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태 [기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꿈꾸는 백두대간 미시령(彌矢領)

[미시령에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꿈꾸는 백두대간 미시령(彌矢領)

우리 선조들은 백두대간을 백두산에서 금강~설악~태백~소백~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로 설명한다. 백두대간은 남과 북의 생태적 요소들을 잇는 우리나라 자연생태계를 대표하는 핵심 생태축이다. 이 중 설악산은 백두대간 중심에 위치한다.
 
특히 설악산 내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미시령(彌矢嶺)은 옛 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 `증보문헌비고'에 미시파령(彌時坡嶺)·연수령(延壽嶺) 등 다양한 이름으로 나타난다. 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험준한 고개로 유명했던 미시령은 산적들이 들끓었던 험한 산길이자, 폭이 좁고 심하게 비탈져 눈사태가 발생해 인명 피해도 잦았던 곳이다.
 
예로부터 미시령(해발고도 826m) 일원은 산양, 삵 등 설악산의 대표적인 야생동물들이 남북 접경지역으로 이동하는 주요 통로였지만 1959년 도로가 개설된 후에는 진부령, 대관령, 한계령 등과 함께 사람들이 험준한 태백산맥을 넘나드는 주요 교통로가 되면서 서서히 그 지역에 서식하던 반달가슴곰, 하늘다람쥐, 삵 등을 보기 어렵게 됐고, 신갈나무나 물푸레나무 군락도 자취를 감췄다. 1989년 도로를 확장하고 1990년 미시령 정상에 휴게소가 만들어지면서 자연은 더욱 훼손되고, 개설된 도로로 백두대간은 단절됐다.
 

 
설악산 미시령 일원은 우리나라에 몇 안 남은 전형적인 아고산 지역으로 생태계 복원을 통한 건강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지역이다. 또한 2006년 미시령 터널이 개통된 이후 고개를 이용하는 차량이 급감하고, 겨울철 수시로 도로가 통제되면서 정상에 설치된 휴게소도 효용성이 떨어져 2016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철거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강원도 고성군, 인제군과 실무 협약을 맺고 미시령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원상 회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흉측하게 파인 미시령을 원래의 숲으로 복구하는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 안에 정상부에 있는 이동통신중계기를 주변지역으로 이전하고 기존 휴게소 주차장은 원래의 계곡으로 복원하며 잘린 도로면은 황토포장을 활용해 복원할 예정이다. 훼손된 약 3만㎡ 지역을 최대한 원지형으로 복원해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끊어진 백두대간 생태축을 연결하는 것이다.
 
예산 50억원이 투입되는 `미시령 핵심 생태축 복원사업'은 국가기관과 지자체, 전문 연구기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이러한 사업이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또한 절실하다. 자연 생태계 복원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 미시령 핵심 생태축이 복원된다면 단절·훼손된 백두대간 지형이 복원되는 생태적 의의와 함께 1983년 마지막으로 설악산에서 자취를 감춘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미시령 복원사업으로 한반도 생태축이 설악에서 DMZ를 넘어 금강산까지 이어지고, 저 멀리 백두까지 닿기를 염원한다.

김종완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장

전문용어 설명
 
■ 백두대간 :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큰 산맥줄기를 일컫는 말로서, 풍수적 사고관념에 기초하며, 우리 고유의 산에 대한 관념과 신앙의 중심에 자리하고, 두만강·압록강·한강·낙동강 등 수계의 발원처이다. 한반도의 자연적 상징이 되는 동시에 한민족의 인문적 기반이 되는 산줄기이다. 백두대간은 사람과 자연의 일체화를 지향하는 유기체적 산맥관이자, 한반도의 생태적 주축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 문화경관을 형성한 자연적 뼈대이다.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한민족 정보마당 홈페이지)
 
■ 생태통로 : 도로 및 철도 등에 의하여 단절된 생태계의 연결 및 야생동물의 이동을 위한 인공구조물로서, 야생동물이 노면을 거치지 않고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조성하며, 일반적으로 육교형(overpass)과 터널형(underpass)으로 구분된다. (출처 : 환경부 생태통로 설치 및 관리지침)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계획 관련 자료

백두대간보호_기본계획(산림청_산림생태계복원팀).pdf

금강산-비무장지대-설악산권역_남북공동생태공원_지정방안(녹색연합1999).hwp

▲ 휴게소 철거공사가 완료된 미시령옛길 정상부 모습 (사진제공: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 2016년 09월 촬영)

미시령의 생태축을 복원하는 본격적인 공사가 2018년 8월 28일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사기간 중 '미시령옛길'의 차량통행은 가능하지만, 정상의 주차장은 이용할 수 없으니 미시령옛길을 운행하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2018년 09월 04일 촬영)

미시령옛길 관련 글 더 보기:

* 미시령, '생태축 복원'으로 백두대간 생태계의 보고로 재탄생 준비 

▶ http://cafe.daum.net/misiryeong/U00C/246

*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백두대간 미시령 생태축 복원사업 추진
▶ http://cafe.daum.net/misiryeong/U00C/222

* 구름바다 위를 달리는 천상의 드라이브, 미시령옛길

▶ http://cafe.daum.net/misiryeong/U00C/230

 
* 느림의 지혜와 즐거움을 생각하면서 미시령옛길을 넘습니다
▶ http://cafe.daum.net/misiryeong/U00C/174
 
* 미시령옛길 정상의 미시령 휴게소 건물 철거 시작 (2016년 7월 18일~)
▶ http://cafe.daum.net/misiryeong/Tzsf/44
  
* Your online travel guide to Misiryeong Ridge and surrounding areas
▶ https://www.pinterest.co.kr/misiryeong
▶ https://www.flickr.com/photos/misiryeong
▶ https://www.instagram.com/misiryeong

* 1959년 11월 28일, 미시령도로(현 미시령옛길) 개통 당시 대한뉴스 영상

▲ 미시령옛길 정상의 미시령(彌矢領) 표지석. 표지석의 글자는 이승만 대통령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본 문서는 2018년 09월 04일, 마지막으로 수정(업데이트)되었습니다. ♣

Last Modified (Updated) on September 4, 2018

[바다나무]

[바다나무]

소장님, 미시령을 아름답게 복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쑥부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