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같은 인생
박노산
있는 밥이나 그냥 먹으면 될 일을
속이 편치않다고 죽을 끓여달랬더니
궁시렁궁시렁
아내는 검게 그을린 솥에 찬물을 퍼붓습니다
쓰리던 속이 차가워집니다.
아내의 투덜거림은
불길이 되어 치솟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더니
이내 뒤집어지기 시작합니다.
죽이 다 되었을 무렵
나는 죽을 맛이었습니다.
아내도 죽을 상을 지으며
간장 종지 하나 덜렁 놓인 커다란 상에
죽을 내놓았습니다.
먹기 싫다고 했더니
아내는
똥개 훈련시키느냐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내는 막 상을 들고 나가려 하고
나는 상을 붙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먹어주는 것이 훗날 신상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왜? 안 먹는다더니?”
꾸역꾸역 죽을 퍼 넣었습니다.
“변덕이 죽끓듯 한다니까....”
아내는 눈을 흘기며 지켜봅니다.
조금은 걱정스런 눈으로,
입술 한 쪽 끝에 엷은 미소를 띠우며.......
어차피 사람사는 일이
늘 변덕스러운 것 아니겠어요?
아내의 변덕처럼요.
첫댓글 사람사는것이 지마음대로 되나요
흐르는대로 사는거죠
읽어면서
재미있고
안타까운 시어입니다.
서로의 잎장을
생각하면 ...ㅍ
웃음 짓고갑니다
속 쓰리는 원인이 ~
투덜대는 사모님대응
안 봐도 ㅎ.ㅎ
건강하시고 아웅 다웅
행복하세요~
죽 드시고싶다고 하기전에 뭔일이 있었지요?
그러니
아내분이 투털거리셨겠지요?
ㅎㅎ
입 맛이 없고, 힘 없고 .....
입 맛이 돌아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