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
라캉은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고로 나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라 주장했다.
데카르트의 고기토,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부정한 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은 환상이란 사실을 라캉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또한 인간의 욕망은 결코 채워질 수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시원한 이론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추가해, 헤겔의 정신현상학의 내용, 즉 인간의 의식의 흐름, "감각 ㅡ지각 ㅡ 오성 ㅡ 이성 ㅡ 절대지 ㅡ 절대정신"의 이해를 통해 인간의 존재는 정신적인 것, 즉 환상임을 다시 이해할 수 있었다. 헤겔은 세계가 정신이고, 그 정신은 인간의 의식과 일치되어간다는 변증법 논리를 통해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인류의 위대한 신과 종교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과 대상들이 환상이란 말들을 다시 한번 의미를 사유하게 되었다. 그들이 던진 담론만으론 이해가 되지 않었던, 인간의 고통이란 숙명과 자아는 환상이란 진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된 것 같다.
성경 ㅡ 도마복음 56
56.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이 세상을 깨달은 자는 시체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누구든지 시체를 발견한 사람에게 이 세상은 합당하지 않다."
(56) Jesus said: He who has known the world has found corpse, and he who has found a corpse, the world is not worthy of him.
불교의 경전의 핵심이론은 "자아는 없다"란 관념ㅡ"제법무아諸法無我", "인간은 고통을 피할 수 없다"는 "십이연기十二緣起" 등은 어설프고 빈틈이 많은 옛 이론이다.
인도의 성자, 라마나 마하리쉬는 "현상계는 환상이다"라 주장했다.
인간의 욕망이 영원히 만족될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타자의 욕망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결코 충족될 수 없기에 인간은 늘 고통 받을 수 밖에 없다.
라캉과 헤겔에 걸려 2달째 사유의 미혹ㅡ늪에서 헤메고 방랑하고 있는데, 유툽에 좋은 학습자료들을 찾아 공부하며, 새삼 세상이 좋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정혜쌍수定慧雙修는 깨달음 공부에 필수이다.
곰팡이 먹은 옛 경전만 껴안고는 진리에 다가설 수 없다. 또, 이론만으로, 수행만으로는 역시 진리에 다다를 수 없고, 정신과 인격이 변화될 수 없다. 옛날 경전, 붓다와 예수의 낡은 말씀만으로 진리를 얻고 삶이 변화되는 깨달음에 도달할 수 없다.
자크 라깡과 헤겔을 공부하는 것은 너무 난해해 고통이지만, 그런 고통스런 자극이 없으면 진보가 없을 것 같다. 읽으며 바로 해석되고 이해되는 책들은 아이스크림 같은 것. 갈 길은 먼데, 벌써 해가 지고 있으니 마음이 아득하다. 어서 공부해야 겠다.
구경회 20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