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책을 펼치며
저는 사회복지사로써 내가 일하는 그 분야를 잘 아는 것만큼
동료 사회복지사가 일하는 환경과 과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사회복지계의 다양성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공감&협력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복지계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실천 바탕으로써 가치를 이해하기 딱~ 좋은 책이었습니다.
다음 현장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제게 확실히 유익하겠다 싶은 책이었기에
시간내어 읽기에도 딱~ 좋았습니다.
# 2. 책을 읽으며
책에 담긴 총 20명의 사회복지사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쓴
내 일(=업무 현장),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읽었습니다.
(읽으며 와 닿은 바는 밑줄 긋고, 별표시를 했습니다)
한편한편 정성껏 읽으며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니
어떤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지향하는 방향의 동일함을 느꼈습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보려는 마음을 나누고, 둘레 사람과 '함께'의 가치를 지키며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온전히 실천하고자 애써 온 발자국이 보였습니다.
"큰 수빈아, 선생님이랑 식목일 꽃씨 심었던 것 기억하니? 어떤 친구가 심은 꽃씨는 이틀 만에 싹이 나서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크기도 했지만, 어떤 친구가 심은 꽃씨는 싹은 바로 나도 천천히 크고 잎사귀도 몇 개 안 달려서 되게 답답해했지. 또 어떤 친구가 심은 꽃씨는 죽었나보다 하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한참 후에야 싹이 나기도 했던 것 기억하지? 선생님이 살펴보니, 작은 수빈이는 한참을 기다려야 싹도 나고 꽃이 피는 꽃씨야. 옆에서 함께 기다려주고 관심 가져주고 살펴보자."
-63쪽, 김보나 선생님,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는 곳, 지역아동센터 가운데
정신장애인을 만날 때 먼저 물음이 필요하다. 묻는다는 건 모른다는 걸 동반한다. (...) 내가 만나는 당사자를 '도움 받는 사람'으로 대상화하지 않는 것이 사회사업가의 중요한 태도이다. 그 사람의 일상과 삶에 관심을 갖고 물음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관계 맺을 때 그들이 자기 삶을 잘 살아낼 수 있도록 바르게 도울 수 있다.
-150~151쪽, 이정남 선생님, '그 섬에 가야한다' 가운데
국제 NGO 활동가는 국내 복지관 사회사업가들보다 더욱 민감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으면 현지 주민들을 더욱 궁색하고, 빈궁한 사람들, 부족한 사람들로 대하기 매우 쉽다. 그런 면에서 국제 NGO 홍보사업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 가난을 상품화하는 일, 해외 현장을 빈곤 체험 장소로 활용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202쪽, 홍정표 선생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가운데
추친단 회의에서 마을잔치를 구상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역할을 논의했습니다. (...) 추진단원들이 머리를 맞대니 온갖 사람이 떠오르고 곳곳에 숨겨진 자원과 연결되었습니다. 우리 마을이 보물창고였습니다. (...)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추진단에서 미리 마을 곳곳에 잔치를 알린 덕에 면사무소, 치안대, 농협, 우체국 직원들도 함께 하며 어울렸습니다. 구색은 어버이날 잔치이지만 실상은 이목1리 주민 모두가 즐기는 마을 행사입니다. 곳곳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정겨운 인사와 살뜰한 안부가 오갔습니다.
-186~187쪽, 이승학 선생님,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에 달렸다' 가운데
당장 경제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함께' 한다 는 연대 의식입니다. 누군가 도움을 주고, 곁에서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재단은 그 피해자 곁에서 그 힘이 되어드리고자 합니다.
-252~253, 임병광 선생님, '세월호 참사 피해자 곁에 선 사회복지사' 가운데
스무 분의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글을 따라가며며
지금 서 있는 환경(현장)과 하는 일이 다름에도 비슷한 방향을 보이는 이유를 생각했습니다.
그 대답으로써 말할 수 있을 내용이 책 앞구절에 있었습니다.
인간이 인공지능과 다른 능력은 바로 '공감'입니다. 공감은 태도입니다. 특히, 당사자를 대하는 태도, 이것을 가꾸고 다듬는 데 사회복지사의 미래가 있습니다. (...) 기술 진보 이후 더욱 더 사회복지사는 '사람 사이 관계를 연결'하는 사람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겁니다. 우리는 우정, 인정, 사랑, 애정을 생동하게 하는 존재입니다.
