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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장흥군 대덕성당(주임신부 정도식 즈가리아) 용산공소(전남 장흥군 용산면 용인길 7, 회장 안금수 암브로시오)를 찾아 공소예절에 참례하였다. 공소예절은 격주로 주일 오전 9시에 실시된다. 공소예절은 거창한 도시 본당의 크고 화려한 외관을 뽐내는 그런 건물이 아니라 2층 살림집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곳에서 이루어졌다. 마치 한 가족처럼 오손도손 살아가는 삶의 현장인 신앙공동체 분위기였다. 초창기에는 용산 토박이 신자 7~8명에 불과했지만 귀농·귀촌 자들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33명의 식구가 되었다고 한다. 공소예절이 진행되는 모습에서 천주교가 박해를 받던 시절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용산공소는 2009년 6월14일 첫 미사를 봉헌한 후 7월30일 공소설립인가를 받았다. 공소설립 당시 비신자였던 선재심 씨가 자신의 2층 살림집을 개조하여 봉헌하였고, 나중에 마르타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현재 공소사목회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경택 베드로 형제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부터 공소에서 지불하는 월세를 받은 후 전액을 다시 봉헌해오고 있다고 한다.
20명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공소예절이 시작되었다. 전례를 담당하는 유치호 하비에르 형제가 성경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듣기 쉽고, 더 듣고 싶은 강론을 하였다. 성경을 읽을 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속에 담긴 사상을 받아들여 하느님이 누구이신지를 알아듣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선교사 경력이 있는 전례분과를 맡고 있는 형제라고 공소 회장이 귀띔해 주었다. 오늘에 설명된 성경에 관한 속편 강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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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과 소통하며 교우들과의 친교도 돈독히
공소예절이 끝나자마자 책상을 정리하니 친교와 나눔의 식탁으로 변했다. 다과를 함께하며 서로의 정을 나누었다. 주일이 아니더라도 서로의 친밀함을 더하기위해 분기별로 자체회비나 개인부담으로 전체 교우들의 축일을 축하하는 회식을 하고, 친목 도모의 일환으로 회장을 시작으로 전체 교우가 돌아가며 식사모임을 주관한다. 그리고 매년 8월15일이면 본당 신부님을 모시고 공소 돌잔치 행사를 하는데 이때 지역주민들을 초청하여 어울림 한마당을 펼친다고 한다. 이렇게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살기 좋은 마을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현재 사목회를 중심으로 소공동체 2개 반이 운영 중이며 매주 목요일 소공동체 모임을 갖고 있다. 여성모임인 성모회, 남성모임인 대건회, 연령회, 80세 이상의 교우로 구성된 경로회 등이 활동한다. 공소회장이 장흥성당에서 이곳 용산공소로 옮기면서 활동을 중단한 빈첸시오회는 10월 기초교육을 이수한 후인 금년 하반기에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7명으로 구성된 창조주의 모후 쁘레시디움(단장 정귀임 베로니카)은 매주 주일미사나 공소예절 후 다과회가 끝나고 바로 주회를 실시한다. 단원이 직장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특별하게 많은 활동은 하지 못하지만 병원 방문과 선교 대상자 방문 그리고 냉담자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보람된 활동이 무엇이었는지를 묻자 본당에서 실시한 예비신자 교육에 8개월 동안 차량봉사를 하여 4명을 영세시켰던 일을 떠올렸다.
대건회 회원 중 배 과수원을 운영하는 한 형제는 매년 명절에 배 50상자씩을 공소에 기부한다. 교우들은 이것을 할인된 싼 값으로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공소 건축기금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이는 현재 사용 중인 공소가 2층이고 비좁아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출입이 불편하고 위험하여 새로운 건물 신축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9년 동안 적립한 금액으로는 공소 교우들의 꿈이 이루어지기가 매우 어려워 보인다. 교우들의 바람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토지 구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아직 이렇다 할 부지가 마련되지 않으니 안타까움만 앞선다고.
마실장 통해 한우 등 상품 판매, 공소 건축기금 마련 계획
전국 한우협회 장흥군 지부장을 맡고 있는 안금수 암브로시오 공소회장은 “교우들이 자신들의 농가에서 가축이나 농산물 등을 출하할 때면 건축기금 마련을 위해 특별 봉헌을 한다”고 말한다. 현재 공소에는 8가구가 한우를 길러 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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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기자가 방문하던 주일은 귀농 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5일장격인 마실장이 열리는 날이었다. 마실장은 용산공소 바로 건너편에 있어서 회장님의 안내를 받아 가보았다. 마실장은 매달 1일과 6일로 끝나는 날에 주말이 겹치면 열리는데, 대개 한 달에 1~2번 열린다고 한다. 귀농 인들이 옛날 장터 분위기와 신개념의 문화장터의 취지를 결합해 공유하고 나누는 소통의 장소인 마실장을 생각해냈다고 한다.
공소회장에 따르면 이곳 마실장의 리모델링이 예정되어 있는데 완성되면 공소 부스를 마련하여 운영할 계획이란다. 그렇게 되면 공소의 교우들은 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와 연계하여 한우 등 자신들이 생산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고 그럼으로써 공소 건축기금 마련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이 엿보인다고 하였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듯하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감으로써 어떠한 시련에도 무너지지 않을 신앙공동체 마련을 위해 원하는 바를 즉시 해결해주지 않으신 것 같다. 하느님이 주신 커다란 은총으로 좋은 이웃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용산공소 교우들의 소망이 조만간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면서 마음이 넉넉하신 공소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