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어디로 가면 눈처럼 쌓인
그대 그리움을 만날 수 있을까
어디로 가면 바람으로 전해진
그대 그리움을 만날 수 있을까
바람도 잠들었고 눈도 그쳐버려
그대 그리움을 찾을 수가 없구나
강가를 맴도는 바람 따라 후미진 언덕
손 끝으로 느껴지던 갈대들이 죽어 있다
일부러 열어두지 않았는데
바람은
길을 열고 떠나가고
그려 낼 수 없는 추억은 죽어 있는가
포근했던 어느 봄날의 추억
향기로운 들풀의
마음으로 서로를 기대면서
마주보며 웃어주던 그 미소가 그립다
그리움에 지쳐가는 가슴은
허기짐으로 가득 차 있고
머물지 못하는 고독한 내 영혼은
달빛 그림자로 시들어 가는 구나
바람 따라 흐르는 싸늘함이
내 몸을 어루만지고 흩어지면
행복했던 그 날의 여운이
왜이리 내 가슴을 왜곡하게 하는가
내 가슴을 파고드는 눈물이
사라진 노을에 묻힌 채 알아 볼 수 없는데
어둠이 땅위에 피어나고
다정하게 노래했던 언덕에는
다시 바람의 노래가 넘쳐 난다
그리움이여!
정녕 나를 버리고 떠나간 그리움인가
어느 한적한 강 후미진 언덕에
눈처럼 쌓여 잠들어 있을 그리움이여!
당신이
나를 찾기도 전에
어둠이 나를 데리고 떠나가려 하는데
어둠속에 당신 버려두고 가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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