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님이시여,
당신의 십자가 외에는 내가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
당신께서는 스스로 낮아지시고 고통을 당하시고 죽음으로써
나로 하여금 헛된 것을 바라지 않게 하셨습니다.
이 땅에 머무시는 동안 당신께서는 세상살이의 헛됨을 소멸시키셨고
죽었다가 다시 사심으로써 나에게 모든 영원한 것을 주셨습니다.
당신께서 가난하셨는데 내가 어찌 부자 되기를 바라겠습니까?
거짓 예언자를 높이고 참 예언자를 돌로 쳐 죽인 자들의 후손들이
당신을 거부하여 십자가에 못박았는데
내가 어찌 사람들 눈에 유명하고 권세 있는 자 되기를 애써 바라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리겠다는 희망을,
그 희망이 결국은 절망을 가져다 줄 뿐인데,
내가 어찌 그런 희망을 가슴 속에 품어 기르겠습니까?
나의 희망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하오니, 눈에 보이는 보상을 믿지 않게 하소서.
나의 희망은 사람의 가슴으로 느낄 수 없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하오니, 내 가슴의 느낌을 믿지 않게 하소서.
나의 희망은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없는 것에 있습니다.
내 손가락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을 믿지 않게 하소서.
죽음이 나로 하여금 잡은 것을 놓게 하고,
그리하여 나의 헛된 희망은 사라질 것입니다.
당신의 자비를 믿되 나 자신을 믿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믿되
건강이나 힘이나 재능이나 인간이 지니고 있는 것들을 믿지 않게 하소서.
만일 내가 당신을 믿으면 모든 것들이 나에게 힘이 되고 건강이 되고
나를 뒷받침해 줄 것입니다.
모든 것들이 나를 하늘나라로 데리고 갈 것입니다.
만일 내가 당신을 믿지 않으면 모든 것들이 나를 파멸시킬 것입니다.
*토마스 머튼*(Thomas Merton, 1915-1968)
영성신학의 대가이자 트라피스트 수도사인 토마스 머튼.
1948년 출간된 자서전인 베스트셀러 「칠층산」으로도 유명한 그는 시인의 열정으로 삶을 사랑한 인물로 인간의 고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왔던 인물이다.
그의 삶은 하나님을 받아들이기 전과 후로 명백히 나뉘는데
그 시점은 스물여섯살 때 켄터키주에 있는 트라피스트 겟세마네 수도원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그는 인간이 직면하고 있는 내면적 위기와 외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심도 깊은 자기 성찰과 영적 기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첫댓글 심도 깊은 자기 성찰과 영적 기도를 하게 하옵소서.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