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 참을 수 없다면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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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 참을 수 없다면 질병

등을 긁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는 노년의 겨울밤은 외로운 스무 살의 봄날 정오보다 못할 게 없다. 등을 긁어주는 사람이 정신과 마음에도 상쾌한 자극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 없는 인연일 것이다. 그러나 가려움의 도가 지나쳐 긁어도 소용이 없다면, 너무 긁어 피부에 상처를 남길 정도라면 곁에 있는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으로 간주해야 한다.

가려울 때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은 가려운 피부 부위를 보는 것이며, 무엇을 건드렸으며, 무엇이 자신에게 접촉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해보는 것이다. 물린 자국이 있는지, 발열이 나는지, 알레르기에 대한 치료 경험을 생각해보고, 복용 중인 새로운 약물로 인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가려움의 원인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데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오면서 발진이나 물린 자국을 동반하지 않는 가려움은 어떤 문제 탓일까?

피부 노랗게 변하면 황달

만약 온몸이 가렵고 눈과 피부가 노란 색으로 변했다면 황달에 걸린 것이다. 그 문제의 본질은 간과 관련되어 있다. 간에서 장관으로 가는 관이 막혔거나 붓게 되면 정상적으로 이들 속으로 흘러야 할 담즙이 혈관 내로 역류하여 심한 가려움을 유발한다. 만성 간질환이나 췌장암이 있을 때 발생한다.

신장 질환, 특히 말기 상태의 신장질환은 부종과 함께 종종 전신적인 가려움을 유발한다. 신장에서 배설되어야 하는 독소가 쌓여 혈류를 따라 순환하다가 가려움을 일으키는 것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여성이 가려움을 느낀다면 많은 양의 포도당이 소변으로 나가면서 그 주변에 곰팡이 감염이 생긴 것이다.

항문 가려움증은 그 부위의 피부과적인 문제나 기생충 혹은 내치질 때문일 수 있다.

가려우면서 건조한 피부는 갑상선 기능저하증 환자에서 매우 흔하다. 그 경우에는 변비, 둔해짐, 피로 그리고 남들보다 심하게 추위를 타는 등의 증상이 생긴다. 그러나 아무래도 70세 이상 된 분들이라면 가려움의 원인은 아마도 단순히 피부의 수분이 소실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을 보호하고 배설과 관련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피부의 ‘장벽기능’이 약화된다. 그러면 피부 표면의 유분과 수분이 부족해져 피부가 과민해지고 상처가 잘 나며 가려움을 잘 느끼게 된다.

긁지 말고 가볍게 두드리길

한의학에서 피부는 ‘위기(衛氣)’라는 기운에 의해 기능을 발현하게 되고, 오장육부 중에서 폐(肺)와 대장(大腸)의 기능과 관련이 깊다. 특히나 장벽기능은 위기의 기능 혹은 폐의 진액 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가려움은 위기가 부족해지거나 폐의 진액이 부족하거나, 폐가 주관하는 피부에 열이 맺히거나, 대장에 습열이 쌓일 때 생긴다. 뭔가 부족하여 생기는 가려움에 대해서는 기(氣)의 근원이 되는 혈(血)을 보강하게 되고, 열이 넘치는 경우에는 혈의 열을 제거하게 된다. 

많이 가려울 때는 긁지 말고 가볍게 두드려주는 게 낫다. 피부를 심하게 긁으면 상처가 나고, 흉이 지며, 심각한 경우 피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실내를 가급적 서늘하게 하고 목욕 후 충분하게 보습로션을 발라주어야 한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대해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은 이것이다. 해결되지 않는 번뇌는 울화를 치밀게 한다. 마음의 울화가 피부를 건조하게 하여 가렵게 할 때는 마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동일 /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여성의학과 교수

[들꽃]

유익한정보입니다.나이가 먹을수록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이 심한대 잘참조하게습니다.

[자스민]

유익한 정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