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가 방송되었다.
인터뷰는 이미 책에 나와 있는 내용과 곽상도 50억 관련 판결문 분석 내용이다.
판결문 분석 내용의 원고 전체를 방금 올렸다.
책에서 나오지 않았거나 인터뷰에서 미처 하지 못한 얘기는 아래와 같다.
* 필명인 ‘세이노’. Say No! “아니라고 말해라!”라는 뜻이죠.
왜 이런 필명을 짓게 되셨나요? / 어디에 No라고 말해야 한다는 의미인가요?
= 23년전 동아일보에서 컬럼 연재를 부탁받았을 때 정말 순간적으로 그렇게 지었습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왜들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라는 의문점들을 계속 갖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세이노는 현재까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No 라고 말하라는 뜻입니다.
* 아주 현실적이고, 따가운 조언을 하셨어요. 욕설도 거침없이 담으셨고요.
다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이상하게... 젊은이들에 대한 애정이나 따뜻함이 느껴지는데요?
=애정이 없다면 제가 제 시간 들여서 돈도 한푼 안받고 글을 던져 주겠어요? 한편으로는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혼란과 좌절에 대해 저 역시 겪어보았기에 애처러움도 느낍니다.
* 본격적으로 곽상도 전 의원의 뇌물 수수 무죄 판결 얘기로 들어가보죠.
사실 이름이 알려진 작가이자 사업가로서, 어찌보면 예민한 정치 현안에 대해 생각을 밝힌다는 것이 조금 놀라운데요. 왜, 지금 이 판결에 주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판결문 공부를 30여년 하여 왔고 ‘해 봤자구나’ 라는 주변 젊은이들의 반응이 이 판결에 대해 글을 쓰고, 방송을 하게 만든 바늘이 됐습니다. ‘해 봤자구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뭘 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라는 뜻이지요. 결국 ‘싫어하는 것을 더 하는 것이 노력’이라는 저의 메시지를 쓰레기통에 처 박는 것이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1mm라도 바로잡으려는 소망에서 판결문을 꼼꼼히 읽어본 것입니다.
*. 이렇게 말씀하시니 궁금해지는데... 직접적으로 질문드리죠.
혹시 본인의 정치적 색깔은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우리편 사람이냐 아니냐 편가르기는 아주 싫어하고, 이슈로만 판단합니다.
곽상도 전 의원이 어느 편이냐에는 관심 없고, 퇴직금 50억이 정당하냐 아니냐만 본다는 의미입니다. 조선일보에 지금 격주로 화요일마다 컬럼 쓰고 있지만, 한겨레 기사를 자주 인용하는 게 저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 이른바 ‘부모찬스’가 존재한다는 것.. 슬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젊은이들이 제정신 차리고 사는 법.
“해 봤자구나” 라는 허탈한 마음을 넘어서려면... 어떤 조언을 건네고 싶으십니까?
=부모찬스에는 자산획득의 찬스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의 찬스가 있습니다. 부모의 자산이나 기업을 세금을 내고 물려받는 것은 행운입니다. 그것을 불공정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정하여야 할 경쟁에서 기회의 찬스를 잡았다면 결국 빽을 이용하여 불공정한 행위를 스스로 한 것입니다. 저는 젊은이들에게 너희가 지금 가증스럽다고 침뱉는 대상들이 너희의 미래 모습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합니다. 부모가 마련해 준 기회의 찬스를 잡았다면 결국 세상이 가증스럽다고 침뱉는 대상으로 이미 전락한 것이므로 부끄러워해야만 합니다.
부모찬스가 없는 젊은이들에게는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시스템 부터가 잘못되어 기울어진 운동장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도 있어 왔습니다. 그 사실을 핑계 삼아 체념 먼저 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그 운동장 흙속에 밀어넣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신차리라고 욕도 하는 겁니다.
* 오늘 곽상도 전 의원의 무죄판결문에 대해 이야기 하신 이유로 “1mm라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이미 사회적 성공을 거둔, 운동장을 조금이나마 돌려놓을 수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라면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어느쪽으로든지 지위가 있다면. 입으로만 공정을 외치지 말고 자녀들의 대학입시에도 일절 개입하지 말고, 본인 회사가 아닌 한 자녀의 취업에도 일체 개입하지 않는 것이 공정의 시작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공정하게 놓이게 됩니다. 저 역시 자녀가 있지만 티끌만큼도 입시나 취업에 개입하지 않았기에 떳떳하게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공정사회를 만드는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는 것이고 그 시작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부터 공정의 테두리에 넣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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