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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로 본 옛 것의 소중함 | ||||||||||||||||||
김혜식 수필집 ‘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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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장 담그는 모습에서 옛것을 숭상하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또한 부모님께 효를 다하는 것을 인간의 도리로 알았다. 그리고 아버지의 바람기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어머니 모습에서 삶의 강인함을 터득하였으리라. 머지않아 장을 담글 때가 다가온다. 올해도 어머니의 마음을 떠올리며 정성껏 장을 담그리라. 그러면 아버지의 마음도, 어머니의 정성도 내 마음 안에 살아, 살아가는 일이 조금은 어려워도 가볍게 여기지 않으랴 싶다. (‘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 중에서) 수필가 김혜식(54·사진)씨가 두 번째 수필집 ‘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목숨보다 더 귀한’, ‘마음을 빚으며’, ‘선풍의 멋’, ‘넘나드는 정’ 등 네 개 마당으로 나뉘어 44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다수가 서울 독서신문사 ‘조상의 숨결’에 발표된 글들이다. 저자는 우리 옛 것을 ‘조강지처’에, 개화기 이후 밀려온 서양 문물을 ‘애첩’에 비유한다. 그리고 지금 현재 애첩에 불과한 그것들이 조강지처를 밀어내고 본처 행세를 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이번 수필집은 지금은 방 한 구석으로 밀려나고 외면당하고 있는 조강지처들에 대한 안쓰러움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 우리 옛 것이 서양 문물을 아우를 것이라는 꿈도 가슴에 품어 본다. 표제작 ‘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은 친정어머니와 아버지, 아버지의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아버지의 여자가 아이를 출산하고, 본처인 어머니가 산바라지를 하러 가다 넘어지며 간장병을 깨트리던 어느 날, 어린 시절의 저자의 눈으로 들여다 본 풍경이 그려진다. 책에 실린 작품은 모두 다식판, 바구니, 장아찌, 가마솥 등 옛 물건과 음식 등을 소재로 한다. 작가는 ‘반닫이’에서 맹장이 터져 죽은 장애인 영철이와 아들이 죽은 뒤 실성한 채 반닫이에 잡동사니들을 넣곤 하던 영철이 엄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지게’를 통해서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동네 이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야 했던 한 어머니와 이장의 지게를 부수며 슬픔을 이겨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보자기’에는 걸핏하면 짐을 싸곤 하던 치매에 걸린 증조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들어있다. 그렇게 저자는 옛 물건들을 통해 여인들의 흔적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한다. 그리고 그들의 상처들을 가만히 어루만진다. 김씨는 “옛 물건의 효용가치를 조명하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잃어진 우리의 어진 심성을 되찾으려는 의지와 일부는 옛 물건에 얽힌 여인들의 한에 초점을 맞춰 썼다”며 “무엇보다 옛 물건의 실용성과 상징성을 되돌아보며 우리 고유의 찬란한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웠으면 하는 바람도 지녀본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기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수료했으며 95년 ‘순수문학’에 수필 ‘발등거리 등불’로 등단했다. 아시아 작가상 수필부문 대상, 청주예총 예술공로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청주시 1인1책 강사, 서울 독서신문 필진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과비평사, 210쪽, 1만2000원. |
첫댓글 한옥자 사무국장님 문협 일 보시느라 허리가 휘실텐데 언제 이렇듯 제 저서에 관한 신문기사까지 꼼꼼히 스크랩 하셨는지요? 늘 세세히 신경 써 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항상 회원님들의 위상을 염두에 두시는 한옥자 사무국장님의 겸허한 배려에 거듭 감사 드리며 환절기 건강과 건필을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허리 안 휩니다.ㅎㅎㅎ 늘 격려해주시는 선생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조강지처에 대한 수필집 기사 잘 탐독했어요. 정말 글속에 삶을 헤아립니다 화이팅!
장병학 회장님 회원들의 바람을 늘 헤아려 용기 주시고 격려주시니 외로운 창작의 길이 오늘따라 순탄하게 느껴지는군요. 말씀 고맙습니다.
한옥자 사무국장님 당장 허리못지 않게 중요한 인체인 발목을 삐끗하셨잖아요. 그도 문학 행사 일로 시청에 가셨다가 말입니다. 서둘러 치료 하시기 바랍니다.
옛 물건에 대한 그리운 이야기와 자긍심을 고취시킨 " 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 " 출간이 신문에 기사화 됨을 축하 드립니다. 피나는 각고 끝에 일구워내는 훌륭한 작품에 찬사를 보내며, 대성하시길 빕니다.
안광석 선생님 말씀 고맙습니다. 더욱 좋은글 쓰라는 채찍으로 알고 선생님 말씀 창작의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김혜식 선생님의 두 번째 수필집<조강지처 그 존재의 서글픔>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변종호 선생님 늘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선생님도 올 가을 건강하시고 좋은 글 창작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