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26일 임진각서 ‘평화릴레이 선포식’

[이은봉]

2011. 12. 29  남효선 기자

한국작가회의, 26일 임진각서 ‘평화릴레이 선포식’

제주 강정까지 527㎞ 대장정....내년 20일까지 25박 26일

민중의소리

한국작가회의(이사장 구중서) 산하 여성과인권위원회와 자유실천위원회는 26일 10시, 임진각 자유의다리 앞에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글발글발 평화 릴레이’ 선포식을 갖고 임진각에서 제주 강정마을까지 527㎞를 걸어가는 ‘평화 대장정’에 올랐다.

민중의소리

“글발글발” 눈밭을 밟고, 나뭇잎 쌓인 산길을 지나, 시멘트로 어그러진 강을 건너, 머리에 노을 이고 바다를 건너 “글발글발” 간다. “꿈” “소망” “행복” 오랜 기억 너머 빛바랜 자수틀 속 간절한 소망 품고 강정으로 간다.

진보적 작가들의 모임인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임진각을 출발하여 제주 강정마을로 걸어간다. 임진각은 분단 조국의 상징이다. 아픈 현실처럼 겨울이면 한반도 어느 곳보다도 강바람이 매섭다. 강정마을은 반도의 끄트머리다.  임진각이 살을 에는 곳이라면 강정마을은 따뜻하다. 그러나 지금, 강정마을은 임진강을 거스르는 겨울 강바람보다 더 춥고 맵다. 해군기지건설 때문이다.

“우리들은 이 겨울, 짐을 받아 진 당나귀들처럼 걷겠습니다.
흰 눈이 푹푹 나린다 해도, 우리 질문을 단단히 붙들겠습니다.
어머니가 품에 안고 어르는 소중한 존재였던 ‘한 사람’ 들의 삶에 대해.
‘죽도록’ 열심히 일하는데 헛바퀴 돈 듯 빈손인 가난에 대해.
우리 아이들 미래가 자꾸만 절망 쪽으로 기우는 까닭에 대해.
내가 하는 문학이 이 모든 고통을 위해 별 힘이 되지 않는 열패감에 대해.
군함의 기름띠와 개발 미끼인 시멘트 구조물로 뒤덮인 제주가 아니라
평화를 가르치고 배우는 마을이 있는 제주에 대해.
내년 봄에 심으려고 받아둔 몇 가지 꽃씨에 대해.

한바탕 평화, 한바탕 승리를 선포합니다!“
<작가회의, ‘글발글발 평화릴레이 선포문 중>


작가들이 한 겨울, 길을 나서는 까닭이다.

한국작가회의(이사장 구중서) 산하 여성과인권위원회와 자유실천위원회는 26일 10시, 임진각 자유의다리 앞에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글발글발 평화 릴레이’ 선포식을 갖고 임진각에서 제주 강정마을까지 527㎞를 걸어가는 ‘평화 대장정’에 올랐다.

한국작가회의

구중서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제주, 숨비기꽃으로 문지른 평화의 가슴」이라는 제목의 평화선포문을 통해 “한번 잃으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생명들이 제주 강정마을에서 우리를 부르기 때문”에 작가들은 이 겨울, 1번 국도를 따라 길을 나섰다며 “대대로 살아온 아름다운 마을을 지키며 어부로, 농부로 살아갈 평화생존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제주 강정마을 사람들의 아름다운 저항을 가슴에 담겠다고 다짐했다.

작가들은 이날 26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25박 26일동안 작가회의 소속 100여명의 작가들이 ‘평화우편낭’을 메고 1번국도를 따라 50여 개 구간으로 나눠 걸으며, 강정 해군기지건설의 부당함을 산하 곳곳에 민들레 꽃씨처럼 뿌린다.

