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토요일. 서울 도심 곳곳의 문화를 탐험하자는 취지의 서울문화의 밤이 벌써 3회를 맞이했다. 이번엔 정동, 북촌, 인사동, 대학로, 홍대 5개 지구에서 동시에 열렸다. 만원의 문화패스를 가지고 여러 가지 테마들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문화 행사! 홍대지구에서 열린 행사 중 클럽 빵에서의 공연을 탐험(?)하고자, 인디 속 밴드이야기에서 찾아가 보았다.
앞으로 있을 공연의 뜨거운 열기를 예감하듯, 저녁임에도 날씨가 무척 더웠다. 7시 반, 리허설이 모두 끝나고 빵 앞에 일찌감치 줄을 서있던 사람들이 입장했다. 의자는 금방 만석이 되었다. 자리에 앉아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은 기대감으로 상기된 얼굴이었다. 의자가 찬 후에 입장한 관객들은 뒤편과 양 사이드에서 스탠딩 관람을 했다.
다이내믹한 감성밴드_얄개들
*잔잔한 듯 신났던 오프닝 무대의 얄개들
7시 50분, 기대하는 사람들의 눈 앞에 얄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발랄한 첫 곡 ‘청춘만만세’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공연 초반이라 그런지 관객들이 들락날락 거려서 잠시 혼잡했지만, 잔잔한 듯 신나는 음악에 관객들은 고개를 흔들며 공연을 즐기기 시작했다. 보컬의 간단한 소개 멘트 후, ‘불구경’, ‘메주’. ‘꿈이냐’ 등의 곡들이 이어졌다. 보컬은 “여태껏 우리 공연에 와주었던 사람들보다 많다”는 멘트를 남겼다. 뜨거운 관객의 반응에 힘입어 연주 중간에 기타 유완무가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이다 마이크 대를 넘어뜨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앵콜 곡 ‘우리 같이’를 끝으로 그들이 내려갔다. 다이내믹하면서도 신나는 음악들로, 관객들을 끊임없이 들썩이게 한 공연이었다.
허스키한 발라드 음악의 맛_나비맛
*열정적인 샤우팅&쇼맨쉽을 보여주던 보컬 노은석
8시 30분쯤, 나비맛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보컬은 시작 전 갑자기 “드럼의 가슴에 불덩어리가 있으니, 뜬금없지만 박수 한번만 주세요!”라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멘트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멘트 내내 걸쭉한 사투리를 썼던 보컬이 인상적이었다. 보컬의 샤우팅이 매우 돋보인 곡들이 많았다. ‘Tuesday Alone’의 간주에서 관객들은 큰 목소리로 보컬을 따라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즐겼다. 특히, ‘수줍은 노래’ 때엔 보컬의 박수유도에 사람들이 따라서 박자를 맞춰 박수를 쳤다. 9월 초 발매 예정인 EP앨범에 실릴 곡을 연주해주기도 했다. 마지막엔 멤버 모두가 열성적인 연주를 했는데, 보컬이 무대 밑으로 내려와 관객석 맨 앞 줄 앞에 앉아 기타를 연주하는 쇼맨쉽을 발휘해 사람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들썩들썩 언제나 경쾌한 그들_타바코쥬스
*빵을 들썩거리게 한 타바코쥬스. 보컬의 멘트가 살아있었다.
다음 차례로 타바코쥬스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Morning call'로 경쾌한 시작을 열었다. 곧이어 보컬이 등장하고, 'I.Am A Boy, You Are A Girl'이 뒤를 이었다. 관객들은 신나는 비트에 즐겁게 몸을 흔들었다. 특히, ‘전원일기’를 연주할 때엔 재미있는 가사와 멜로디 때문인지, 관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타바코쥬스의 멤버들 역시 많은 사람 수와 호응에 보답하듯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그들은 연이어 ‘좀비떼가 나타났다네’, ‘원샷!’ 등의 곡들을 들려주었다. 공연장 안이 이전보다 더욱 후덥지근해졌지만, 분위기는 점점 더 뜨거워졌다. 앵콜 곡으로는 신곡 ‘호레이’를 들려주었다. 가사가 없어서 “랄랄라~”와 “호레이~”로만 진행되는 곡이었는데 관객들은 그 “호레이” 부분을 신나게 따라불렀다.
훈훈한 4인조의 발랄한 밴드_포니
*약간의 율동과 함께 발랄한 노래들을 들려주었다
10시를 조금 넘기고, 포니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음향문제로 시간이 지연되는 바람에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시작되었다. 관객들 몇 명이 빠져나가 초반보다는 조금 줄어든 관객들이 눈을 빛내며 그들의 공연을 주목했다.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4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포니는 의상도 신경쓴 듯 보였다. 특히 보컬은 80년대 풍의 이미지로 등장했다. 그들은 ‘캐쉬백’, ‘사랑이라네’ 등의 곡들을 들려주었다. 특히 ‘두번째 넌’을 연주할 때에 사람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 그들은 시대에 맞게 버디버디와 다모임을 즐겨한다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중간에 또다시 문제가 발생해서 진행이 잠시 끊기기도 했으나, 중성적인 목소리의 보컬과 신나고 발랄한 멜로디의 연주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허스키한 감성을 연주하다_허클베리핀
*관객과 함께한 뜨거웠던 허클베리핀의 라이브 무대
10시 40분, 오늘 공연의 마지막 순서인 허클베리핀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입구 쪽에서 보컬 이소영이 등장하자, 그녀를 발견한 사람들이 환호를 보냈다. 간단한 세팅 후, ‘밤이 걸어간다’를 선두로 ‘I Know', ‘죽이다’ 등의 곡들이 연주되었다. 이번 공연엔 사정상 참석을 못한 드러머 대신 퍼커션을 담당하는 송명훈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간 공연장이었지만, 뛰어난 라이브를 소화하는 이소영의 노련하고 허스키한 보컬에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들은 열렬한 호응으로 화답했다. 특히 ‘낯선 두 형제’ 후렴구 부분에서 이어진 키보드 루네의 허스키한 보컬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앵콜 곡 ‘사막’에선 모두가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흥겹게 마지막 곡을 즐겼다. 곧 9월 첫째주 중 라이브 앨범이 발매되고, 17-18일엔 발매공연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더위를 물리친 뜨거웠던 공연
뜨거웠던 서울문화의 밤, 빵의 공연이 끝났다. 이동 가능한 공연이어서인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사람이 많았던만큼 관객들과 뮤지션과의 소통이 잘 되었고, 호응 역시 뛰어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공연 시작 후에도 지속적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사람들과 좁은 공간에서의 더위에, 공연에 집중하는데 다소 힘든 점도 있었다. 사우나처럼 뜨거운 공기에 연신 부채질을 해야 했지만, 사람들은 밖 혹은 안에서 맥주와 음료들을 마시며 더위를 식혔다. 같은 시각 다른 공연장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자리했겠지만, 빵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앞으로 서울문화의 밤이 더 다양하게, 지속적으로 열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운드가 울렸던 점, 공연시간이 일부 지체된 점은 아쉬웠지만, 공연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러했다. 더우면 어떤가, 우리에겐 즐길 수 있는 음악이 있다!
첫댓글 나비맛 나비맛 ㅎㅎ 과연 진짜 나비는 무슨맛일까요 ,,,생각해볼수록 무섭네요
엄머...ㅋㅋ 쫌 무서운듯 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