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8 - 리쿠기엔 정원을 찾아서 일본의 옛 전통 정원을 구경하다!
2022년 11월 7일 “도쿄 프리깃푸” 를 구입해 야마노테센(山手線) 전철을 타고 코마고메 Komagome 駒込
역에 내려 구후루카와 정원 (旧古河庭園) 을 보고 15분을 걸어서 리쿠기엔 六義園(육의원) 에 도착합니다.
300엔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65세 이상 시니어와 학생들은 반값인 150엔을 받는데 정원 입구에
오래된 사진 들이 많아 재미있게 구경하고는 안쪽으로 들어가니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낍니다.
리쿠기엔 六義園(육의원) 은 에도 도쿠가와 막부의 5대 장군인 도쿠가와 쓰나요시를 받들던 야나기사와
요시야스 가 직접 설계하여 7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회유식 쓰키야마센스이 정원' 이라고 합니다.
넓디 넓어서 정원이라기 보다는 공원에 가까운 큰 정원 안에는 400 그루의 단풍
외에도 거망 옻나무 및 은행 나무 등이 화려하게 정원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11월 중순 이후 부터 12월 초까지는.... 밤에는 라이트업 도 이루어져서 낮과는 다른 환상적인 경치 를
즐길수 있다고 하는데 저 기간 중에는 개장 시간을 21:00 (입장은 20:30) 까지 연장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3대 정원으로는 동해(일본해) 가나자와(金澤) 시의 겐로쿠엔 (兼六園 겸육원) 과 오카야마시
(岡山 강산) 의 고라쿠엔 (後楽園 후락원) 그리고 미토 (水戶 수호)시의 가이라쿠엔 偕樂園
(해락원) 을 드는데.... 모두 에도시대 다이묘의 정원 이며 전략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었다고 봅니다.
미토의 가이라쿠엔 偕樂園(해락원) 은 다이묘 大名(대명) 의 정원 으로 1842년 7월에 미토번의 번주
도쿠가와 나리아키 (徳川斉昭) 에 의해 조성되었으며.... 매년 2월 하순 부터 한달간에 걸쳐
3천 그루 "매화 축제" 가 열리며 그외에 5월에는 철쭉 축제, 9월에는 싸리 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金澤)시 겐로쿠엔 (兼六園 겸육원) 은 1837년 번주 마에다 나리야스
가 만든 임천회유식 (林泉回游式) 정원으로 광대하고 그윽한 정취가 있으며.....
고색창연하고 샘물이 있는 데다가 먼 옛날의 풍경과 조망이 좋으며 많은 인력을
들여서 만들었다는등 6개 경관 이 갖추어져 있다고해서 이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합니다.
아름다운 풍경 등 여섯가지를 갖추었다고 해서 붙여진 겐로쿠엔 (兼六園 겸육원) 을 찾아
렌치몬 문을들어서서 오른쪽으로 구부러지면 자그만 호수 가 나타나고 거기
자연이 펼쳐지는데.... 폭포와 섬이며 기이한 나무 와 옛 에도 시대의 집 이 서로
어울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며 봄과 가을은 물론이고 겨울에도 좋은 정원입니다
오카야마현 오카야마(岡山)시에서 고라쿠엔 (後楽園) 을 보았는데 이케다 츠나마사가 겐로쿠
시대에 만든 회유식 정원의 전형적인 발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며 세 정원 중에서는
가장 넓지만..... 내가 보기로는 저 셋 중에는 가나자와시 켄로쿠엔 (兼六園) 이 으뜸인가 합니다!
저 세 정원 말고 내가 본 정원 중에 아름다운 곳은 교토시 히가시야마 동쪽에 쇼세이엔 (步成園 보성원)
과 천황(일왕) 의 궁궐인 교토고쇼 (京都御所 경도어소) 에 니조성 (二條城) 그리고 나라시의
이스이엔(依水園 의수원)과 요시키엔 (吉成園 길성원), 고베시 소라쿠엔 (相樂園 상락원)이 기억납니다.
