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람](2010.겨울호)고희림 시-'자전거타기의 즐거움' 외1편
자전거타기의 즐거움
고 희 림
오른 손 왼 손 양다리의 균형을 잡고는
중심에 애를 키워낸 물동이를 얹어요
자전거 의자는 입도 귀도 필요 없어요
강변의 한 말씀엔 뼈가 없어 쉴새없이 두 무릎이 접혀요
속도포크로 바람을 찍어요
피를 속으로 흘리는 바람이 알맞게 맛있어요
새떼의 양날이 헤집는 들판은 무정일색,
먹이사슬로 연결된 저녁무대에
움푹 베어 물린 살점을 붙잡고 우는 달,
저 달은 그러니 배우가 아녜요
굳이 이순간이라고 뭐 특별할 것도 없지만
달과 지구의 살겨운 이륜을 어린왕자가 돌리면
돌아온 탕아처럼 잽싸게 따르는 일맥의 고양이와 나는 어린왕자의 뒷자석,
바람똥 쌕쌕 누는 애독자끼리의 만남에
강변은 금새 離散을 잣는 물레 책방이 됩니다
누군가 브래지어 뒤끈을 살포시 당기며 신호를 보내와요
초보는 쩔절 매며 방향을 돌립니다
어느새 미동 없는 결론에 빠진 현관의 빗장을 풀면
처음의 날로 되돌아갈 순 없는 생활의 품에서 혼곤합니다
이별은 쓰라림이야 강 건너 불빛
정치의 변
고 희 림
초로의 몽상가인 얼깃얼깃한 창호지 문을 닫습니다
남산이 고스란히 찍히는 통 큰 유리창을 잠급니다
달빛 빼곡한 소야곡을 껍니다 만리장성처럼 긴 긴 나의 밤을 잠그고
내가 명명했을지도 모를 눈물의 강을 거슬러 당신들의 정치앞에 도착합니다
투명인간이라도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정치의 문을 박차고 들어가 무우를 자르는 칼이라도 되고 싶었어요
정치의 변 또한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거였는데
오늘도 돌아갑니다 산을 넘고 국경을 넘은 의병처럼 돌아가 정치의 칼 씻습니다
밤이 되면 사람들이 착해지는 정치, 거리는 한산해지고
남자들이나 여자들은 저마다의 정치를 찾아 순한 양처럼 걸어가서 외로운 털을 세우는 정치
인간은 이렇게 그럴 然하며 사는 정치,
이렇게 살고자 한 정치의 이불을 덮고 정치의 꿈 꿉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59BC0D4CB354CD08)
<약력>
▲1960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
▲봉초, 정화여중, 효성여고, 숙명여대 정외과 졸업,
▲현재 고려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과 재학
▲2009년, 대구문학상 수상.
▲1999년,『 작가세계』로 등단.
▲2003년, 시집 『 평화의 속도』 펴냄
▲현재, 남부도서관 맟 대구교대 평생교육원 시창작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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