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월시인 음력 오월 단오 자전시]서지월 시-오월 단오
●서지월 시-오월 단오
오월 단오
서지월
지금은 꽃가마처럼 잊혀져 가는
훈풍 혹은 빨랫줄같이 되고 있지만
춘향이 옥비녀 뿐만 아니라
춘향이 눈썹 너머 피어오르는
환한 석류꽃 그늘로 해서 옵니다
창포에 머리 감고
우리 누이들 착한 누이들 속살 내보이며
그네 뛰었고요,
남정네들 씨름하고 풀쌈하고
대추나무 시집 보내는
그런 단오날
우리 엄만 날 낳으시고
이 세상에 나는 버려졌지요
할아버지 돌아가신 상중(喪中)이라
복(服) 입은 아버진 두건(頭巾)을 쓰고 계셨고
그래서 내 이름을 건식(巾湜)이라 지어 불렀답니다
마침 그때 두루 마을을 돌아다니며
참기름 파는 참기름장수 할머니
참기름 팔러 왔다가
곧 출산할 때 된 울엄마 배를 보시고
그날따라 우리집에서 하룻밤 묵고
세상밖으로 어린 나를 받아내었답니다
미역국 먹고 떠나신 그 할머니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리고는
다시 오지 않더라는
지금에 와서 어머니께서 들려주시는 말씀,
중국 시신(詩神) 굴원(屈原)이 부패한 세상 개탄하며
멱라수에 몸을 던져 죽은 단오날,
찹쌀을 댓잎에 싸서 찐 떡을 강에 던져
물고기가 먹고 굴원의 시체 뜯어먹지 말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그런 단오날,
마을 떠돌던 그 참기름장수 할머니
내 아직도 못 가본 금강산처럼
그리워요
>>>개작한 시임을 밝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