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영업’은 경영의 근간입니다. 그런데도 영업을 전략적으로 하는 기업이 드뭅니다. 실제로 전략을 세우는 데에는 몇 개월을 쓰는데, 영업 현장은 그와 상관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이렇게 전략과 영업의 단절은 결국, 성과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 <하버드에서 배우는 영업혁신>에서는 “영업이 전략을 실행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략과 영업을 연계하라!
영업을 전략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영업의 속성 때문입니다. 영업은 회사 내 시간이 아닌 ‘시장’의 시간에 따릅니다. 마감 시간, 거래처 방문, 계약, 배송 등 고객에 맞춰 움직입니다. 실적 달성에 대한 압박감이 영업의 숙명이다 보니, 눈앞의 일에는 급급하기 쉽습니다.
저자는 그럴수록 전략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때 전략은 선언적 목표나 열정, 가치가 아닙니다. 한 마디로 조직을 현재 상황에서 바람직한 미래 상황으로 옮겨놓기 위한 ‘분석’과 ‘실천’입니다.
이 책은 전략을 분명하게 하는 방법으로 목표, 범위, 경쟁우위, 3가지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목표는 성취하고자 하는 최종 결과로서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등으로 표현되고, 범위는 싸울 곳을 선택하는 것으로서 표적시장과 고객을 정하는 경계이자, 집중하지 않는 것에는 과감하게 ‘no’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우위는 경쟁자보다 뛰어난 요소로서 고가전략 혹은, 최저비용 전략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목표와 범위, 경쟁우위를 분명히 한 전략은 효과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영업 접근이 필요합니다. 영업조직에는 내부요인과 외부 요인으로 나뉩니다. 사람, 관리시스템, 영업조직 환경의 3가지 내부요인과 표적시장과 고객의 특성인 2가지 외부요인을 서로 융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일관성 있는 전략의 선택과 함께 구성원들과의 공유가 필요합니다. 이어 실천 가능한 영업과제와 실적에 대한 기대로 전환해야 합니다. 또,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며, 실적에 대한 기대 실현을 위한 효과도 측정해야 하며, 마지막으론 평과와 보상으로 영업 실적주기를 관리해야 합니다. 이 5단계의 프로세스가 원 모양처럼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전략과 영업 과제, 실적의 상관관계
그렇다면 이러한 전략이 실제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글로벌 실리콘업체인 다우코닝은 수십 년간 두 자릿수의 매출성장과 높은 수익을 기록했는데, 90년대 후반부터 성장을 멈추기 시작합니다. 바로 고객들의 이탈 때문입니다. 특히, 건축재료 구매고객들이 비용 압박 때문에 다우코닝에서 저가 경쟁업체 제품으로 바꾼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에 다우코닝은 직원을 줄이는 구조조정도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여러 고민 끝에 영업관리자, 제품관리자 등을 참여시킨 TF를 새롭게 구성, 5년간의 고객데이터를 모두 분석합니다. 그 결과, 두 분류로 고객이 크게 나눠졌는데, 솔루션을 찾는 기존 고객층은 다우코닝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합당한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었지만, 또 다른 신규 고객층은 가격만으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다우코닝은 이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웁니다. 꼭 필요한 요소만 담은 저가의 실리콘제품을 개발하여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을 겨냥하여 매출을 끌어올리되, 서비스의 비용은 줄인 것입니다. 제품 주문도 인터넷으로 받고, 대량 주문을 원칙으로 최소 주문량을 정했고 긴급 주문엔 수수료를 부과했습니다. 전체 7,500개 중 350개 제품에 대해서 이런 정책을 쓰되 차별성을 위해 ‘자이어미터’라는 브랜드를 따로 내놓았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매출이 60% 증가하고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이 매출이 전체에서 30% 가량 차지했습니다. 효과적인 전략과 영업의 실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업 관리자들이 각 전략에 직접 관여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시장과 기업의 경계선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시의적절한 정보를 반영해주었고 효과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고객에 대한 이해와 영업 활동
전략과 영업의 연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 그중에서도 고객의 현상유지 편향을 고려, 이해해야 합니다.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익추구보다 손실회피 경향이 더욱 강하다고 합니다. 웬만해서는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잠재적 이익이 잠재적 손실의 2~3배는 되어야 행동을 취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업사원들은 대개 자사 제품에 대한 우호적 편향이 있어 제품을 평균적으로 3배나 과대평가하니, 고객과의 불일치가 9배나 날 수 있다는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고객에게 주는 혜택이 제품 선택 변화를 정당화할 정도로 크다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데이터로 산출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일례로 스마트공장 분야 솔루션업체인 ‘로크웰 오토메이션’은 영업사원들에게 자사 모터를 사용하면 고객의 전기요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계산해 보여주도록 교육시킵니다.
이와 함께 우리 사업에 가장 잘 맞는 고객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고객 프로파일(ICP) 개발을 통해 할 수 있는데요. 고객데이터를 분석하여 규모나 지역, 가능성에 대한 예비가설을 세운 후, 피드백을 통해 가설을 정교하게 완성해가는 겁니다. 포커스가 분명해지는 효과도 있겠지요? 실적지표 역시 여기에 맞게 바꾸는 겁니다. 실제로 한 기업은 전체 매출에 수당을 주던 관행을 바꿔 이상적 고객과의 거래 성사 시엔 수당을 지급했더니, 거래 횟수와 매출이 늘어났고 고객이탈률은 줄었다고 합니다. 영업사원의 생산성이 기존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이처럼 영업조직을 움직이는 데 실적평가를 어떻게 하고, 고객에 대한 이해와 함께 무엇에 보상과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피드백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책은 기업들이 전략과 영업을 일치시키지 못하는 현실의 문제점을 통찰하고, 그에 대한 해법을 체계적으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이 책을 통해 전략적인 영업에 대한 시각을 얻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