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최초 불복장의식 드디어 공개

[成佛華]

종단 최초 불복장의식 드디어 공개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 9일 첫 시연회

데스크승인 2014.07.10  01:27:53

홍다영 기자 | 사진=김형주 기자

이토록 장엄한 의식이 세상에 또 있을까. 장장 세 시간이 넘도록 진언을 외면서 모든 과정을 마칠 때까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9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는 불상에 생명을 불어넣는 전통불교의식 가운데 하나인 불복장 의식 시연회가 열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불교종합 예술이 펼쳐진 장시간 동안 객석을 꽉 채운 300여명의 관객들은 숨죽여 무대에 집중했다.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의식 과정을 보다 쉽게 대중에게 알리고자 전문가 해설도 곁들였다.

설사 불상을 순금으로 만들었다고 할지라도 불복장 의식을 거치지 않으면 조형물에 지나지 않는다. 즉 이 의식은 단순한 조각인 불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치 사람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다.

경암스님이 후령통(복장을 넣는 통)을 제작하고 있다.

복장은 세상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원리와 물목으로 이뤄진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위가 존재하며, 각 방위를 상징하는 다섯 빛깔의 오방색에 따라 다섯 종류의 보석, 약초, 곡물, 향 등이 모여 오보병이 만들어 진다. 오약은 번뇌를 다스리고 오향은 법계에 충만한 계향 정향 혜향 혜탈향 혜탈지견향을 의미한다. 이어 불상에 오보병이 담긴 후령통 등이 들어가고, 지혜를 깨우는 점안의식이 행해지면 법당에 부처님으로 모셔진다.

원래는 짧으면 8시간에서 10시간이 소요되는 의식이지만, 이번 시연회는 4분의1로 압축했다. 본격적인 의식에 앞서 동방법사를 맡은 무관스님과 서방법사 성오스님, 남방법사 도성스님, 중방 아사리 법사 경암스님, 북방법사 정각스님이 의식 단에 올랐다. 스님들은 도량을 옹호하는 신중을 청하는 신중작법, 의식의 시작을 고하는 증명창불, 각 단을 정화하는 의식인 복장의식단 결계,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외우며 도량을 청정하게 하는 생반삼분 등을 차례로 실시했다.

불상에 경전을 넣고 있는 무관스님.

이어 오방법사가 각 방위에 맞는 오보병을 나눠 갖고 오보병 조성을 했다. 오보병 안에는 첫 번째 물목인 오곡부터 생금, 진주, 호박 등 다섯 종류의 보석 오보, 오약, 오향, 오황, 다섯 종류의 씨앗인 오개자, 오채번, 오색사, 사계절 꽃을 의미하는 오시화, 오보리수엽, 다섯 가지 길상초, 오산개, 오금강저 까지 13가지 품목의 물목이 오보병에 안립하고 오색실로 묶어 오보병을 조성했다. 오륜종자, 진심종자, 오보병, 사리함, 무공심주, 팔엽, 상면원경을 후령통에 차례로 안치했다. 스님들은 조성한 후령통을 단에 올리고 부동존진언을 한 뒤, 마지막으로 불상 내부 배꼽 중앙에 후령통을 바르게 안치하고 각종 경전과 다라니 등을 모신 뒤 불복장 의식을 마무리했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문화부장 헤일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복장점안의식은 부처님의 법신을 구현하는 의식이기에 설행 원리는 신비롭고 작법 절차는 심오하다”며 “시연회를 계기로 불교무형문화유산이 한국 전통문화의 원형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의미 있는 성과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장 무관스님은 인사말에서 “불상에 부처님의 공덕과 지혜를 불어넣는다는 의미의 이 의식은 오랜 전통을 갖고 현재에 이르렀으며 <조상경>을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불상과 불교의식에 관심 있는 신도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될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단순한 문화재에서 예배공양의 대상으로 변환되는 부처님 진신을 이루는 의식을 친견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연회는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가 개최하고 주관은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맡았다. 보존회는 사라져가는 불복장 점안의식을 부처님 말씀인 경전에 따라 공경과 신심을 갖고 여법하게 거행해 온전하게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발족했다. 10월에는 학술세미나를 열어 불복장 의식에 관련된 총체적인 내용을 다룬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불복장 의식이 우리 전통문화의 한 부분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도성스님이 의식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

무관스님.

성오스님.

정각스님.

[이안(怡安Tanumanasa)]

대한불교조계종의 불복장 및 점안의식을 자세히 볼수 있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