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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원숭이의 항아리
파란하늘 추천 0 조회 19 09.03.24 23:3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원철 <The Starlight-경주#02> 디지털 C-프린트_70×70cm_2007

 

 

 

 

항아리 속에는 한 덩이진 빵이 들어 있다.

빵은 열개로 구획되어 있으나 아주 잘라지지는 않았다.

 

항아리의 입구는

원숭이의 손을 오므려야 겨우 넣을 정도의 크기다.

그러므로 한 번에

나뉘어진 크기의 빵 한 조각 만을 어렵사리 꺼낼 수 있다.

 

다섯 원숭이에게 항아리 하나씩을 주며 두고 먹으라 했다.

그 해 기근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각 원숭이의 색은 지금 그 원숭이가 가진 색일 수 있으나

잃어버려 찾고 있는 색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 푸른 원숭이 』

 

▣ 경우 1.

항아리를 받았지만 항아리 속에 빵이 들어 있는 걸 잊어 버리고

하늘의 별을 보고 있다. 별이 궁금하다.

항아리 위에 앉아서 차라리 항아리가 있는 것이 귀찮기도 하다.

 

그럼 그 안의 빵은? 썩는 줄도 모른다.

아예 관심이 없다.

 

▣ 경우 2.

다른 원숭이가 우는 소리를 하면

그 원숭이가 실제 배가 고파서 그러는지의 진위 여부 확인도 없이

항아리째 줘 버린다.

 

그리고도 정작 자기 배가 고픈 줄도 모른다.

 

▣ 경우 3.

항아리를 가지고 있어도 항아리를 잊어버리고

항아리를 줘 버리고 없어도 항아리 가졌던 걸 잊고서

 

배고프면 물만 먹고 배가 부르다 한다.

다른 원숭이에게 폐가 될까 봐 빈 속에 물만 먹고도 이만 쑤시고 다닌다.

 

                    『 빨간 원숭이 』

 

▣ 경우 1

남들도 다 받은 항아리 선물을 자기만 받았다고 자랑하고 다닌다.

실제 항아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항아리 겉을 치장한다.

 

▣ 경우 2

길 가다가 슬픈 원숭이만 보면 달라고 안 해도 빵을 꺼내 준다.

그래 놓고 빵을 준 것조차 잊어 버린다.

그러므로 실제 항아리 속에 빵이 몇 개 남았는지

아니면 남기나 했는지는 잘 모른다. 계산에 어둡다.

 

▣ 경우 3

막상 배 고플 때 항아리 생각을 하지만 배고픈 급함에 항아리를 뒤집어 엎는다.

 

항아리 입구가 작아서 잘 안 나오면 왜 안 나오냐고 화부터 낸다.

 

정작 그릇 위에 쏟아놓는 것도 아니어서 꺼내고도 먹을 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땅 위에  자기가 쏟고서 땅이 왜 거기에 있느냐고 화를 낸다.

땅하고 싸울 수도 있다.

 

                    『 노란 원숭이 』

 

▣ 경우 1

단순하다. 먹는 것이 아깝다. 저축하듯이 모아둔다.

 

그렇다고 다른 항아리를 욕심내는 것도 아니다.

오직 관심은 자기 항아리 뿐이다.

 

▣ 경우 2

배가 고파 손을 넣었다가 먹는 욕심때문에 빵을 한 조각밖에 꺼낼 수 없다는 걸 잊는다.

그리고는 덩이째 움켜쥐고 왜 안 나오느냐고 한다.

 

일단 손에 쥔 걸 놓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 자리에서 빵을 끝까지 쥐고 있다.

배고픈 것도 잊는다.

손에 쥔 게 더 중요하다. 빵이 썩는다.

그러다 손도 몸까지도 썩는다.

 

▣ 경우 3

푸른 원숭이가 와서 살살 꼬시면서 그럴 듯한 명분을 내놓으면 항아리째 줘버린다.

속은 줄 알면서도 또 와서 꼬시면 또 준다.

 

그 자체가 항아리다.

 

그러나 명분이 있다고 해도 다른 원숭이가 꾄다고 주는 것은 아니다.

 

▣ 경우 4

한번에 한 개 씩이 아니라 한꺼번에 한 덩어리를 다 먹는다.

 

먹고도 배가 고프다.

맛을 모른다.

 

                    『 하얀 원숭이 』

 

▣ 경우 1

한 번에 한 개씩 차근차근 꺼내 먹는다.

꺼내 먹으면서 배가 부를수록 다른 원숭이의 항아리가 탐난다.

 

그래서 원숭이 모임을 만든다.

사실은 항아리가 탐나서 다른 원숭이를 만나는 걸 끝까지 숨긴다.

 

다른 원숭이가 아부삼아 항아리를 주는 걸 즐긴다.

빵보다 항아리의 가치에 더 관심이 있다.

그렇다고 항아리의 아름다움에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갖다 줄 부와 권력에 더 안심이 된다.

 

겁이 많아서 더 친하게 군다. 위계질서가 지상의 가치다.

 

▣ 경우 2

자기 항아리 속 빵만이 아니라

다른 원숭이의 항아리 속 빵까지 야금야금 다 먹어치운다.

 

먹은 티를 안 낸다.

먹고도 오리발을 내민다.

 

빵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게 미리 준비한다. 준비가 없으면 불안해 한다.

훔치든 뺏든 방법이 중요한 건 아니다.

 

                    『 검정 원숭이 』

 

▣ 경우 1

손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해서 하나씩 꺼내 먹는다.

 

자기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도취한다.

다음 번에는 또 다른 도구를 사용한다.

 

빵보다 그걸 꺼낼 수 있는 도구에 더 관심이 있다.

 

▣ 경우 2

예쁜 원숭이를 꾈 수작으로 항아리를 들고 다닌다.

빵보다 이성 원숭이가 더 좋다.

 

▣ 경우 3

왜 이런 항아리를 주느냐서부터

항아리 주둥이, 준 사람, 빵 맛에서부터 빵 크기...에 이르기 까지

입을 대지 않는 말이 없다.

 

쌍 시옷 들어가는 언어 습관이 입에 붙었다.  

 

모든 것이 못마땅하다. 원래 못마땅해서가 아니라 그저 못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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