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호네 고춧가루가 나오기까지
2022 두호네 고춧가루 주문안내
안녕하세요!
명절 연휴 잘 보내셨나요?
두호네도 오랜만에 다섯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명절답게
맛난 음식도 배불리 먹고,
밀린 수다도 실컷 떨고,
저녁엔 막내가 사온 카드로 원카드 게임도 했어요.
게임 규칙을 잘 모르는 엄마 아빠 덕분에
우리 삼남매는 여러번 폭소했답니다.
어릴 때 식구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카드게임을 종종 했는데
그 때 기억이 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했어요.
사실 지금은 수확 두물 째라 고추가 한창 쏟아져 나오는 때에요.
그래서 연휴와 상관없이 제 마음은 콩밭.. 아니 고추밭에 가있었는데
엄마가 그런 제 맘을 들여다 보았는지,
"명절에 일하면 3대가 가난을 면치 못한다" 라는
옛속담(?)을 알려주시더라고요 ㅎㅎㅎㅎ
허리 펼 틈도 없이 가장 바쁜 시기에 명절을 핑계로
한 차례 쉬어가라는 조상들의 속깊은 지혜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저도 추석 당일만큼은
딱 마음 내려놓고 가족들과 실컷 놀았습니다!
두호네농가 회원분들 모두에게
풍요롭고 여유 넘치는 추석 연휴였길 바랍니다 :)
요즘은 오전엔 고추 따고
오후엔 수확한 고추를 고르고
밤엔 마른고추를 다듬으며
하루종일 고추와 함께 지내고 있어요.
오늘은 그 동안 너무 여유가 없어 계속 미루던
올해 고추밭 사진들을 정리해 올리려고요.
자꾸 미루게 되어 오늘만큼은 맘 먹고 앉았어요.
해질녘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고, 고르고, 널고, 뒤집고..
매일 반복되는 일에 지치고 힘들다가도
고추밭에 들어서는 순간,
햇볕 아래 말라가는 고추를 보는 순간,
너무 예쁜 그 모습에 기분이 다 풀려버리고 말아요.
그 순간들을 사진으로 열심히 기록해두었습니다.
조금이라도 그 느낌이 전달되길 바라며 사진 올립니다!
1. 고추 정식 (5월 초)
올해는 모종이 아주 실하고 좋아요.
청양까지 총 세 종류의 품종을 심었습니다.
올초 정말 고심해서 고른 종자들이에요.
고추 심기 준비~~~
출발~
두호네가 고추 농사를 정말 크게 지을 땐 거의 8000주까지도 심었더랬지요.
그래서 올해 심은 2000주 정도는 넷이서도 심을만 해요.
2. 고추 순 훑기 (6월 초중순)
고추를 심고 한달 정도 지나면 모종 줄기가 제법 단단해지고
새순도 삐죽삐죽 올라와요.
이 때 Y자 방아다리 아래쪽은 싹 훑어줍니다.
나중에 빗물이 잎에 튀어 병균이 옮는 것은 예방하기 위함이에요.
3. 예초 & 지줏대
고추 순을 훑을 때 쯤이면 밭 주변에 풀들도 무성해지기 시작해요.
1차 예초작업과 동시에 지줏대도 설치해줍니다.
올해는 남자친구가 와서 많이 도와줬어요.
4. 유인줄 매기
지줏대를 박고 나면
고추 유인줄을 감아주어요.
고추가 자라는 속도에 맞춰 4~5차까지 줄을 매줍니다.
5. 예초작업
제 밭은 헛골에 부직포나 비닐을 깔지 않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예초작업을 해주어야 해요.
6월 중순부턴 거의 보름 간격으로 풀을 베어줍니다.
비닐이나 부직포를 깔지 않은 것은
땅에 숨 쉴 구멍을 내주고,
헛골에서 자랄 풀들을 나중에 건강한 유기물로 환원 시키기 위한 선택이에요.
여름에 예초작업은 힘든일이지만
인공적인 비닐이 아닌 파란 풀들이 있는 고추밭을 보면 참 기분이 좋아요 ^^
6. 고추 수확 (8월 중순~)
올해는 조생종을 심었더니 작년보다 고추 익는 속도가 확실히 더 빨라요.
고추 익는 상태를 살펴보며 슬슬 본격 밭으로 출격할 준비를 합니다.
출격~~
수확한 고추는 선별을 위해 수레로 이동~
7. 고추 선별
수확 후에도 아직 여러단계가 남아있어요.
고추는 상태에 따라 네 가지 분류되어
바로 건조기에 들어가거나
건조대에 펼쳐지거나
컨테이너 상자 안에서 후숙과정을 거칩니다.
8. 고추 건조
후숙을 거쳐 말캉해진 고추들은 건조대에 펼쳐 널어요.
충분히 말캉한 상태에서 널어야 색이 예쁘게 말라요.
사실 고추 수확은 오히려 간단한 작업이고요
두호네 고추는 건조부터가 본격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매일 아침 펼쳐둔 고추를 다시 그러모아 뒤집고
상태에 따라 다시 분류하고
상태에 따라 건조기에 넣습니다.
저녁엔 다시 한번 하우스에 들러
건조기와 건조대의 고추를 확인하고,
또 아침이 오면 고추를 뒤집고....
그렇게 보름~한달여간 건조작업을 거쳐 다 마른 고추는
이번엔 꼭지와 흠을 하나하나 다듬어지는 과정을 거칩니다.
건조과정은 지난하고 힘도 들지만
햇볕 아래서 빨갛게 반짝이는 고추들
수분이 날라가며 점차 가벼워지는 고추들을 보고 있으면
묘하고도 행복한 기분이 들어요. 힘든 마음이 사라집니다.
* 두호네 고추밭 전경 *
산에게 옴폭 안겨있는 고추밭의 모습이에요.
아빠는 아직 호박 마감하느라 바쁘고
엄마는 고추 선별과 다듬는 작업을 돕느라 거의 혼자 따요.
그래서 한 번 따는데 일주일 이상 걸리네요 ㅎㅎ
그래도 주렁주렁 예쁘고 탐스럽게 달린 고추들을 보면 힘이 막 납니다!
올해 굳은 날씨에도 고추들이 열일 해주었네요.
밭에 가는 일은 대체로 즐겁고 기대되는 일이에요.
마지막까지 이 컨디션 유지할 수 있도록 자주자주 허리 펴고 쉬어가려고요.
좋은 에너지가 고추에 담기도록 몸과 마음 관리도 함께!
마지막까지 고추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다가
예쁘게 빻아서 여러분들께 보내드릴게요 헤헤
조금만 더 기둘라주셔요.
항상 고맙습니다!
두호네 고춧가루가 나오기까지
2022 두호네 고춧가루 주문안내
첫댓글 올해는 정말 일당백하네. 두호네농가 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