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코골이, 방치하면 안돼요! - 소아 코골이 증상과 원인
너무 큰 편도 코골이 주 원인
방치하다간 성장·발달 지장
수면 의학을 공부하고 수면진료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얼굴을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 지인의 자녀를 만나거나 놀이터에 노는 아이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 아이는 코를 많이 골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답은 얼굴 모양에 있다.
잘 때 코를 고는 아이들은 평소에도 입을 조금 벌리고 있다. 입술이 완전히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작고 뒤로 들어가 있다. 얼굴이 전체적으로 길어 보인다. 비염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코를 흘리거나 훌쩍이는 모습도 자주 본다. 대체로 체격이 왜소하고 행동이 산만하며 학업성적도 낮다. 소아 코골이는 코골이로 인한 소음 문제 외에도 코를 골다가 숨을 멈추는 문제도 동반한다. 코를 고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많은 문제가 동시에 나올 수 있다.
소아 코골이의 주요 원인은 구개편도와 아데노이드 편도가 크기 때문이다. 소아기에 이 두 구조물이 구강 내부 공간에 비해서 크다보니 숨길을 좁게 만들어 코골이 소리를 유발하고 호흡을 힘들게 한다. 자는 동안 혹은 낮 동안 입을 벌리고 숨을 쉰다. 아래턱이 위턱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므로 얼굴 뼈 성장에 문제가 생긴다. 자다가 숨이 막히면 뇌에 산소공급이 안 되고 깊은 잠을 잘 수 없어 뇌 발달에 장애가 생기고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처럼 보이기도 한다. ADHD 환자 상당수에서 수면질환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깊은 잠을 못 자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 되지 않아 성장에 장애가 생긴다.
코를 골거나 입을 벌리면서 자는 아동이 있다면 소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감기에 자주 걸려서 목이 붓고 비염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편도는 만 7~8세까지 가장 크고 이후에는 퇴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 10대 중후반까지 편도가 퇴화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소아 청소년기에 코골이가 의심되면 수면 중 호흡 상태를 측정하수면다원검사를 통해서 수면무호흡증의 심한 정도를 평가한 후,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수면무호흡증 수술을 한 소아가 코골이뿐만 아니라 ADHD 증상이 호전됐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소아는 뇌의 발달과 얼굴의 성장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이므로 이때 적절하게 진단을 받고 치료하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소아 코골이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출처: 신홍범 수면전문의 의학박사 / 한국교직원신문 8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