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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번,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고 서울 도심을 질주하는 행사가 있다. '서울 SNS(Saturday Night Skating)가 그것이다. 해외에는 이 같은 행사가 진작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5천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매달 토요일 또는 금요일 밤 제각기 스케이트, 자전거를 타고 거리로 나선다. 국내는 작년 6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달 1회씩 여의도 공원에서 출발하여 약 15km 코스를 완주한다. 작년만해도 어린꼬마서부터 중년의 아주머니, 아저씨까지 참가하여 인라인의 붐을 실감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 부산에서 올라와 참가할 정도의 열성 인라이너도 있어서 행사 최다 참가자 수는 3000여명에 이른다.
사실 혼잡한 서울중심일대를 그것도 도로에서 스케이팅 한다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참가자 모두가 헬멧은 필수, 보호대를 착용해야 하며 제동이 어려운 인라이너는 참가를 삼가 해야 하고 많은 인원을 안전하게 인솔해야 하는 스탭들의 역할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대규모 행사를 정기적으로 안전하게 기획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허가와 경찰의 협조가 반드시 공조 되어야 한다.
SNS 행사의 진행과 사이트 운영을 맡고있는 유정협 씨는 작년 첫 행사진행 이후 꾸준히 위의 고려사항을 우선으로 해결하고 개선해 갔다. 이와 더불어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과 자원봉사, 물품을 지원하는 스폰서의 도움으로 행사는 점점 조직화되어 결국 시경의 행사 허가와 함께 영등포구, 마포구 경찰서의 도움을 받고있다.
SNS 행사는 비 또는 눈이 오지 않는 한 연중 매달 세째 주 토요일 오후 11시 여의도공원 국기게양대에서 출발하는데 10월 16일에 열린 행사를 취재하였다.
이날은 한강에서 불꽃축제가 있어 여의도공원 주변 일대가 인파로 몰렸는데 SNS 행사가 시작되는 11시경에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스케이팅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평소 200~300명을 선회하던 참가자들이 이날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몰렸다. 출발하기에 앞서 SNS 스탭들이 참가자들을 불러모아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는데 전체적인 진행 일정과 코스설명, 스케이팅 요령, 지켜야 할 규칙 등을 설명하고 잠시 몸을 푼 뒤 정각 11시 공원을 빠져 나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00_1.gif) 서울 SNS 코스 (지도자료: 웹지도검색 콩나물 www.congnamul.com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01.JPG)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오리엔테이션하는 모습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03.JPG) SNS 행사 운영자 유정협 씨와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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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를 다짐하며 스탭 기념촬영
코스는 여의도공원에서 국회의사당을 지나 영등포경찰서->양화대교->합정역->홍대입구->신촌->이대->아현역->공덕역->마포대교->여의도공원으로 돌아와 큰 타원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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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을 지나자 점점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로 접어들었다. 참가자들이 많기 때문에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2줄로 스케이팅하고 스탭들은 반사띠가 부착된 조끼와 경광등을 활용해 차들이 안전하게 인라이너를 비켜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다운힐에서 제동이 서툰 스케이터는 미리 스탭들이 한명씩 맡고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06.JPG) 국회의사당 일대를 지나가는 모습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08.JPG) 차와 함께 주행해야 하는 것이 위험해보인다. 특히 버스는 바깥쪽차선에서 달리기 때문에 위협적이다
첫번째 한강다리를 건너는 양화대교구간에서 스탭들이 분주해졌는데 차들이 속력을 내는데다가 오른쪽 차선에서 합류되는 구간이 있어 위험하기 때문이다. 스탭들은 먼저 일행을 몇 개조로 나누어 분산시켰고 차선이 합류되는 구간에는 미리 스탭들이 배치되어 자동차들의 진로를 일행이 지나갈 때까지 통제하였다. 그리고 준비된 스탭차량이 안전등을 켜고 후미에 붙어 다른 차들이 속력을 줄이도록 유도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09.JPG) 참가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스탭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11.JPG) 양화대교를 건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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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탭차량이 후미에서 안전등을 켜고 뒤따르는 모습
다리를 건너고 신촌로터리로 접어들자 차들이 더욱 많아졌다. 특히 택시와 버스는 바깥쪽 차선으로 붙어서 다니기 때문에 매우 위협적이었다. 게다가 바닥에 맨홀이나 움푹 들어간 부분이 많아서 자칫 잘못하다간 넘어지기 쉬운 구간이 많았다. |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18.JPG) 신촌일대를 지나는 모습. 차량이 증가되면서 더욱 위험했다
그런데 이날의 가장 큰 문제는 이대를 지나 아현역을 향할 때 생겼다. 마포서 소속의 경찰차가 진행을 가로막고 섰던 것. 한밤중에 위험하게 떼지어 스케이팅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모두 인도로 올라가 스케이팅할 것을 요구했는데 행사에 참여한 스탭이하 참가자들 모두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본 행사는 분명 서울시경에 공식적으로 등록되었으며 이미 공중파에서도 반영된 적이 있어 인지도도 꽤 높은 편이었는데 마포서 경찰들이 이를 모른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했다. 사실 이날 행사에 참여하면서 경찰의 서포팅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전혀 없었다. 나중에 불꽃축제로 인한 교통과 인파통제로 인하여 SNS 행사에 경찰지원이 힘들었지 않았나 생각은 들었지만 예상했던 경찰지원이 없었고 서울시경에서 허가한 행사에 마포서 경찰이 연락을 받지 못 했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20.JPG) 마포서 경찰이 진행을 제지하면서 참가자들은 잠시 쉬어야 했다
