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시원한 7월 첫날, 흐린 날의 수채화 같은 길을 걷다
1. 일자: 2017. 7. 1 (토)
2. 장소: 치악산(1282m)
3. 행로/시간
[보문사(08:22~09:02)
-> 안부(09:25) -> 향로봉(09:47)
-> 곧은치(10:11) -> 점심(11:20~50)
-> 황골 갈림(12:00) -> 쥐너미 전망대(12:21) -> 정상(12:47~12:10) -> 전망대(13:40) -> 세렴폭포(14:17~14:40) -> 탐방센터(15:25)]
4. 동행: 288 8인
7월 정기산행은 치악산으로 결정되었다. 왠지 내치지 않았다. 코스도
새롭지 않고, 참석률도 저조하고, 집결지도 흩어지고, 밴드 호응은 지지부진, 게다가 장마철에 등등. 그러나 막상 주초에 들어서니 마음이 동한다. 유박사님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준비한다.
청량리, 야탑, 동서울에서 출발한 288들이 원주에 집결한다. 아카님의 등장은 ‘서프라이즈’였다. 반가웠다. 다리님의 갑작스런 불참이 아쉬웠다. 운 좋게 우리(아카님. 걷다님, 명동)가 탄 택시는 국형사 탐방센터 바리게이트를 넘어 보문사까지
올랐다. 덕분에 1.3km, 비고 280m를 단숨에 올라왔다. 나머지 일행이 걸어 올라오는 30분은 그야말로 꿀 같은 시간이었다. 보문사 경내를 느긋한 마음으로
둘러본다. 흐르는 샘물의 물 맛도 그만이다. 트랭글 고도계가
가리키는 숫자 695m 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힘겹게 아스팔트를
올라오는 일행을 반갑게 맞고, 절 집 난간 계단에 걸터앉아 간식을 나누며 서로의 소식을 확인한다.
오늘 산길은 특별 날 게 없다. 여러 번 오른 길이라 눈에 익다. 보문사에서 향로봉까지 1km 남짓 된비알만 올라서면, 그 후 5km 정도 완만한 주 능선을 타고 정상에 닿는다. 장마 전 흐린
날씨인데도 대기는 맑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준다. 이 계절엔 흔치 않은 산행의 최적 조건이다. 걷기의 새로운 강자인 걷다님과 함께 하니 아카님도 예전 대간 때의 실력이 나온다. 초반은 선두 두 여인을 쫓아가기에 바빴다,
곧은치를 지나며 속도가 붙는다. 시원한 바람, 평탄한 등로 그리고 ‘선수들’. 치악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후미를 오가며 여러분들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걷는다. 걷다님은 걷기 선수다. 오랜만에 온 행진님도 서서히 옛 모습을 보인다. 아카님의 페이스는 다시 부상한다. 유박사님은 늘 그렇듯 288의 에너지원이다.
활공장에 선다. 앞이 확 트인 개방감이 참 좋다. 두 여인과 함께하며 활짝 웃으시는 바람님의 미소가 멋지다. 한설지님은
산에서만큼은 FM이다. 묵묵히 걷기에만 충실하다. 후미에 처져 아이넷님과 다음 산행을 모의한다. 화엄사~피아골 산행에 마음이 동한다. 머리에 떠오르고 가슴이 뛰면 행동에
옮기면 된다. 즐거운 상상에 뒤따르는 머릿속 시뮬레이션으로 한동안 정신이 없다. 원통재를 지나 황골 갈림 밑에서 식사를 하고 간다. 다양한 음식
먹으며 모처럼 왁자지껄, 벗들이 함께하는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쥐너이재 전망대에 선다. 바라보는 풍경에 비탐구간 길이 읽힌다. 못 가게 하니 더 가고 싶어진다. 단체사진을 찍었다. 활짝 웃는 얼굴들이 좋다. 머지 않아 치악산 정수리에 선다. 해를 가려 주는 적당히 흐린 날씨, 여전한 시원한 바람, 돌탑이 만들어주는 이국적인 풍경, 웃는 사람들…. 행복이란 내 주변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정상석과 데크 난간에
서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토요일 오후의 여유까지 묻어난다.
사다리병창 하산 길은 나날이 편해진다. 그만큼 안전시설이
보강되고 있다는 뜻이다. 덕분에 느긋한 마음으로 한 시간 남짓을 걸어 세렴폭포에 도착했다. 시원한 계곡물에 세면하고 발까지 담그니 날아갈 것 같다. 산에서는
신발 한 번 벗어 고쳐 메는 것 만으로도 피로가 풀린다. 세렴폭포애서 구룡사로 이어지는 호젓한 숲 길은
또 다른 힐링이었다.
어느덧 구룡사 탐방센터 앞에 선다. 기대보다 훨씬 편안한
산행이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FC34459585E2F1E)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D8B4459585E312C)
![](https://t1.daumcdn.net/cfile/cafe/2435734459585E3329)
![](https://t1.daumcdn.net/cfile/cafe/2452474459585E3428)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7E34459585E362E)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7614459585E3804)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FD24459585E3A03)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CF44259585E3B03)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93D3E59585E770A)
![](https://t1.daumcdn.net/cfile/cafe/2765FC3E59585E7838)
![](https://t1.daumcdn.net/cfile/cafe/21115E3E59585E7A15)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24D3E59585E7B0D)
![](https://t1.daumcdn.net/cfile/cafe/220FA53E59585E7D36)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BAE3E59585E7F14)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60C38595A2DE401)
![](https://t1.daumcdn.net/cfile/cafe/27263F38595A2DE52B)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E854B59585E9B29)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B9A4B59585E9C22)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68C4A595A2DFE0B)
< 에필로그 >
희망이님과
합류하여 갑오징어 전문점에서 푸짐한 뒤풀이를 하고 알딸딸한 기분으로 동서울행 버스에 오른다. 세찬 비가
차장을 두드린다. 내 마른 논에 물 흘러 들어가는 소릴 듣는 것 마냥 마음이 푸근해진다. 비를 갈망하는 만물의 기뻐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오늘산행은‘바람
불어 시원한 7월의 첫날, 흐린 날의 수채화 같은 길을 걷다.’로 요약할 수 있다. 출발 전 여러 우려는 현장에서는 기우였다. 모이니 즐겁고 함께 하니 힘이 났다. 7월에 계획된 두 번의 지리산행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35714B59585E9E1B)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E3B4B59585EA025)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8AF4B59585EA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