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실질적인 유급시점이 임박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함께, 전체 학우들의 의견을 하나로 결집시켜야 합니다.
0. 유급은 연쇄반응이다.
1) 의대생들과 전공의 대오의 강고한 유대의식
2) 오랜 투쟁의 결과만큼 충분한 성과물을 얻지 못했다는 공통된 정서
3) 장기간의 수업거부로 인해 수업복귀후에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
으로 인해
1) 수직적으로 '전공의 - 의학과생 - 의예과생' 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중 한군데라도 유급상황이 벌어지면,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난다.
2) 또한 수평적으로는 전국의과대학 중 한군데라도 유급상황이 벌어지면,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세분석과 중앙의 전술과 관계없이 연쇄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1. '자퇴, 국시거부, 유급투쟁'의 전술적 의미
일종의 공갈협박임
'의사인력 수급에 있어서의 중대한 차질', '의과대학 학사일정의 심대한 혼란'이라는 면에서 정부(혹은 보건복지부, 교육부)를 압박함으로써, 우리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방법
유급투쟁은 유급바로 직전까지는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되지만, 유급이 현실화되었을 때는 힘을 발휘하기 힘듬. 정부는 수습책을 강구할 것임. 정부에게 실질적으로 압박이 되는 것은 유급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쟁이 벌어졌을 때임.
따라서 우리가 유급이 확정된 이후에도 어떻게 대오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어떤 목표와 어떤 방식을 가지고, 투쟁을 지속시켜나갈 것인가? 에 대한 계획이 제출되어야함. 투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만 이후에 우리 투쟁의 성과가 왜곡되는 것을 견제할 수 있음.
2. 실질적인 유급의 Trigger
유급은 주체적인 결단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주어진 상황 때문에 본의 아니게 벌어질 수도 있는 사태임.
일종의 시한폭탄.
전공의의 실질적인 유급시점은 11월 말이지만, 학생들의 유급시점은 11월 2일(가장 빠른 의과대학인 한림대를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11월 6일 정도이다.
따라서, 전공의와 학생 전체 유급의 결정적인 Trigger는 학생비대위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전체적인 상황을 염두해두면서 신중하게 판단을 내려야 할 것임.
3.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두가지 길
전제 :
- 현재의 의-정 합의안에 대해서 학생들의 경우 약사법에 대해서는 성과를 얻었다는 판단이지만, 전공의의 경우 여전히 불만이 많음.
- 의-약-정 협의회에서 특히 약사법에 관련된 내용이 왜곡될 소지가 있음.
- 의료계 내부의 요인에 의해서 의약분업의 취지가 훼손될 가능성도 있음(주사제문제, 65세 이상 제외 문제, 임의분업 문제)
- 학생들사이에서는 '국고지원 50%' 문제에 대해서 불만이 많음.
따라서 전공의들은 주로 '약사법개정', 학생들은 '국고지원'문제를 미해결과제로 상정하고, 더욱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음
그러나 해결의 경로는 :
- 약사법의 경우 : 의료계 내부의 합의 -> 정부와의 협상 -> 의-약-정 에서의 합의(실질적인 사회적 합의) 라는 경로를 거쳐야 하며, 이는 정부와의 투쟁뿐만 아니라 의료계 내부에서의 투쟁, 약사회의와 합의라는 상황까지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것임.
- 국고지원, 보장성확대 : 의료계만의 역량으로는 부족함, 투쟁을 통해 일정한 성과를 쟁취하더라도, 정부는 의료계의 단결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입장을 선회할 수 있음. 따라서 전사회적인 연대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여, 보건복지 부분의 정부정책을 전환시키고, 국고지원이 아닌 예산편성에서부터 재정을 확보해야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함. 따라서 이 점은 지속적인 투쟁과제일 수밖에 없음
수업복귀/진료복귀
-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라 할지라도, 약사법에서 합의를 이루어 낸다면, 임의분업에 도입의도를 저지시키고, 완전의약분업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국고지원문제를 이후의 과제로 넘기고 복귀할 필요가 있음
- 이때까지의 협의사항을 완전히 무시하고 협상을 중단하고 강경투쟁 선회에 대한 명분이 부족함.
- 의료계 내부적인 한계, 그리고 정부와의 협상에서의 한계, 약사 및 국민을 설득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유급을 하더라도 우리의 요구를 얼마만큼 관철시킬 수 있을지 불투명함.
- 따라서, 일정정도의 성과를 접수하고, 발빠르게 이후 방향을 모색해야할 것임. 지금까지 투쟁의 성과를 결집해 이후 투쟁을 예비할 수 있는 조직을 형성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
장점 : 내부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회적 연대를 기반으로 판을 다시 짤 수 있다.
단점 : 패배감의 확산.
유급
- 유급을 무기로 정부를 압박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맥락이다. 유급은 방식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현재의 투쟁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의미이다.
- 유급이라는 카드는 사용하기 전까지는 힘을 발휘하지만, 그 이후에는 힘을 상실한다. 따라서, 우리가 유급되었을 때의 무기는 유급 그 자체가 아니라, 수업을 포기하고 그만큼 투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 따라서, 실질적으로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투쟁방식이 요구될 것이며, 참진단의 철수가 제기되거나,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다. 그러나 둘 다 한계지점이 있다. 참진단의 철수는 여론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칠 것이며, 따라서 의료계의 요구를 관철시키는데 장애요소가 될 것이다. 사회적 연대는 약사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여전히 난망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 따라서 이러한 한계지점을 극복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투쟁의 목표와 방식을 만들어 가야한다.
장점 : 우리 내부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다.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할 수 있다.
단점 : 각 직능간의 분열이 불가피 하다(특히 교수협, 병협), 파업의 장기화로 인해 내부동력의 소실이 우려된다.
4. 총투표
- 총투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총투표의 내용은 1) '합의안을 받아들일 것인가?' 2) '유급하고 투쟁을 지속할 것인가'
- 통과된 의-약-정 합의안이 빠른 시일 내에 나오면(예정은 27-8일이라고 함), 그 즉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불행하게도, 의-약-정 합의안이 늦게 나올 경우(유급시한을 넘길 경우), 그래도 유급시한 이전에 그 때까지 합의된 결과를 가지고 총투표를 실시한다. 단 전제조건은, 수업복귀로 결정나더라도, 만약 합의안이 왜곡되었을 경우 다시 총투표를 하여 수업 거부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다.(최종적인 압박)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든 그 성패 여부를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전체 전공의/학생 대오유지와 중앙과 기층대중의 신뢰이며, 향후 지속적인 의료개혁을 위해 어떠한 직역에서도 희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5. 다시 한번 우리의 투쟁의 목표를 상기합시다.
1). 완전의약분업 정착 ! : 현재 정부여당, 의료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임의분업 및 완전의약분업을 왜곡하는 일체의 경향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해야 합니다.
2). 국고지원 확대 이행 ! : 지역의료보험 국고지원 50%는 단지 의료재정확보투쟁과, 의료공공성 쟁취에 있어서 상징적인 요구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5년 이내에 40% 운운한다는 것은, 의료재정 국고지원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역의료보험료 40% 인상안을 발표한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최근에는 직장의료보험료 25%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의료비 국민전가 반대와 의료보장성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3). 우리의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 : 대정부 요구안의 대부분은 장기적인 과제로 의발특위로 넘겨졌습니다. 앞으로 의발특위에서 얼마만큼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느냐는 우리가 얼마나 투쟁의 힘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