-18~20쪽, 김세진 선생님, '사회복지사를 소개합니다' 글 가운데
지금 마주하는 내 일과 현장은 다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회복지사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로써
사회복지사로써 정체성, 즉 내 일을 마주하는 태도와 철학의 동일함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직업)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세워야 할 필요성도 느낍니다.
(그 과정을 되도록이면 학생 때부터 꾸준히 하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워가는 혹은 세워진 정체성과 철학도
현실의 벽과 이런저런 어려움에 꺾일 수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어려움으로 인해 마음이 무너지고,
시간이 흘러 닳아질 수 있기에 소진과 타성에 젖을 때도 있을겁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넘어져도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서 갈 수 있는 회복탄력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 해답으로 본 것이 '동료와 함께하는 학습모임' 이었습니다.
사는 모습과 방식이 다양한 이들을 이해하려면 공부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사람과 사회에 대해 관심을 두고 관련 책과 논문 읽기를 게을리 하면 안 됩니다. 모르면 오해하거나 편견으로 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9쪽, 이연신 선생님, '아이들이 크는 것 보며 함께 성장합니다' 가운데
때론 주간보호센터 역할에는 한계가 있음을 논한다. 부족한 인력, 제한된 이용 시간, 돌봄에서 오는 소진 등 여러 상황이 있다. 하지만 센터장님, 동료들과 당사자 지원에 관한 공부를 하며 여러 이유를 잠시 내려놓아 본다. 혜안이 생긴다. 당사자에게 사는 맛을 느끼게 하고 우리게에도 사회사업 하는 의미를 주는 실마리가 보인다. 학습은 확신을 주고 확신은 방법을 찾게 한다.
-128쪽, 이혜미 선생님, '발달장애인도 살 만한 세상을 위해'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도우며 한계에 부딪힐 때,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종결하며 돌아설 것인가, 사회복지사답게 공부로 돌파하여 당사자의 강점을 이끌고 나아가 나도 성장할 것인가? 이씨 아저씨와 함께하며 변화를 경험하니 후자를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고, 다른 분들도 바르게 도와갈 용기가 생겼다.
-174쪽, 오의권 선생님, '당사자의 강점을 볼 수 있는 사람, 통합사례관리사' 가운데
밤낮으로 자기 시간을 내어가면서까지 공부하는 이유는 현장에서 채워지지 않는 결핍과 결여가 주는 간절함 때문일 겁니다. 2020년의 제가 그랬듯, 이 간절함이 구일하게 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이끕니다. (...) 마땅함을 좇아 절차탁마하니, 뜻있게 공부하고 바르게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동료들이 늘어갑니다. 지치고 힘들 때도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동료가 있어 다시 힘을 냅니다. 그렇게 조금씩, 우리 현장이 나아갑니다.
-190쪽, 이승학 선생님,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무엇을 하는지에 달렸다' 가운데
학습모임을 통해
나를 살피고 동료와 함께 성장하며 나아간 선생님들의 글을 읽으며
지난 날, 서울지역 사회복지사 독서모임 '서울 책사넷' 을 주선하고 참여했던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지난 4월, 자발적으로 써 봤던 '서울 책사넷 6개월 자체 평가서' 도 다시 읽었습니다.
학습모임을 통한 유익이 여러모로 크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3. 책을 덮으며
총 20명의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글을 여행하듯 즐겁게 읽었습니다.
밑줄 긋고, 별표시 하고, 여백에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했습니다.
스무명의 저자 선생님과 함께한 복지현장 여행,
즐겁게 누리고 돌아오며 크게 두 가지를 배웠습니다.
1.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맡더라도
사회복지사로써 내 일의 의미와 철학을 나름대로 정의하고
맡은 일에서 하나씩, 느리더라도 꾸준히 적용하여 나아가는 성실함!
2.
의미와 철학이 확고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떤 일로써 무뎌지거나 꺾일 수 있기에
내가 서 있는 환경(현장)에서 그것을 지킬 수 있는 도구로써 사용 할 '학습모임'의 필요성!
(되도록이면 내가 먼저 학습모임을 주선하고 과정에 '적극'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이 두 가지 배움을 토대로
다음 현장을 준비하는 자세와 하고 싶은 일을 그려보며
즐거운 복지현장 여행을 통해 한발 더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