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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극락전의 고풍스런 모습....
휴일의 편안함이 묻어나는 오후...
영월의 법흥사로 나들이를 떠났다.
마침, 휴일을 맞아 많은 불자와 등산객들이 법흥사 경내를 울긋 불긋 물들이고 있었다.
양초와 쌀을 넣은 비닐을 들고 오르는 사람, 등산복 차림으로 운동겸 오르는 사람, 기도를 위해 성심으로 오르는 사람 등
하지만 정작 나는 무엇때문에 이곳에 오게 되었을까....
하긴 며칠전 지인의 말씀도 있었고 아내도 동의하여 이곳 법흥사에 오게 되었다.
나름대로 마음에 곱게 기원을 담아 천년고찰, 적멸보궁 인 이곳 법흥사에 오게 되었다.
적멸보궁터에 이르는 완만한 산길은 군데군데 마음의 정성을 모아놓은 돌무더기도 가끔 눈에 띄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발한발 자신의 부처를 찾기 위해 발길을 옮긴다.
나 역시도 그들과 함께 산 길을 접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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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보궁 오르는 산길에 염원을 담은 자그마한 돌 탑 무리, 부디 소원성취를 빌어 본다.
적멸보궁에 이르러 간단히 예를 갖춘후 이곳저곳 옛 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하지만 적멸보궁은 내 마음속에 있는 것 일 뿐...
옛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아마 오랜세월의 풍상과 싸우며 사그러 지거나 잦은 전란과 천재지변으로
소실 되었을 것 이다. 마음이 안타까워 한참을 두리번 거리며 둘러 보았다. 이름모를 부도탑과 석실로 만들어진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기도도량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발길을 돌려 내려 오려는데 또 다른 위로가 나를 반겼다.
오랜 풍상에도 늘 그자리에서 살아 숨쉬는 커다란 소나무 였다.
아마 소나무는 지나간 역사를 담담히 눈으로 지켜 보았으리라... 그리고 조용히 미소 지으며
우리 인간 군상들을 내려다 보고 말 없이 그렇게 오랫 동안 서 있었으리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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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년 말없이 서있는 노송의 자태에 어느듯 숙연 해지고...
산을 내려와 곧바로 천년고찰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극락전으로 향했다.
곳곳이 정성의 극치를 이루고 있었다. 기둥아래 주춧돌은 건재 했으며 작은 틈새도 정성스럽게 돌을 다듬어
끼워 넣었다. 하나하나 정성들인 문짝이며 지붕의 흘림들이 정교하고 옛 모습 그대로 였다.
지붕의 기와에서는 풀들이 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누렇게 갈입을 입고 있었고 갈라진 나무 틈 새는 세월이 틈틈히
새겨져 있었다. 주 기둥과 주춧돌 사이에는 작은 구멍이 역사의 흔적을 지탱하기 위해 통풍구를 만들어 세월을 견디게 했다.
한가지 아쉬움은 입구 위에 못 하나가 무슨 현판을 달았었는지... 못이 박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부근에 설치된 형광등이 무척이나 이질스럽게 보여 눈쌀이 찌푸려 짐은 과연 나만의 생각 이었을까....
어두움의 불 밝히기 위한 조치 였겠지만 마음의 불을 좀 더 높게 들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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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의 형상에서 차분함을 느낄 수 있는 무언의 무게가 느껴진다.
경내를 나와 사자산을 배경으로 자리한 아늑한 불사의 터를 마음으로 더듬어 본다.
그리고 조용히 모든 사람들의 염원이 이루어 지길 기도해 본다.
다음 기회엔 나 혼자 조용한 법당에 편히 앉아 부처님과 편하게 막걸리나 한 잔 했으면....
편안한 휴일의 오후....!
조용히 명상에 젖어 본다.
정선 산속에서..
첫댓글 좋지요. 鷄菜 건건이에 곡차 한잔씩 부처님과 나누면서 담소 하신다면 백팔번뇌의 깊은 철학을 터득 하시겠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은 너무 복잡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 복잡함 속에 저 자신을 빠트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곳 산속으로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사에 걸터앉아 말 대신 탁배기 한 잔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ㅎㅎㅎ.. 감사 드립니다.
저도 몇 년 전에 한번 가봤어요. 적멸보궁이라서인지 유독 경건한 마음이 들더군요. 부처님과 막걸리 한 잔 하실 때는 저좀 불러주시면 안될까요?
아~ 그러셨군요...! 저는 이번이 처음 이었습니다. 오랫만에 찾은 산사에서 많은 분들의 소중한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막걸리 동무가 또 생겼네요... 좋습니다. 같이 하시죠... 마음 안주로 불로장생 막걸리와 벗이 있다면 그 또한 즐겁지요... ㅎㅎㅎㅎ..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