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암 김동출
모내기 철이 한창 일 때 였습니다.
할머니 등에 엎혀 배고파 칭얼대는
사촌 여동생 달랑 받아 업고
모내기 하는 무논으로 내달려
동네 아낙들과 수다떨며 모내기에 열중이던 둘째 숙모님 불러내어
논둑에 잠깐 앉아
젖먹이고 돌아오던 길
가면서 보았던 산딸기
아기 업은 채로
산길 한발 넘는 벼랑 타고 내려가
산딸나무 헤집다 손등 긁혀 피흘리며
칡 잎사귀 한가득 손에 쥐고 기어올라
야금야금 먹으면서 돌아오던
그 추억이 어제 일처럼 떠오릅니다.
산딸기 익어가는
모내기 철이 돌아 옵니다.
이제는 기계가 모내기 하고
흔하게 따 먹었던 산딸기도
지리산 같은 깊은 산 중이라야
볼 수 있게 된 세상으로 변했습니다.
어린 그 시절이 그리운
아침 나절
어디선가 풀베는
기계 소리가 마치
그시절의 탈곡기 소리같은
착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2024.05.27.
카페 게시글
개암 김동출 작품실
산딸기 추억
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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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
24.05.27 10:5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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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운글 감상합니다
이때쯤 비삐 오디 딸기 먹던 생각나네요
존경하는 시인님 추억을 소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하운문학관 주변에는 산딸기나무가 지천입니다.
그런데 첨부 사진은 산수유같아요.
ㅎㅎ. 네
글 만 삐죽 올려 놓기 뭐해 올려놓은 것이
하필 산수유 사진이었네유. 글눈 매서운 관장님 덕에 체면을 차렸네요.
산딸기 사진으로 바꿔놓았습니다.