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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석코너 원문보기 글쓴이: 청심
괴산 탐석 여행
2012. 03. 03(土) |
3일(土) 휴무를 맞추어 양양으로 탐석을 계획했었다. 그런데 전날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 아침까지 전국에 비나 눈이 내리는 가운데 강원 산간에는 최고 20cm의 폭설이 예상된다는 기상청의 협박(?)에 겁을 먹고 이미 날을 잡은 상황이므로 함께 가기로 약속을 한 사무실 직원 명가[홍건표]님과 위대복님 초심자 두 분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충북에 계시는 훈남[김훈섭]님께 탐석 계획이 있으신지 폰을 드렸더니 쾌히 내려오라신다.
돌이켜 보면 나도 15년 전 수석이란 생소한 취미를 접하면서 얼마나 탐석을 가고 싶었었나? 그렇게 가고는 싶었지만 산지도 모르고 어떠한 것을 취해야 되는지 기준도 모호하고 참으로 난감했었다. 얼마나 가고 싶었으면 그 당시 알고 지내던 수석인[사실 수석인이라 하기에는 좀 부끄러운 사람이지 만...] 한 사람 있었다. 그 사람에게 탐석 갈 계획이 있으면 꼭 나를 데리고 가 달라며 통 사정을 하다시피 했었다. 심지어 술과 밥까지 사주며 애원하다시피 했으니 말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못이기는 척하고 큰 인심이나 쓰는 양 나를 데리고 갔었다. 탐석을 가는 횟수만큼이나 그 사람에게 술과 밥을 사야 했었다. 당시에는 내가 아쉬운 입장이고 그 사람은 나의 부탁을 들어주는 입장이라 생각했으니 나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마운 사람이었을까? 그도 그럴 것이 혈기 왕성하고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던 나이 35세가 아니었나? 돌이켜 보면 그 사람이 참 수양이 덜 된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무슨 대단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지금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후배 초심자가 수석이란 취미에 흠뻑 빠져서 나와 같은 애석 생활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얼마나 고맙고 기특하고 내가 가진 애장석 까지 주고 싶으며 나의 경비까지 들여서 독려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수석이란 취미를 접하게 된 것은 다행이고 좋았지만 내가 덕이 없어서 사람을 잘 못 만나지 않았었나 싶다.
경우에 따라 지금은 모른다. 나도 모르고 상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서야 아... 그 것이 그런 것이었구나, 하고 느끼는 것이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진실은 언제 어디서나 통하게 되어있다. 그렇지만 진실이 없는 욕심에 의한 가식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자신을 져버리는 행위인 것을 타고난 천성으로 그 당사자는 지금도 모르고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이다.
함께 탐석을 떠나기로 약속한 사무실 직원 명가[홍건표]님과 위대복님 두 분은 나의 홍보 아닌 포섭 (?)의 노력으로 수석을 시작한지는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은 초심자로 요즘 같이 탐석지에서 기념 석 수준의 작품도 만나기 힘든 조건에서 빈손으로 돌아오는 일은 예견된 일이므로 수석에 대한 흥미를 잃고 식상할 것이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수석을 즐기는 조건으로 역시 최고는 탐석이 아닌가? 아무래도 모든 과정이 다 그렇지만 역시 기초(탐석)가 튼실해야지만 제대로 된 애석생활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되도록이면 내 경비가 더 들더라도 함께 탐석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3일 07:00 서울에서 두 분과 함께 출발하여 07:40경 북수원IC 초입에서 예원수석회 임종수 고문님을 만나 영동고속도로를 진입하여 달리는데 토요일 좀 늦은 시간에 출발하였는데도 차량의 흐름이 좋다. 아마도 기상청의 엄포로 야외 계획을 세웠던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나 싶었다. 신갈IC에서 경부고속도로로 갈아타고 평택~안성 간 고속도로를 경유 다시 중부고속도로를 갈아타기 까지 말 그대로 고속도로였다.
10:00경 목적지인 청주에 도착하여 훈남님께서 끊여 주시는 커피 맛이 꿀맛이다.
그렇게 훈남님과 만나 청주를 출발 괴산 ‘덕평’ 산지에 도착하니 늘 그렇듯이 예의 그 물과 돌들이 섞인 특유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것이 엔도르핀이 절로 솟고 마음까지 상쾌하니 새삼 바로 이 맛 때문에 탐석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 도착한 산지에서 탐석에 열중이신 명가님과 위대복님을 뒤로하고
규격: 43 * 9 * 10
반대편에서 본 작품을 만났다. 기대 이상의 월척을 만났다. 처음 밑자리가 보여서 어느 수석인이 절단석을 버렸을까도 생각하고 뒤집었더니 경이 환상이다. 소위 말하는 쩍난 것이었다. 수 없이 탐석을 다녔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 기분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언어의 유희에 한계가 있다.
다음으로 이동한 산지다.
탐석에 열중이신 위대복님
오늘은 더 이상 탐석에 대한 욕심은 없다. 일행이 탐석 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 나는 준비해온 삼겹살이나 구웠다.
삼겹살이 익어간다.
좌로 부터: 예원수석회 임종수 고문님, 훈남님, 위대복님
수석의 미학(Aesthetics) / 청심
완전한 인간이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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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삽겹맛이 꿀맛이었겠습 니다. 요즘 찾기어려운 경석을 ~!! 감축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