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사회다. 그 안에 많은 ‘나’들이 산다. 많은 욕구, 생각, 감정 등이 산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이라는 사회를 어떤 내가 장악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냥 특정한 조건이면 그 조건에 조건화된 내가 등장해서 마음을 지배한다. 때로는 부적절한 내가 마음을 장악해서 그 끝이 황당해하는 나, 후회하는 나의 등장으로 마감되는 경우도 있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떨어져서 바라보는 마음챙김. 일상생활에 마음챙김이 필요하다. 마음챙김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마음에 등장하는 ‘나’들에게 이름표를 붙여주는 방법이 좋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에서 마음 안에 사는 감정들에게 ‘기쁨이’, ‘슬픔이’, ‘소심이’, ‘버럭이’, ‘까칠이’라고 불러주듯이, 마음에 등장하는 나들에게 나름대로 별칭의 이름표를 붙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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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에는 얼마나 많은 나들이 사는지! 짜증이, 불안이, 심심이, 버럭이, 까칠이, 억울이, 주눅이, 우울이, 열등이, 잘난이, 기쁨이, 넓은이, 좁은이, 따뜻이, 쌀쌀이, 성공이, 일돌이, 먹순이, 미룸이, 열정이 ...
짜증이 날 때 ‘아, 짜증이가 왔구나’ 하고 이름을 불러주고 화가 날 때 ‘아, 버럭이가 왔구나’ 하고 이름 불러주며 마음의 중앙무대에 등장했음을 알아주고 존재를 인정해준다. 불안할 때 ‘아, 불안이가 왔구나’ 하고 이름 불러주고 심심할 때 ‘아, 심심이가 왔구나’ 하고 이름 불러주면서 마음챙김의 빛을 비춰준다.
좀 더 상세하게 별칭을 불러주어도 좋다. 한 때 인기 있던 ‘짝’이라는 TV 예능프로에서 짝을 찾는 남녀들이 등장하는데 그냥 남자는 남자1호, 남자2호, 남자3호 등으로, 여자는 여자1호, 여자2호, 여자3호 등으로 호칭한다. 마찬가지로 짜증이나 버럭이도 그 단계에 따라 약한 단계는 짜증이 3호나 버럭이 3호로, 중간 단계는 짜증이 2호나 버럭이 2호로, 강한 단계는 짜증이 1호나 버럭이 1호로 불러준다.
이렇게 자기 나름의 체계를 갖춰 마음에 등장하는 나들에게 별칭의 이름표를 붙여두면 마음에 누가 등장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게 된다. 이름 불러주니 자신을 알아준다고 위로받는다. 별칭으로 이름 부르면 귀여워진다. 정확하게 이름 불러주면, 마치 CCTV에 잡힌 것처럼,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 또한 다른 나들이 마음의 중앙무대로 등장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요즘 정치판의 용어로 표현하면 ‘협치(協治)’가 쉬워진다.
참고로 나 자신의 마음뿐만 아니라, 남편, 아내, 자녀, 직장사람들 등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여러 ‘나’들이 산다는 것을 유념하자. 다른 사람을 볼 때 지금 저 사람의 마음에 어떤 ‘나’가 등장하고 있는지를 잘 알아차리자.
마음은 사회임을 잊지 말자. 비록 지금 상대가 싫은 모습을 보여도 그 속에 좋은 모습도 들어있음을 기억하자. 상대가 보여주는 모습 하나로 상대의 마음 전체를 과일반화 하지 말자. 오히려 지금 내 마음에는 어떤 내가 나와서 상대의 마음에서 어떤 나를 불러내고 있는지 돌아보자. 상대의 건강한 나를 불러내고 있는지 불건강한 나를 불러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