작가들이 강정마을 평화를 소망하며 겨울 산하로 떠나는 26일, 혹한 속에서 강정마을을 지키던 주민, 활동가, 종교인 등 2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급기야 강정마을 주민들은 같은 날 오후, 우근민 제주지사와 면담을 갖고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과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제주지사 집무실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구중서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제주, 숨비기꽃으로 문지른 평화의 가슴」이라는 제목의 평화선포문을 통해 “한번 잃으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생명들이 제주 강정마을에서 우리를 부르기 때문”에 작가들은 이 겨울, 1번 국도를 따라 길을 나섰다며 “대대로 살아온 아름다운 마을을 지키며 어부로, 농부로 살아갈 평화생존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제주 강정마을 사람들의 아름다운 저항을 가슴에 담고  “무엇보다 우리들은 한 마을 사람과 자연이 죽을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공동체 구성원 다수가 냉담하게 개발 이익만을 계산하는 가공할 상황에 대해 진심으로 좌절하고 슬퍼하”기 위해 강정마을로 걸어간다고 선언했다.

작가들은 25박 26일 간 걸으며 “그들의 저항이 왜 옳은지 생각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작가회의의 ‘글발글발 평화 릴레이’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지역별, 구간별 참여 작가와 독자, 지역 주민들이 함께 걸으며 평화를 이야기하고, 평화를 소망하고, 이를 담은 글발을 세상에 보낸다.

민중의소리

작가회의 강정평화릴레이단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 도착하여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와 강정의 평화를 담은 벽시를 읽기위해 글편을 펼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민중의소리

이들 작가들은 각자 둘러맨 글배낭에 ‘강정의 평화를 소망하는 글’을 담아 다음 구간 작들에게 전달한다. 또 작가들은 1번 국도를 따라 산하를 걸으며 써낸 글편을 각종 매체에 기고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군기지 반대 메시지를 전파할 계획이다. 작가들의 평화릴레이 전 과정은 조성봉 감독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한다.

이날 선포식에 참여한 작가는 이시영·강형철·박형준·손택수·함성호·박성우·최종천·문태준·김근·맹문재·김소연·조정·정우영·백무산(이상 시인), 김형수·오수연·전성태·이순원·김연수(이상 소설가), 임우기·이명원·오창은·홍기돈·고영직(이상 평론가) 등 이다.

평화릴레이에 구간별 참여를 신청한 작가는 현기영, 구중서, 정희성, 염무웅, 황현산, 이시영, 이은봉, 김사인, 김형수, 임동확, 강형철, 이시백, 박형준, 고광헌, 손택수, 백가흠, 신용목, 이경철, 안명옥, 길상호, 함성호, 임우기, 이명원, 박성우, 강영, 이재웅, 강진, 박찬세, 김두안, 노경실, 최종천, 이우성, 유채림, 이용헌, 문태준, 김근, 공광규, 오수연, 맹문재, 임희구, 임성용, 오창은, 황규관, 홍기돈, 고영직, 이진희, 조동범, 박설희, 박홍점, 성향숙, 김은경, 서수찬, 김홍성, 서효인, 전성태, 김소연, 김응교, 공지영, 이정록, 윤이주, 김영수, 김현, 조정, 김사이, 김자흔, 이순원, 김연수, 도종환, 김성장, 안도현, 나종영, 김경윤, 박관서, 이중기, 김희정, 홍명진, 유현아, 유종, 신경섭, 정양주, 최기종, 김성호, 이종암, 정대호, 신기훈, 권덕하, 홍양순, 함순례, 이민호, 정우영, 김수열, 김경훈 김명기, 이은선, 마린 김소연, 이용임, 정세훈, 정수경, 백무산, 안지숙, 박일환, 권선희, 강미정, 정용기, 김광님, 이종남, 전해윤, 이경호, 전홍준, 이현조, 안학수, 김봉균, 류지남, 김병호, 이정섭, 윤임수, 정바름, 박아연, 이미숙, 박진성, 이강산, 박태건, 김정배, 김용택, 이병초, 곽병창, 장마리, 김성철, 기명숙, 김병용, 문정희, 김유석, 박일, 김종필, 김다연, 김형미, 복효근, 서철원, 최기우, 신귀백, 유강희, 정종화, 정한용, 천금순, 경기광주지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