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치고게 소낙빗물
최익환
호랑이 장가 가든날 슬치고게 소낙비가 한바탕
춤추고 노래하며 판을 놓았다
한 방울 비는 관촌으로 내려가 사선대 선녀들의
아름다운 춤사위 사나흘 노닐다 섬진강
옥정호에 이르러 척이 넘는 초어들을
어루 만 저주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나날을 보내다
어딘가 둘러보니 옥정호 문에 다다르지 않은가
친구 손을 꼭 잡고 떨어지니 맑은물 대강을 지나
앞록인가 싶을 때 참계가 은어의 꼬리를
물고 첨벙 대니 나는 하늘높이 올라 바우 위에 떨어지며
앞록의 골짜기에 그윽한 은빛을 수 놓아주었다
쌍계사 화개장터 벚꽃은 시든 지 오래고
홍쌍리 장 담그는 냄새 입맛 돋운다
모래를 끌어대는 사람들
재첩은 하동포구의 역사로 지금은 연어새끼를 방류하여
사.오.년만에 돌아와 새로운 기뿜이라내
그때 벨이 다급하게 울린다
아니나 다를까 슬치고게에 노래하고 춤출 때
함께 가자던 친구 가는 길을 말한다
용암 산정리 좁은 똘 따라 가보니
상관의 편백숲이 저 멀리 어슴프레 보이고
신선이 노닐던 한벽당 찬바람만 휭휭돈다
화산의 궁도장 선수는 성글고
비비낙안 사설이 흐르고 비봉폭포
친구를 환영하며 거나하게 한바탕 노닐고
가기실은 새만금 그 좋은 생금밭 막아
시궁창 구덩이 누구를 원망하랴
첫댓글 월천문학기행의 흔적이 새겨진 기행시 잘 감상합니다.
송암님만의 재치와 풍류도 함께...
송암님 이 시를 쓰시면서 눈앞에 펄쳐진 그림을 보며
신나게 쓰신게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잘 씬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