한편으로는 마포경찰 측 입장도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직접 SNS를 참여를 해보니 생각보다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았기 때문. 관할구역에서 스케이터가 차에 치이는 사고가 일어난다면 분명 경찰들도 난감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SNS 행사를 이끌어 가기에도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마포경찰과 스탭들이 이야기하는 동안 일행들은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10여분이 지나고 스탭은 안전주행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행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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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분의 실랑이 끝이 안전주행을 하기로 하고 행사를 재개하였다. 이는 앞으로 SNS행사를 진행하면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신촌 내리막길 동영상 |
신촌과 아현역 일대가 오르막길이었다면 애오개역에서 마포역 까지는 낮은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이때 시간이 밤 12시30분 경이었는데 차도 한산했고 시원한 밤공기를 가르며 도로를 질주하니 낮에서 스케이팅할 때보다 신나고 상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러나 역시 택시들은 손님을 태우기 위해서 갑자기 도로 한쪽으로 파고들어 멈추는 바람에 주행하는데 위협적이었다.
마포대교 진입구간 동영상. 자동차들이 파고드는 바람에 위험한 순간이 몇 번 목격되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rpack.com%2Finfor%2Freview%2Fsns%2Fsns23.JPG) 마포대교를 건널 때에는 차들이 한산하여 시원한 질주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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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한가운데에 멈춰 서서 한강 바라보고 함성을 지르며 야경을 만끽했다
마포대교를 건널 때에는 모두가 다리 중간에 멈추어 서서 탁 트인 한강 야경을 바라보며 기념촬영을 하고 함성을 지르기도 해다. |
다리 중간에서 함성을 지르며 야경을 감상하기도 했다
마포대교를 건너고 여의도공원으로 돌아와서는 스탭들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따뜻한 인사말을 들으며 SNS 코스를 완주하였다. 이때 시간이 새벽 1시였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행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SNS도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진행한다는 안내를 한 뒤 단체촬영을 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감했다.
가을밤에 SNS를 참가한 전체적인 소감은 낮에 혼잡했던 도심을 시원한 밤바람을 쐬며 질주하는 상쾌함을 맛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스케이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처음 참가해본 SNS 행사는 생각했던 것과 매우 차이가 있었다. 먼저 경찰들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없었다는 것. 바닥이 고르지 못 해 초심자들이 참가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자동차들이 예상보다 많고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여성 스케이터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뒤따르던 차가 급정거를 하기도 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와 같은 위험한 순간이 여러 차례 보여졌다. 스탭들이 참가자들 사이사이에 배치되어 안전을 책임지고는 있지만 갑작스레 생길 수 있는 사고에 대해서는 역부족이고 경찰지원 없이는 조금 무모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시간도 11시에 출발하여 새벽 1시에 마감되면 자가용이 없는 사람들 또는 코스 인근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은 귀가방법에도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다.
독일, 프랑스와 같이 SNS행사가 정착된 나라에서는 저녁시간에 경찰의 협조를 받아 도심 한복판에서 이루어지고 운전자들도 상당부분 스케이터들을 이해하고 양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서울 SNS는 이제 막 1년을 지나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하나하나 개선하고 노력한다면 서울SNS도 독일, 프랑스 만큼이나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SNS는 평균적으로 80~100명정도가 모이고 있는데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도로주행이 불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코스를 선정함에 있어서 가능하다면 대로보다는 차가 없는 골목길과 인도를 주행하고 있다. 스탭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도 즐기기 위해 참여하기 때문에 스케이터의 안전은 각자가 책임진다는 것이 원칙이다. 가능한 위험요소를 줄이는 대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스케이팅 실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어 참가자는 우리나라보다 적지만 코스의 아기자기함과 차가 없는 코스를 달리기 때문에 안전하게 즐길 수 있어 꾸준히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경찰지원이 없다면 가급적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코스를 개발하여 밤보다 저녁시간에 실시한다면 참가자 모두가 안전하게 스케이팅을 즐기고 참여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서울 SNS 홈페이지 : sns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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