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는 섬뜩한 상상을 할 수도 있고, 그걸 활용해서 인간능력이 더욱 확대되는 걸 상상할 수도 있겠죠? 어떻든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가 과거보단 희미해진다는 걸 실감하셨을 겁니다. 오늘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롭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설명한 책 <경계의 종말>을 소개합니다.
변화의 가속화, 희미해지는 경계 기술의 발전은 전통적인 산업과 기업 간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듭니다. 고객에게 더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다른 분야와 통합해야 되고, 상품과 서비스의 오래된 구분도 뛰어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과 기계의 경계도 흐려지죠. 알파고의 사례에서 보듯이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진화하면서, 인공지능이 기계 학습과 기계 간 통신, 자동추론 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창의성의 세계까지 넘봅니다. 갤러리에 전시될만한 독특한 그림을 그려내고, 작곡도 할 정도입니다. 향후에도 산업부문, 선진국과 신흥국, 그리고 유급 노동과 열정의 경계도, 공공과 민간, 심지어 시민부문의 경계마저도 희미해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럼, 어떻게 경계가 희미해질까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사용자는 1분마다 300시간에 달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합니다. 전 세계 가장 인기 있는 10개의 콘텐츠 웹사이트 중 5개가 사용자 제작 콘텐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또, 패션기업인 <트레들리스>는 소비자가 제안한 티셔츠 도안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방문자의 투표로 디자인을 결정합니다. 최근 ‘peer to peer’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개인이 가진 자산과 기술, 시간 등까지 공유합니다. 숙박에 에어비앤비, 운송에 우버, 금융서비스에 소모렌드(SoMoLend)가 대표적입니다. 실제 산업 별로는 어떻게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을까요?
제조업의 미래 먼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제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변화시킵니다. 과거 소비자들이 이제 생산자가 되는 ‘제조자 운동(maker movement)’이 트렌드입니다. 직접 뜨개질한 제품은 물론, 전자기기, 레고, 각종 제품을 만드는 개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죠. 소비자도 제품에 뭔가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싶은 경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공예장인과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엣시(ETSY)’와 같은 유통채널이 성장 중에 있습니다.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의 제조업체가 눈여겨 봐야할 변화의 흐름인 것입니다.
무엇보다 제조업 진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집니다. 학습도, 전문가 연결도, 시장진입도 쉬워졌습니다. 무슨 일을 하다가 잘 모르겠다면 가장 먼저 유튜브를 찾아보면 됩니다.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한 How-To 동영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스트럭터블(Instructable), 핵스터(Hackster), 메이커진(Makerzine)과 같은 웹사이트에선 수천 건의 제작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동영상을 단계별로 제공됩니다. 이런 커뮤니티 속에서 수많은 제조자와 스타트업이 파생되는 것입니다.
소비자와 직접적인 교류 역시 활발해집니다. 스마트워치인 ‘페블 E-페이퍼’를 예로 들어 볼까요? 창업 당시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조달에 실패하자, 크라우드 펀딩으로 창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운영 중 봉착한 여러 문제들 예를 들어 품질 불량, 조업 중단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크라우드 펀딩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이를 본 회원들은 펀딩할 때처럼 지지자가 되어 잠재적 해결방안까지 도출해냈습니다. 가히,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걸 실감한 것입니다.
금융업의 미래 기술 발전은 금융업도 변화시킵니다. 만약에 자율주행차 시대가 온다면, 운전자가 없는데 보험을 누가 들어야 하고, 교통사고의 책임주체는 누가 될까요? 실제로 발생된다면 손해보험사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변화할 전망입니다.
더 큰 변화는 소비자들이 금융업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영향력 있는 소비자가 기존 금융업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험 네트워크(커뮤니티)가 대표적입니다. 영국의 P2P 자동차보험 네트워크인 게바라(Guevara)는 “보험료의 최대 80%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회원제로 운영하니 보험사기가능성이 없습니다. 회원끼리 리스크를 선별하고 손해사정을 더욱 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마케팅을 회원들이 직접 하기 때문에 고객확보 비용도 적습니다. 물론, 보험료 절감 혜택은 크기 때문에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보험사와 계약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급결제는 어떻게 될까요? 지갑을 가지고 다닐 필요없이, 모바일 앱으로 결제가 가능해지고,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어질 겁니다. 위치 태그, 생체인식 기술 등으로 거래사기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해줄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는 지급결제플랫폼에게 역할을 내줌으로써, 향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산관리도 자동화될 수 있습니다.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조정이 로봇 자문가에 의해 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혹은 전문적인 개인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유통업에선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어 소비자를 놀랍고 즐겁게 만들 ‘경험시장’이 대두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소비재 시장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에 기초한 새로운 고객 경험과 공유 경제가 확산될 전망입니다. 이처럼 이 책은 제조업, 금융업 외에도 보험, 인지기술, 운송, 에너지, 의료 등 11개 산업에 불어 닥칠 변화방향에 대해 상세히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융합과 창조의 시대를 대비하는 안목을 얻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