그 외에도 야마구치시의 오우치씨의 씨사인 죠에이지(常榮寺 상영사)의 가레산수이식(枯山水 고산수)
셋슈테이(雪舟 설주) 정원 그리고 교토의 킨카쿠지(金閣寺)와 긴가쿠지(銀閣寺) 의 정원이며
전형적인 가레산스이(枯山水) 정원인 료안지(竜安寺 용안사)의 석정 (石庭 돌정원) 에 후쿠이
(福井) 시에 요코칸 정원 養浩館(양호관) 등이니 이번에 도쿄 정원들만 보면 얼추 다 본 셈인가 합니다.
리쿠기엔 의 연못가를 돌아 자그만 동산으로 올라가 정자 에 앉아 저 아래 풍경을 내려다 보노
라니 정원에는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자들 말고도 서양인 관광객 이 유난히도 많아 놀랍니다.
서양인 들을 보노라니 문득 동아일보에 김주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이 쓴
“한국 미술에 쏠린 세계의 관심, 거품 안 되려면” 이란 기사가 떠오릅니다.
프랑스의 ‘좋은 시절’ 을 의미하는 벨 에포크 (Belle ´Epoque) 는 다섯 차례의 만국박람회 를 열며 파리
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와 거의 같다. 1855년부터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는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불러들였고 파리는 기술과 무역, 예술과 문화, 그리고 관광 중심지가 되었다. 이른바 만국박람회 효과다.
만국박람회 효과의 또 다른 양상도 있다. 19세기 후반 유럽과 미국에서 만개했던 일본 환상과 ‘자포니즘
(Japonism·일본풍)’ 이다. 서구 문명 이 일본으로 밀려 들어오던 개화기인 1860년대 부터
일본은 파리, 런던, 빈 등지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이상적인 민족,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줄곧 제시해 왔다.
이후 일본 은 유럽 문명 보다 더욱 뛰어난 신비롭고 이상적인 이미지 로 통했다.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 등 인상주의 예술가들의 화면에 일본의 우키요에 그림은
유행처럼 인용되었으며 서구 미술사의 새로운 조형 실험을 견인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유포된 자포니즘 은 30∼40년간 지속되면서 일본의 정치적·경제적 이득을 성취하게
하였다. 파리의 ‘벨 에포크’ 가 자국 내에서 개최한 만국박람회 효과 라고 한다면,
‘자포니즘’ 은 서구의 만국 박람회장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일본 문화 외교의 결과 였다.
이달 초 한국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 와 ‘프리즈 서울’ 은 동시대 예술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연일 국내외 관람객으로 성황이었다. 이 기간을 전후해 영국
테이트미술관, 미국 구겐하임미술관,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뉴욕 현대
미술관 (MoMA) 등의 미술관장을 비롯해 국제적인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들어왔다.
이들은 일정을 쪼개 한국의 중견 작가들을 직접 만나거나 작가의 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과 리움미술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일대 갤러리를 찾기도 했으니 최근 ‘프리즈 서울’
과 무관하게 국제적으로 한국을 동경하고 그 이미지를 소비하는 ‘한국 현상’ 도 심상치 않다.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드앨버트 박물관 은 ‘한류! 코리안 웨이브’ 전시를 24일부터 개최한다. LACMA
에선 한국 근대미술 전시 ‘사이의 공간 : 한국 미술의 근대’ 가 얼마 전 개막했다.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게임’ 등..... 한국 대중 문화의 소프트 파워 는 연일 세계인들에게 한국 환상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분야를 넘어 부는 ‘한국 현상’ 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프리즈 서울’ 의
향후 효과 를 이어갈 계획과 전략 이 있느냐 이다. 어느 평론가의 지적대로
‘프리즈 서울’ 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층적 버블 잔치’ 의 표상에 그칠 수 있다.
국제적인 미술계 인사들이 한국 예술에 대해 더 깊은 인식을 갖게 만들 전략과 계획이 필요
하다. 프랑스의 벨 에포크, 일본의 자포니즘 은 각각 나폴레옹 3세와 메이지 정부의
원대한 포부, 목표 설정, 장기적 계획 아래 깊숙한 개입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상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