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1
푸다가 왜 'ㅡ'탈락인가?
푸다01
〔퍼, 푸니〕「동」【…에서 …을】 속에 들어 있는 액체, 가루, 낟알 따위를 떠내다. ¶우물에서 물을 푸다/밥통에서 밥을 푸다/삼태기로 흙을 퍼 나르다/어머니는 쌀통에서 쌀을 펐다.§ [<프다<염소>]
푸다의 중세형은 '프다'였습니다. 그러니까 '프다'는 중세 땐 당연히 'ㅡ'탈락이었죠.
중세에 '프다'는 프니, 프고, 프지, 퍼서, 펐다 등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근대국어를 거치면서 '프다'가 '푸다'로 바뀝니다.
ㅁ, ㅂ, ㅍ(양순음) 다음의 'ㅡ'모음이 전부 'ㅜ'로 바뀌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푸다, 푸니, 푸지'로 변했지만 '퍼서, 펐다'는 '프' 형태가 이미 아니므로
'푸'로 바뀔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퍼서, 펐다'가 그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학자에 따라 '푸다'를 'ㅜ'불규칙으로 설정하기도 합니다.
ㅁ,ㅂ,ㅍ 다음의 'ㅡ'가 'ㅜ'로 바뀐 이유는
입술소리 'ㅁ, ㅂ, ㅍ'이 'ㅡ'모음보다는 원순모음인 'ㅜ'가 더 발음하기 편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리는 점점 발음하기 더 편한 쪽으로 바뀌지만 왜 하필 근대였냐엔 밝히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아무튼 근대국어엔 음운이나 문법체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물, 불, 풀'도 중세 때엔 '믈, 블, 플'이었답니다.
* 질문2
맞표 교재 54쪽 '앞'과 '손' 맞습니다. 오타네요.
*질문3
'여하튼'과 '하여튼'
재밌는 질문이네요. 우선 어떤 것이 확실히 먼저 쓰였다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여하와 하여가 한문에서 같이 쓰이다가 구어로 옮겨왔다면 이는 음운도치가 아닙니다.
많이 쓰였던 단어를 음운도치의 예로 다루지 않은 걸 보니 그 예에 속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 확인할 도리는 없지만요.
'하야로비'와 '해오라기'
'야'의 'ㅏ' 모음과 '로'의 'ㅗ' 모음이 도치된 것입니다.
첫댓글 스터디 게시판에 용언 활용 표로 만들어 놓은 게 있는데 참고하세요.
그렇군요. '프다'가 아닌데 왜 'ㅡ'불규칙일까 그게 의아했었는데 이제 알겠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잠을 줄이며 늘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그런데 죄송하지만 '하야로비'에서의 도치현상은 아직 납득이 안 됩니다. 말씀대로라면 '하로야비'가 될 것 같은데(저의 단순한 생각으로는) 'ㅏ'가 'ㅑ'로 바뀌었고, 맨 앞의 '하'는 '해'로 바뀌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음운도치가 단순히 앞뒤 음절이 똑같이 바뀌는 거라고 여겼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ㅠㅠ
왜 그랬을까요? 그것 말고 다른 현상도 적용되었다고 봐야겠죠? 앞 뒤 모음이 뒤바꼈는데 뒤엉킨 걸 정리하는 데 무슨 일이 더 벌어졌을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쿨럭~ 생각....변변한 사전도 없이 말이지요? (에고~표준국어대사전 나올 때까지 못 기다리고 그냥 동아사전이라도 사야만 되겠습니다.ㅠㅠ)
박우진님 저는 그냥 원형이 프가 아니였을까? 그정도만 짐작할 수 있었는데요.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자세하게 설명해줄수 있어요? 머리속에 저 많은 것이 들어가 있나요? 그렇다면 무지 샘나네요. 아니면 책을 닥치는 대로 막 읽나요? 나도 읽어야겠네요. 괜시리 샘나고 부럽네요. ㅋㅋㅋ
제가 항상 말하지만 사전에 답이 다 있습니다. 국어학의 출발도 확인도 사전입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말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한다면...
네엡. 알겠습니다. 사전이랑 친해져야겠네요. 저는 인터넷 사전하고만 친한데.. 종이로 된 사전과도 친해지도록 해야겠어요. 국어사전은 나의 동반자.. 그럼 저도 실력이 쑤욱 늘어나겠지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인터넷 사전 봅니다. 종이사전인지 인터넷사전인지 그런 말 안 했는데...ㅎㅎ
해오라기<해오라비<해야로비<하야로비 인데, '해'는 세조때 와서 바뀌었으니 그렇고, 그 다음으로 선배님 말씀처럼 그대로 적용시키면 '해오랴비'가 되잖아요. 그런데 '랴'는 어미로 쓰이는 말이기에 쓰이지 못하고 '라'로 바뀐 것??? 그리고 마지막 '비'가 '기'로 바뀐 것은 아무리 쥐어 짜도 모르겠습니다. 에구구~~선배님 저를 과대평가 마시고 힌트 왕창 좀 주면 안 될까요? 얼토당토 않는 이유를 마구 늘어놓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해 주시와요~~
'랴'가 어미라서? 그럼 '라'는 어미 아닌가요? '가라, 서라, 오늘은 휴일이라'의 '라'는 뭐죠? 제가 오늘 나갔다가 무사히 돌아오면(?) 답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