아서 포어핸드 롱을 치기 시작할 때에는 참 무난하다, 안정적이다 라는 첫인상으로 다가왔습니다.
백핸드 하프발리 역시 매우 부드럽게 안정적으로 구사되었고 딱히 장단점을 가려내기 힘든 너무나 무난한 범생이 같은 아이였습니다.
중고 시절 학습부장 정도...
며칠 계속 시타하면서 나름 적응되어가는 시점부터는 첫인상보다 꽤 잘 나간다, 힘이 실린다 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2주가 지나 3주차 쯤 되면서는 아, 이거 선수들이나 상급자들이 참 좋아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구요.
임팩트에 따라 많이 다른 구질이 생성되기 시작해서 그랬습니다.
가볍게 빠르게 채는 임팩트에서는 아주 빠르고 날카로우며 끝에서 뚝 떨어지는 좋은 공이 나왔고
두텁게 강하게 때리는 임팩트에서는 처음엔 살짝 날리는 기분이었지만 폴로스로를 잘 눌러 앞으로 뻗어주니 대단히 묵직하고 파괴적인 구질이 나옵니다.
그러다가 바토스의 진면목을 파트너에게 얘를 완전히 빼앗긴 직후부터 완전 체감하고 있습니다.
제 파트너는 배드민턴 선수 출신의 왼손잡이로 2부 실력의 동호인인데 배드민턴 선수답게 손목이 장난 아닙니다.
긴 세월 동안 백핸드에 숏핌플을 쓰다가 몇 달 전에 양면 평면으로 전향하여 새로운 블레이드와 러버 조합을 간절히 찾던 중이기도 했지요.
아무래도 숏핌플 대신 평면러버를 붙이게 되니 블레이드의 두께와 반발력을 확 줄여야 했고 새로운 감각과 타법에 적응하느라 힘들어 하던 차였습니다.
그러던 중 제 바토스 조합을 쳐보고는 바로 꽂혀서 호시탐탐 빼앗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답니다.ㅎㅎ
저는 제 주력 러버 조합과 같이 앞면에 아우루스, 뒷면에 파스탁G-1 을 조합했는데 제 파트너는 몇 번 쳐보더니 이내 앞뒤를 바꿔서 씁니다.
이후 곧 제게 시련의 시간이 닥쳐왔습니다.
공빨이 장난이 아닌 겁니다.
제가 쓸 때는 무난하고 빠르고 강하고 정도의 차이 뿐이었는데 제 파트너의 손에서는 별 해괴망칙한 변화구가 끊임없이 생성되는군요.
왼손잡이들하고 운동하시는 분들은 익히 아시다시피... 그들은 좀 다릅니다.ㅋ
공이 한 번 돌거나 뒤틀리기 시작하면 정신 없어지죠.
특히나 배드민턴 선수로 단련된 왼손 손목에서의 바토스는 참 받기 어려운 구질을 끝없이 만들어냅니다.
일주일이 지나 열흘 다 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바토스에서 나오는 공에 깜짝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뱀처럼 휘감기고 테이블에 스치듯이 깔려오고 스프링처럼 튕기기도 하면서 참 ㅈㄹ을 하네요.
(ㅈㄹ은... 자랑? 지름?^^)
정직한 사람이 쓰면 참 안정감이 뛰어나고 깔끔하면서 위력적인 구질을 만들어 주는게 확실하고... 임팩트가 뛰어나거나 순간 채는 힘이 있는 분이 쓰면 과연 이 바토스의 숨겨진 능력은 어디까지일지 궁금합니다.
끄집어낼 수만 있다면 바토스의 잠재력은 참으로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생긴 건 심플한 원목그립에 얇은 목판으로 수수하고 얌전하게 생겼는데 상성이 잘 맞는 사람에게서는 참 대단한 공이 나오는군요.
저는 손목을 많이 쓰지 않고 더 얇게 길게 채는 것과 짧고 빠르게 때려내는 걸 좋아하기에 발트너 센소카본으로 회귀했지만 바토스의 위력 만큼은 매일 체감하고 있습니다.
(소곤소곤: 라이벌에게 바토스는 절대 쥐여주지 마세요. 힘들어져요.)
바토스 빼앗긴 공룡
첫댓글 탁구칠 시간이 있으시다니?? 뭔가 속은 느낌??
ㅋㅋ
탁구 칠 시간은 겨우 내지만
그거 그거는 진짜 시간 없쑝~ㅎㅎ
무게중심은 어떤가요? 헤드쪽으로 많이 잡혀있나요?
무게 중심은 딱 적당한 정도로 느껴집니다.
중심에서 아주 약간 그립 쪽인 듯도 하구요.
그분 임팩트와 타점이 일정하신가요?
때론 뱀처럼 때론 다른구질이 구사된다는게 이해가 안가네요...^^;
임팩트와 타점이 전혀 일정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ㅋㅋ
일부러 그럴 때도 있지만 워낙 감각적이고 임기응변에 능해서 공마다 다 다른 터치를 하는 스타일입니다.
상대하기 참 까다롭지요.
@공룡 그건 바토스에서 뿜어져 나오는게 아닐텐데요..ㅎㅎ;; 전 공룡님이 처음 느꼈던 무난하고 안정적인것에 많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본문에 ㅈㄹ맞게 온다는 구질에 갸우뚱 해서 여쭤본거에요 ^^
후기 감사히 읽었습니다. ^^
@깡시 바토스에서 나오는 거 맞습니다.
왜냐하면 러버를 평면으로 바꾸면서 맞는 라켓 찾는다고 제가 갖고 있는 수십여 종의 블레이드 조합을 다 시타했어도 이런 구질은 없었거든요.^^
바토스에서 유난히 빠르고 ㅈㄹ맞은 구질이 계속 나오는 건 그 분과의 상성이 잘 맞아서인 이유도 있겠지요.
손목에 힘빠지면.. ㅈㄹ구질..
기억하겠습니다^^;
라이벌한테는 주는게 아니래요. 너무 늦게 알아버렸네요 ㅠ
@왼손짱 제가 감히 왼손짱님 라이벌이 될수 있나요?
매번 삼빵으로 지는데요?ㅠㅠ
@슈미아빠 jw (운영진) 퍼펙트 시킬때는 언제고??
@왼손짱 에이스 쓰세요!!
에이스가 제일 잘 어울리십니다
@슈미아빠 jw (운영진) 에이스가 잘 안맞는 분에게 ㅋㅋ
완전 보내버리시려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