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입양홍보회 사업 중에 반편견입양교육이라는 것이 있다.
유치, 초,중,고와 대학교 등에서 입양을 알리는 수업을 하는 거다.
이를 위한 훈련된 전문(?) 강사도 다수 있다.
2003년에 시작되어 13년이 된 사업으로 수업 내용이나 효과가 훌륭하다는 평을 듣는 사업이다.
나는 예서를 입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강사교육을 받고 입양교육 강사가 되었다.
(처음에는 강사교육이 그닥 까다롭지 않았던 것 같다. 하루 종일 입양과 기타 좋은 강의를 듣고 학교 현장으로 나가 수업을 했다.)
지금까지 꾸준히(! 꾸준히 하는 것도 미덕이 될 수 있다면! ) 입양강사로 수업을 해왔다.
오늘 수지에 있는 ㄷㅊ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수업을 했다
보건선생님이 신청하신 수업이었다.
지난 달 수지에 있는 다른 초등학교에서 입양수업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수업도 보건선생님께서 자신의 언니가 그 학교 있어서 적극 추천하여 신청한 수업이라 하셨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입양 수업을 밀어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오늘 아침 수업에 들어가기 전 보건선생님께서 유의사항을 말씀해 주셨다.
근처에 보육원이 있는데 반에 몇 명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 그렇구나. 미리 마음의 각오를 하고 교실에 들어갔다.
입양을 강조할 수 없는 환경,
평소보다 입양 이야기를 줄이고 생명의 소중함과 가정의 다양성에 집중해야겠다 생각하고 수업을 했다.
2개 반 수업을 했는데 아주 특이하게 2명 담임선생님의 반응이 완전 딴판이었다.
첫번째 반은 담임선생님께서 수업을 내내 들어주셨고 아주 좋았다고 하셨다.
수업 중에 눈에 띄는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나중에 여쭤보니 시설에 사는 아이라고 하셨다.
그 아이의 어려운 사연:
생모가 아이에게 중학생이 되면 데려가겠다고 약속하고 시설에 맡겼는데
올해 초에 생모가 영영 못 데려간다는 말을 했단다.
생모에게도 어려운 사정이 있겠지만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충격을 받아 정신 분열 증세까지 생겼다고 한다.
ADHD에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이는 아이를 맡아서 담임선생님은
1년 내내 아주 힘들었다고 하셨다.
그 아이는 평소 학교에 오면 약에 취해서 의욕이 없어서 거의 잔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은 입양 수업시간 내내 한 번도 엎드리지 않고,
집중해서 수업 듣는 것 보고 놀랐다고 하셨다.
입양수업 후 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했더니 고분고분 대답하고 하는 바람에 놀랐다고 하셨다.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이야기하고 달라도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수업 내용이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입양 수업 내용은
1. 먼저 편견을 설명한다.
나와 다른 상황, 내가 경험하지 않은 상황, 바르게 배운 적이 없는 상황에 대해 열린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다른 것을 인정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당부를 한다.
2. 그 후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 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생김새 능력. 기타 여러 배경에 상관없이 생명임으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3. 그리고 가정의 소중함, 다양함을 이야기한다.
4. 마지막으로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으로 새로운 가정을 형성하는 입양에 대해 소개한다.
오늘 수업은 편견과 가정의 다양한 형태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다양함을 인정하기 위한 베이스로 편견의 개념을 이해시키고
소중한 생명을 위해 보호가 필요하고 그것이 가정이고 가정은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자는 내용을 강조했다.
시설에 있는 아이들을 염두에 두고 조심해서 신중하게 수업을 했다.
첫 번째 반에서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된 것 같다.
일단 담임선생님이 만족하셨고 학생들 수업 태도도 양호했고
수업을 들은 시설에 사는 아이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니 의도가 전달된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